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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불교 > 불교의 이해
· ISBN : 9788991334168
· 쪽수 : 288쪽
· 출판일 : 2009-11-18
책 소개
목차
제1부 십 대들
힐러리 밀러 노력하는 중 / 앤 스쿠자 나는 불자 / 제이 매리온 고통을 이겨내다
마야 푸트라 일상적인 것들 / 앤드류 B. 호크 한숨의 느낌 / 텐진 유돈 탁샴상 불교는 불변의 진리
제2부 이십 대와 삼십 대
수행
수마나 비구 아무것도 아니다 / 알렉시스 트래스 복덩이 / 묘주 멕 레비 출가와 가정생활
비베카 첸 불법과 정체성 / 앨런 와그너 메뉴 살피기 / 제프 윌슨 종파를 넘어서 / 필립 크리안 무위행
인간관계
아잔 끼라티 찻카에우 위험한 동네의 스님 / 비구니 틱 찬 차우 니임 흑인 불교
킴 콜린즈 모레노 다시 태어난 어머니 / 텐진 도르제 위험한 생각
라일라 메이슨 미쳤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 다나 로봉 사이비 종교 / 지미 유 구름과 물
제3부 원로불자들
조케추 노만 피셔 어렸을 때는 아무도 계획이 없다 / 캐서린 밀란 올레스키 일주一周
라마 수르야 다스 길고도 험한 길 / 이파 스님 나는 어떻게 승려가 되었나 / 틱낫한 어느 젊은 선승 이야기
반테 헤네폴라 구나라타나 마음챙김으로 가는 길
제4부 앞을 내다보며
수미 런던
책속에서
이 책은 시작에 관한 것이다. 그 시작은 청소년들과 이삼십 대 젊은이들, 그리고 수십 년을 거슬러 올라가 불교수행을 시작했던 초창기를 돌아보는 명망 높은 불자들의 종교적인 출발에 관한 것이다. 우리에게는 누구나 주변 상황, 상호 작용, 체험, 영향 등의 실들이 특별한 방식으로 엮어져 종교적인 여정을 시작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 우리가 겪은 고통과 우리를 일으켜 준 영감 그리고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의 문이 우리들로 하여금 편안하고 익숙한 것을 떠나 앞으로 과감하게 나아가도록 용기를 부여해 준다.
오늘날 많은 젊은이들은 삶을 제대로 살아가는 법을 알지 못한다. 이들은 세상이 돌아가는 것을 보고 불안해하고 우울해한다. 내 체험으로는 출가가 세상으로부터의 도피가 아니라 세상의 사조에 깊이 관여하는 것이다. 사원에서의 수양과 함께 비판적인 방편과 서구에서의 풍부한 생활 체험을 통해 세상의 문제를 이해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일을 좀 더 잘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젊다는 것은 매우 유리한 것이다. 젊을 때 우리는 건강과 에너지와 시간을 가지고 있다. 시간은 우리가 지니고 있는 가장 소중한 일용품이다. 시간은 바로 삶이다. 일단 상실한 시간은 되찾기가 어렵다.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우리를 무감각하게 만들고 소중하고도 멋진 삶을 헛되이 하는 것이다.
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자격증과 기술을 얻고자 여기저기 쫓아다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물론 이것은 중요하고도 실질적인 것이다. 그렇지만 내가 왜 살아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정신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는지를 모른다면 모든 자격증들과 기술들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것들은 우리가 진실로 바라는 곳에 결코 데려다 주지 못한다. 내면의 성장이 없는 외적 성장은 충분치 못하다. 그러나 확고한 정신적인 토대를 쌓는다면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반드시 이승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 외에 배워야 할 것들이 있다면 우리는 배우게 되기 마련이다
사야도 우 판디타 스님과의 관계를 돌이켜 보면 스님이 나를 그야말로 순수하게 아껴주었음을 이해한다. 스님이 나의 평안와 행복을 진심으로 바랐으며 나의 마음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두려움을 직면하도록 나를 떠미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야도는 내가 얼마나 칭찬 받는 데 집착하고 있는지, 내가 얼마나 특별한 사람이 되기를 절실히 원하는지를 알고 있었다. 나는 스님과 수행했을 때 이런 사고방식으로 인해 큰 고통을 겪게 되었음을 스스로 깨닫게 되었다. 승려로 지낸 그 일 년 동안이 내 인생에 있어 가장 힘들었던 시기 중 하나이긴 했지만 가장 소중한 시기였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고타마 싯다르타는 도를 구하기 위해 자는 아내와 아이를 두고 떠나서 다시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매일 아침 선방에 가기 위해 어둠 속에서 남편과 딸을 두고 침대를 빠져나올 때 나는 고타마의 출가를 재현하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매번 집으로 돌아온다.
숭산스님에게 나는 주저함 없이 질문을 했다. “제가 스님이 되어야 할까요?”
“왜 스님이 되려고 합니까?” 스님이 물었다.
“깨달음을 얻으려고요.”
숭산스님은 웃었다. “깨달음? 문제가 아주 심각하군요!”
나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숭산스님은 이어서 무슨 뜻인지를 설명했다. “당신이 스님이 될 마음을 갖고 있다면 스님이 될 것이고 다른 일을 할 마음을 지녔다면 다른 일을 하게 될 겁니다.” 요지는 내가 어떠해야 한다는 선입견 없이 자신이 누구인지를 명확하게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선불교는 숭산스님의 생동감 있고 활발 자재한 가르침에서부터 “깨달음이란 망상과 마찬가지이다.”라는 말에 이르기까지 말과 개념에의 집착을 벗어날 수 있게 해주는 여러 가지 방책을 가지고 있다. 내가 공부하는 분야에서도 말의 한계와 이 세상과 사람들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의 대부분이 실제로는 우리 자신의 투영일 뿐이라는 것을 배우고 있다.
틱낫한은 우리가 계를 받고 출가할 때 우리는 아무것도 잃는 것이 없으며 우리가 과거에 했거나 체험한 것들은 모두 여전히 우리의 일부이며 우리가 이 길을 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가르친다. 나 자신의 일부는 인종주의를 치유하는 데 있어 불법이 한 방편이 되기를 갈망하는 유색인이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생각하자. 복수는 더 많은 두려움과 파괴를 가져다 줄 뿐이다. 티벳의 자유를 위해 싸우되 불교의 가르침을 희생하는 싸움은 안 된다. 티벳 사람들을 위해 싸우되 이를 위해 다른 사람들을 희생해서도 안 된다. 붓다의 제자들이여, 조국을 위한 투쟁은 종교적인 투쟁이며 평화가 궁극적인 무기임을 잊지 말아라.
대행 큰스님은 우리의 마음과 아버지의 마음은 같은 마음이라고 했다. 그런 짐승 같은 인간이 나의 일부라는 것에 소름이 돋았고 속이 메스꺼워졌다. 큰스님은 내 마음을 용서, 자비, 그리고 청정함으로 바꾸어 감에 따라 아버지의 마음도 변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내게 있어서 당장 호감이 가는 말이 아니었다.
사람들이 내게 물으면 나는 언제나 달라이 라마가 내가 만난 사람들 중에서 가장 겸손한 분이었다고 대답한다. 이것이 나의 첫인상이었고 이는 아직도 변하지 않았다. 달라이 라마는 내가 하고 있는 일에 큰 관심을 보였다. 그는, “당신이 참선을 하고, 행하고 있는 일들에 대해 감사합니다. 망명 티벳 사람들을 위해 내가 해야 할 정치적인 일들이 많습니다만 나는 은퇴하면 불교를 공부하고 수행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고 했다. 이는 감동적이고 고무적이고 힘 있는 말이었다. 이 면담 후에 나는 나의 스승에게 돌아가 진짜로 수행할 것을 결심했다
풍요의 시대에, 나는 종교적인 매춘부와도 같았다. 나는 인도의 위대한 구루들과 모두 종교적으로 관계를 맺었다. 종교 수행의 길을 가는 데 있어 여러 곳을 둘러보고, 비교하고, 시도해 보고, 맞지 않으면 되돌려 주는 것은 처음에는 물론이고 중도에서도 유익한 것이었다. 그렇지만 인간관계처럼 어느 한 시점에 가서는 전념하는 것이 큰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