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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철학 일반 > 교양 철학
· ISBN : 9788990369918
· 쪽수 : 208쪽
책 소개
목차
서문_철학에 입문하기 위해 놀이를 이용하기
1. 전반전 시작: 사회+정치, 그 모든 것=축구
2. 전반 6분: 인식 능력
3. 전반 7분: 자유
4. 전반 13분: 타인
5. 전반 19분: 욕망
6. 전반 32분: 노동
7. 전반 40분: 의식과 주체
8. 하프타임: 언어
9. 후반 1분: 예술
10. 후반 18분: 진실
11. 후반 35분: 시간
12. 연장전 후반 2분: 정의와 법
13. 연장전 후반 2분: 도덕과 의무
14. 승부차기: 종교
15. 승부차기: 권력
리뷰
책속에서
“우리는 결코 현재의 시간에 매달리지 않는다. 우리는 마치 그 흐름을 재촉이라도 하려는 듯이 미래가 너무 더디 온다고 생각한다. 혹은 우리는, 너무 빠르게 지나가는 과거를 붙잡기 위해 과거를 회상한다. 우리는 너무 경솔하여 조금도 우리의 것이 아닌 시간 속에서 방황한다.”
_파스칼 《팡세》
시간은 반쯤은 객관적이고 반쯤은 주관적인 혼합된 특성 때문에 철학의 골칫거리가 되었고, 위험한 개념이 되었다. 모든 것은 시간 안에서 이루어지며 시간에 관한 우리의 성찰도 예외는 아니다. 어떤 물고기가 물과 자신의 관계를 생각해 보고자 수족관 밖으로 나와서, “물은 나에게 무엇인가?”라고 물으며 수족관을 쳐다보는 장면을 상상해 보라. 그런 일은 명백히 불가능하다. 그런데 물과 물고기의 관계는 시간과 인간의 의식과의 관계와 같다. 즉 시간은 결코 타인과 같은 대상일 수 없다. 왜냐하면 우리는 시간의 모습을 보기 위해 시간과 거리를 둘 수 없기 때문이다. 탁자 위에 있는 볼펜을 보듯이 자기 자신의 시선을 보기 위해 거울에 자기 모습을 비추어 보는 식은 불가능하다. (……) 의식은 시간 속에 있는가, 아니면 시간이 의식 속에 있는가?
(……) 후반전도 전반전과 마찬가지였다. 옐로우 카드를 받은 니체는 심판에게 자유의지가 없음을 비난했다. 경기 시작 88분, 비트겐슈타인은 한참 동안 터치라인을 따라가며 힘차게 몸을 풀던 마르크스와 교체되었다. 마르크스는 그의 열정과 에너지 덕분에 경기 종료 몇 분을 남겨 두고 교체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경기에 투입되자 그는 갑자기 이성적 사유에 몰두한다. 경기 종료 1분을 남겨 두고 상황이 역전되었다.
(……) 마침내 그리스 선수들은 여전히 수동적인 독일 선수들을 앞에 두고 시합을 시작했고, 소크라테스는 머리를 아래로 향하는 멋진 슛으로 유일한 득점을 기록했다. 헤라클레이토스가 잘 제친 것을 아르키메데스가 소크라테스에게 센터링으로 넘겨 준 공이었다. 독일 선수들은 심판에게 철학적 주장을 펼치며 즉각 항의했다. 헤겔은 “현실은 비자연주의 윤리의 선험적 부속물에 불과하다”고 확언한다. 칸트는 “현실은 오직 상상 속에서만 존재론적 존재일 뿐이다”라고 주장한다. 마르크스는 “유물론의 사실주의적 정착”을 이유로 단지 오프사이드였을 뿐이라고 선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