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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좋은부모 > 육아/교육 에세이
· ISBN : 9788991075085
· 쪽수 : 287쪽
책 소개
목차
추천의 말|서형숙(엄마학교 대표) …6
01. 임신: 내면으로 향하기 …12
02. 출산: 시작하기 …33
03. 엄마로 살기: 자애심의 길 …50
04. 가정을 꾸리기: 바탕이 되는 원칙 …73
05. 단순함: 여유 …97
06. 가정 생활: 일상의 예술 …111
07. 양육: 사랑으로 음식 만들기 …128
08. 청소: 집중하기 …149
09. 즐거운 봉사: 가장 큰 선물 …160
10. 가족: 숙명적인 관계 …176
11. 자신을 사랑하기: 보살핌의 사원 …199
12. 무조건적인 사랑: 수행의 목적 …221
13. 애착: 결속과 놓아줌 …252
14. 믿음: 인내와 수용 …267
15. 명상: 긍정과 기도 …282
16. 보편적인 어머니의 길: 평화 …303
후기|니콜 세레나 실버 …308
감사의 말 …312
옮긴이의 말 …314
책속에서
서구 문화에서 자란 여성인 나는 대부분의 시간을 내가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었다. 그래서 많은 것을 내 뜻대로 통제하기를 원하지만 임신과 관련해서는 이 생각이 그리 바람직한 게 아니었다. 뭔가를 통제하고 있다는 환상을 유지하려고 애쓰다 보면, 나는 자연의 본성에 거스르게 되기 때문이다. 자연의 본성에 충실히 따를 때, 나는 관찰하고, 듣고, 응답할 수 있다. 허락하고 놓아줌으로써 나는 뭔가를 수용할 수 있는 상태, ‘알 수 없는 미지未知’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매 순간마다 직관적인 응답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상태는 계획 같은 게 필요하지 않았다. 허락하고 놓아줌으로써 삶의 흐름을 신뢰하게 되자, 비로소 나는 편안해져서 순간순간 떠오르는 지혜에 귀를 기울일 수 있게 되었다.
아기를 낳기 전 나는 젊음이란 가치에 집착하고 있었지만, 출산을 하고 나서는 비로소 내 나이대로 살기 시작했다. 이런 입문의 과정을 거친 나는 앞으로도 계속 성장해 나아가겠지만, 어떤 의미에서 내 젊음과 순진함은 분만실에서 죽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죽음이 일어난 그 자리에 이제 지혜의 씨앗이 심어졌다.
엄마가 되는 순간 내게는 일종의 죽음이 일어났다. 딸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내 에고의 한 부분을 포기한 것이다. 엄마가 된다는 일은 상당히 많은 시간과 에너지와 집중을 필요로 하는 일이다. 나는 임신했을 때도 그랬지만 출산을 해서 아이를 키우는 동안에도 죽음이 가까이 있다는 느낌을 받곤 했다. 물론 목을 꽉 조이는 것 같은 육체적인 죽음이 아니었다는 걸 지금은 안다. 내가 느낀 죽음은 내 에고의 특정 부분의 죽음이었다. 엄마가 되기 위해 나는 내 ‘자신’이기만을 고집해서는 안 되고, 다른 존재를 양육하는 데 더 쓸모 있는 사람이 되어야 했다. 다시 말해 나는 성장해야 했다. 자기로 꽉 찬 사람self-full이 되라고 요구하는 문화 속에서 이기적이지 않은 태도를 지니는 것은, 현대를 살아가면서 영적 성장을 원하는 어머니가 행해야 할 중요한 영적 수행의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