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91177925
· 쪽수 : 319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
제1부 백수 탈출 1
1. 중놈은 아무나 되냐?
2. 神(신)들과 함께하는 시대
3. 스님아, 너 뭐하냐?
4. 움직임이 運(운)이요
5. 백수 탈출 1
제2부 역사는 흐른다
6. 세상은 힘의 전쟁터
7. 비행기를 두드려야 하는데
8. 공자의 나라
9.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10. 끝나지 않은 삼국의 전쟁
(1) 본토를 사수하라! - 백강구 전투
(2) 천년을 준비한 전쟁 - 길 좀 빌립시다
(3) 청일전쟁과 한일합방
(4) 세 차례의 전쟁을 치르고
제3부 인생살이, 때를 기다려라
11. 물길이 힘이고 문화이다
12. 도장(印)을 쥐려면
13. 달은 밝은데
14. 시간은 신의 움직임
15. 화장(火葬)을 해주시오
16. 만 원뿐이라서
17. 안개속의 여인
제4부 龍(용)들의 세상
18. 물의 맛
19. 제자리 저승치기
20. 나 귀신에 씌었나요?
21. 산신들의 회의 터
22. 어느 도인과의 이야기
첫 번째 이야기 龍(용)의 세상
두 번째 이야기 잠을 안 재워. 신이?
세 번째 이야기 왕들의 전생
[책 속의 책] - 암수로 풀어보는 운세법 1
저자소개
책속에서
벽돌을 갈아 보이며
제자가 한쪽에 치우쳐 수행을 함에 제자에게 벽돌을 갈아 보이며 깨달음의 길로 인도하는 어느 스님의 얘기가 있다. 이를 통해 깨달음이나 도를 구하려는 구도자의 행적과 스승의 제자 사랑을 들여다 보자.
도를 구하여 유명하신 어느 큰스님의 문하에 어려서 출가하여 열심히 좌선을 하시는 스님이 계셨는데, 큰스님은 열심히 참선을 하는 제자가 큰 그릇임을 알아보고 때를 기다리셨다.
그러던 어느 날, 그날도 열심히 앉아서 좌선을 하고 있는 제자를 보고서 “무엇을 얻으려고 그렇게 열심히 좌선을 하시나?” 하며 물으니, “깨달음을 얻어 부처를 이루고자 합니다.” 제자가 대답을 하자 큰스님은 아무런 말도 없이 밖으로 나가 벽돌을 주워가지고 와서는 문밖에 있는 섬돌에다가 벽돌을 문지르며 갈아대는 것이 아닌가.
문밖에서 벽돌을 가는 스승의 행동이 너무도 의아해서 제자가 “스님, 벽돌은 무엇 하려고 갈고 계십니까?” 하며 물으니, “응, 보면 모르시겠나. 이걸 갈아서 거울을 만들어 볼까 하네.” “아니 스승님, 벽돌을 간다고 어찌 거울이 되겠습니까? 그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 아닌가요?” 그러자 스승은 “그럼 앉아서 참선을 한다고 부처를 이루겠는가?” 그 말을 듣는 순간 제자가 스승의 뜻을 알아차리고 방에서 튀어나와 무릎을 꿇으며 “그러면 제자가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하고 물으니, 스승은 “마차가 나아가지 않는다고 수레의 바퀴를 때려야 하겠나? 소를 때려야 하겠나?”
제자가 대답이 없자, 스승은 “머물 것이 없는 법에 대하여 취하거나 버리려는 생각을 내지 말게. 그대가 만일 앉은뱅이 부처가 된다면 그것은 부처를 죽이는 일이 되고, 앉아있는 일에만 집착한다면 그 이치를 통하지 못할 것이네. 그대가 내 말을 듣는 것은 밭에 씨를 뿌리는 것과 같고, 내가 법의 원리를 설하는 것은 하늘에서 비가 내리는 것과 같으니 인연의 때가 무르익었기에 자네도 머지않아 도를 보게 될 것이네”라고 말을 하신다.
이를 듣고 “도가 빛이나 형상이 아닌데 어떻게 볼 수가 있습니까?”라고 제자가 물으니, “마음을 보는 눈이라야 도를 볼 수가 있네”라고 스승은 말을 했다.
제자가 어두운 곳에서 빛을 발견하여 마음의 눈이 열리며 미혹을 떨치려 바동거리듯 재차 묻는다.
“도가 이루어지기도 하고, 무너지기도 하는 겁니까?”라고 물으니, “만일에 이루어짐이나, 무너지는 것이나, 모임이나, 흩어짐으로 도를 보았다면 이는 도를 제대로 본 것이라 할 수가 없네. 더 이상의 얘기는 군더더기일 테니 게송(偈頌)이나 들어보시게.”
마음의 밭에 여러 씨앗이 있으니
비가 내리면 모두 싹이 트리라.
삼매의 꽃은 형상이 없으니
어찌 허물어지고
또 어찌 이루어짐이 있겠나.
게송을 들은 제자가 도의 꽃을 보는 것은 당연한 일이리라.
예전에 큰스님도 자신의 스승을 찾았을 때에 인사를 드리니 “어떤 물건이 이렇게 왔는고?” 하는 첫마디에 답을 못하고 말의 진의를 품고 8년의 세월을 녹이고서야 알아차려서 다시 찾아가 인가를 받았으니 본래 청정한 것이고 더럽힐 수도 없는 것이 아닌가.
- 본문 ‘제1부 백수 탈출 1’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