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오늘 하루

손영훈 병장이 외박을 나와서 점심으로 순대국밥을 같이 먹었다. 한 그릇에 2500원 하는, 털이 숭숭한 살점을 깍두기 썰 듯해서 순대와 함께 푸짐하게 담아내는 것이, 춘천 제일의 인심이다. 밥을 먹고 셈을 하느라고 지갑을 꺼냈는데, 이틀이 지난 다음에야 지갑이 없어진 걸 알게 되었다.

'서울 순대국집'에서 흘린 게 분명했다. 그런데, 그 집에서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주인이나 일하는 아주머니가 지갑을 발견하고 돈을 꺼내 쓴 게 분명하다는 생각이 먼지처럼 일어났다. 카드 분실 신고를 하고, 신분증 재발급을 받다가 잃어버린 줄 알았던 지갑을 찾았다. 다른 옷의 주머니에 얌전하게 들어 있는. 너는 네 몸의 때도 닦지 못하면서, 누구의 영혼을 어루만지겠다고 나섰느냐.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