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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사는 마을

그들이 사는 마을

(좋은 삶을 살아낸 아미쉬 공동체의 기록)

스콧 새비지 (지은이), 강경이 (옮긴이)
  |  
느린걸음
2015-10-09
  |  
13,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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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사는 마을

책 정보

· 제목 : 그들이 사는 마을 (좋은 삶을 살아낸 아미쉬 공동체의 기록)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비평/칼럼 > 국제사회비평/칼럼
· ISBN : 9788991418196
· 쪽수 : 320쪽

책 소개

아미쉬 공동체의 기록. 단순하고 소박한 삶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만드는 잡지 '플레인'에 실린 26편의 에세이를 엮었다. 농부와 시인, 엄마와 할아버지, 기자와 환경운동가, 그림작가 등 다양한 이들이 나직하게 전해주는 삶의 이야기는 더없이 진솔하고 유쾌하며 따뜻하다.

목차

추천의 글 | 진정한 기쁨으로의 초대 - 빌 맥키번
책을 엮으며 | 나로부터 일으키는 혁명 - 스콧 새비지

1 자유롭기
돈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자유를 되찾기
흙humus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human
집에서 만들 수 있는 모든 것

2 창조하기
소유를 줄이고 향유를 늘리기
그냥 좋은 일
내 손으로 집 짓기
단순하고 아름다운 도구 예찬
햇볕과 바람의 손빨래

3 치유하기
치유, 온전한 존재가 되는 것
아이를 낳는 가장 안전한 방법
내 몸에 대한 결정권
하루 세 번, 식탁 위의 축제

4 노래하기
컴퓨터 밖의 진짜 세상
텔레비전에 도둑맞은 시간
라디오를 끄고 침묵을 되찾다
기업과 기계의 지배에 맞서

5 서로 돕기
사라져가는 마을 광장
어느 날 마차를 사다
아미쉬와 함께 한 하루
함께 살아간다는 것
우리는 서로가 필요하다
자급자족의 영토 넓히기

6 지혜롭기
아이가 정말로 원하는 건
서두르지 않아도 스스로 배운다
학교가 빼앗아간 아이들의 시간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
메마르고 상처 입은 이 세상에

옮긴이의 글 | 소박한 삶에 대한 에세이

저자소개

스콧 새비지 (지은이)    정보 더보기
「플레인Plain」지의 편집자이다. 공공 도서관 사서로 십여 년간 일했으며 귀촌한 뒤 아내 매리 앤 리저를 비롯한 여러 사람과 함께 ‘소박한 삶을 위한 모임Center for Plain Living’을 공동 창립했고, 1996년 오하이오 주 반즈빌에서 열린 제2차 러다이트 회의를 조직했다. 저서로는 『행복한 걷기 : 운전면허증을 반납한 어느 미국인의 이야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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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이 (옮긴이)    정보 더보기
영어교육과 비교문학을 공부했다. 옮긴 책으로는 《컬러의 시간》, 《문학의 역사》, 《불안의 변이》, 《길고 긴 나무의 삶》, 《퇴근하고 식물 집사》, 《마인드풀 포토그래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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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모든 금기가 무너진 이 시대에 전복적 삶을 사는 유일한 방법은 다른 사람보다 더 즐겁게 사는 것이다. 우리의 가슴과 삶터를 더 큰 기쁨과 온기, 즐거움으로 채우는 것이다. -「진정한 기쁨으로의 초대」 중에서

여러분은 자신이 원하는 가정에 살고 있으신가요? 우리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사회의 영향에 따라 우리의 잣대는 끊임없이 달라져야 했습니다. (…) 그런 걸 자유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것들에 영향을 받지 ‘않을’ 능력도 자유입니다. 우리 집에는 ‘…를 누릴 자유’보다 ‘…로부터 벗어날 자유’가 훨씬 더 필요했습니다. -「집에서 만들 수 있는 모든 것」 중에서

정보기술의 무한한 힘으로 광고와 학교, TV 드라마를 장악한 돈의 신이 우리 앞에 나타나 돈만 있으면 행복할 수 있다고 관대한 친구처럼 우리를 유혹합니다. (…) 돈을 벌기 위해서 너무나 오랜 시간을 일해야 합니다. 가정에서 정말 삶다운 삶을 살거나 돈의 쳇바퀴를 벗어난 삶을 살아갈 시간도 기회도 우리에겐 없습니다. 그렇게 직업은 우리의 신이 되고, 모든 것이 되고 말았습니다. 일에 매여 살지 않았더라면 스스로 만들 수도 있는 것들을 구매하기 위해 직장에 매여 지내야 합니다. 노에 묶여 쉼 없이 노를 젓는 갤리선의 노예들처럼 직장에 묶여있는 것이지요. 훗날에 작게나마 자유를 누리기 위해 그동안 모아둔 돈을 다 쏟아 붓는 짧은 휴가나 한순간의 사치 말고는 직장 밖의 삶이 우리에겐 없습니다. -「돈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자유를 되찾기」 중에서

이 세계는 가속도가 붙은 채 내리막을 빠르게 달려가는 기차와 같다. 많은 사람들이 기차가 향하는 방향을 바라보며 경악하지만 아무도 안전하게 뛰어내리는 법을 찾지 못해 그저 앉아있는 듯하다. -「함께 살아간다는 것」 중에서

손수 키워 먹는 채소, 겨울에 남향 창문으로 내리쬐는 햇살, 아름드리나무가 선사하는 시원한 그늘, 빨랫줄에서 보송보송하게 마른빨래, 그리고 저녁 식탁에 둘러앉아 가족과 친구들과 두런거리는 즐거움까지 모두 세금 한 푼 내지 않고 누리는 것들이다. (…) 돈에 의존하지 않는 행복의 원천을 찾아야 한다. 우리 삶에서 돈이 차지하는 자리를 줄이며 균형을 찾는 일은 상당한 도전이 될 것이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의 가치를 이해하고 우리가 쓰는 돈의 연결고리와 그것이 미치는 효과를 이해한다면, 우리는 돈을 제자리로 돌려놓을 수 있다. -「소유를 줄이고 향유를 늘리기」 중에서

끊임없이 건강을 걱정하고 갈수록 그 걱정이 커가는 것을 보면 우리가 얼마나 심각하게 병들어있는지 알 수 있다. 적어도 건강했던 젊은 시절의 기억을 더듬어볼 때, 건강은 온전함인 동시에 일종의 의식되지 않는 상태였다. 반대로 질병(dis-ease 편하지 않음)에 걸리면 우리는 건강을 의식하게 되고 우리의 몸과 세상을 분리된 조각으로 바라보게 된다. 인도유럽어에서 ‘건강health’이라는 말이 ‘치유하다heal’와 ‘온전한whole’, ‘신성한holy’과 같은 어근에서 나왔듯, 건강은 말 그대로 ‘온전한 전체로 있는 상태’이며 치유는 ‘온전한 전체로 만드는 일’이다. -「치유, 온전한 존재가 되는 것」 중에서

TV부터 빨래 건조기까지, 우리가 포기했거나 혹은 그것 없이 지내기로 의식적인 결정을 내린 그 많은 것들에 라디오도 속하게 되었다. (…) 고요를 채울 것이라곤 나의 목소리밖에 없었기에 나는 노래를 시작했다. 이제 우리 집은 사람의 목소리로 가득하고 그 소리는 어떤 전자음보다 감미롭다. (…) 내가 그토록 채우려고 애쓰던 침묵이 이제는 아름답게 느껴진다. 나는 생각에 귀를 기울이며 조용히 지내는 일에 익숙해졌다. 예전에는 라디오에 귀를 기울이거나 라디오에서 나오는 목소리가 머릿속에 가득해 결코 있을 수 없던 일이다. (…) 나는 집에 전자매체를 두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 아이들이 훨씬 풍요로운 어린 시절을 보내고 있다고 믿는다. 아이들은 고요함의 여러 질감을 익히며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일, 바로 자신의 방식으로 고요함을 채우는 법을 배우고 있다. -「라디오를 끄고 침묵을 되찾다」 중에서

두려움은 오늘날 우리 문화의 뼈대를 구성하는 부분이다. 두려움 때문에 우리는 더 많은 검사를 하고 더 많은 정보를 모은다. 더 많이 알수록 더 많이 통제할 수 있고, 더 많이 통제할수록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들을 더 많이 피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까지 통제하려는 시도는 훨씬 더 무서운 시나리오로 우리를 이끌고 있다. (…) 아이들은 기계로 가득한 환경에서 더 고통받으며 태어나는데도 진통 중인 어머니가 겪는 온갖 의료 개입 덕택에 ‘구조’된 것으로 여겨진다. 갓 태어난 아기들은 생의 첫 몇 시간 또는 며칠 동안 엄마와 떨어져 지낸다. 그때야말로 자신을 사랑해줄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이 세상에 온 것을 환영받아야 하는데도 말이다. -「아이를 낳는 가장 안전한 방법」 중에서

여러 세대 동안 간단한 수공구만을 사용하던 평범한 사람들도 집에서 아이들과 연로한 부모님을 돌볼 시간이 있었다. 그런데 이제 우리는 이 모든 발명품과 노동 절약형 장비를 갖추고도 병든 부모님을 돌볼 시간이 없다. 무엇 때문에 이런 변화가 생겼는가? 여러 세대가 함께 모여 살던, 모두를 위한 자리와 역할이 있던 그 시절보다 우리는 진정 진보한 것일까? -「함께 살아간다는 것」 중에서

도서관에 가보세요…… 사서가 없답니다! 은행에 가면 은행원이 없고, 맥도날드에 가면 일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 대부분의 일은 기계가 하지요. 그렇다면 효율성이 무엇을 뜻하는지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예컨대 제너럴 모터스가 효율성을 개선했다는 기사가 실리면 그건 노동자들을 기계로 대체했다는 말입니다.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노동자를 해고했다는 뜻이지요. -「기업과 기계의 지배에 맞서」 중에서

우리는 이런 질문을 던져야 한다. ‘만약 아이들에게 지금이 아니라면 20년이 지난 뒤엔 영영 할 수 없는 것이 무엇일까?’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 중에서

‘나쁜’ 삶에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중요하다. 다른 사람을 좌지우지할 권력을 갖는 것, 가능한 한 많은 물건을 모으는 것, 적에게 복수하는 것, 그다지 인간답지 못한 삶의 고통을 잊기 위해 이런저런 것에 중독되는 것. 학교는 대부분의 아이들에게 나쁜 삶을 성취하는 법을 가르친다. 어찌나 잘 가르쳤는지 결국 우리 정부 조직은 자기 인생을 형편없이 사는 사람들의 손아귀에 떨어졌고 우리 모두는 심각한 곤란에 빠졌다. -「학교가 빼앗아간 아이들의 시간」 중에서

나는 열네 살 된 친구 레베카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나는 장난감과 그밖에 아이들에게 진짜 필요한 게 무엇인가에 대해서 쓰고 있어.” “사랑해주고 안아주는 사람이면 되지, 뭐.” “그래, 동감이야! 하지만 그걸로 어떻게 450단어를 채우지?” “이렇게 쓰면 되잖아. 아이들은 자기를 사랑해주고 안아주는 사람이 정말, 정말, 정말, 정말…… 필요하다.” 이번에는 두 살짜리 딸 사라에게 물었다. “네가 제일 좋아하는 장난감이 뭐니?” “아빠.” 이튿날에는 일곱 살인 딸 줄리아에게 물었다. “네가 가장 좋아하는 장난감이 뭐야?” “내 동생 사라.” -「아이가 정말로 원하는 건」 중에서

나는 제도 교육의 치명적인 영향력에 맞서기 위한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당신의 삶에, 그리고 아이의 삶에 조용히 있는 시간을 만들라. 얼마간의 고독은 영혼을 건강하게 한다. (…) 둘째, 당신도 아이도 자연스러운 호기심으로부터 창조적으로 배우라. (…) 셋째, 아이가 질문할 때 아이를 진지하게 가르치고 싶은 유혹에 저항하라. 부모와 교사들은 엄청난 책임감에 사로잡혀 아이들의 마음에 억지로 정보를 밀어 넣으려 한다. (…) 넷째, 아무것도 하지 마라. 아이들은 오직 그 순간만 알 뿐, 미래를 예견하고 대비하는 일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 기어다니거나 굴러다니다 보면 이런저런 일이 일어나기 마련이고 무슨 일이 일어나던 아이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다섯째, 전자매체를 손에 쥐여주고는 아이를 교육하고 있다는 생각도 버려라. 컴퓨터를 설정하고 사용하는 법을 훈련시키지만, 대체 그 컴퓨터를 채워 넣을 가치 있는 생각은 어디에서 기른단 말인가? 컴퓨터가 세상의 모든 지혜를 저장할 수는 있다. 그러나 결코 그 지혜를 만들어내지는 못한다. -「서두르지 않아도 스스로 배운다」 중에서

“저기 하얀 꽃이 흐드러지게 핀 작은 나무가 뭔지 할미한테 알려주련?” 두 아이 다 몰랐다. “나도 모르겠구나. 그럼 저 나무를 뭐라 부를까?” 할머니가 말했다. “이름 없는 나무라고 불러요.” 수즈가 말했다. “그거 좋구나.” 할머니가 맞장구쳤다. “교육이라는 것의 절반은 그냥 이름만 배우다 끝나지. 하지만 이름을 안다고 그것에 대해 아는 건 아니란다. 저 꽃에서 무엇이 나오나 지켜보자꾸나.” -「메마르고 상처 입은 이 세상에」 중에서

한 가족이 그렇게 산다고 해서 뭐 그리 대단한 변화가 생기겠느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영적 차원에서 모든 것이 연결되어있다고 믿는다면, 우리는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서로를 변화시킬 수 있다. 한 사람의 믿음은 중요하다. 성서에도 완전한 파멸로부터 세상을 구한 노아의 믿음이 나오지 않는가. 그리고 그리스도의 믿음을 보라. 한 사람의 믿음이 역사적으로 얼마나 많은 것을 성취했는가. 우리의 일이 무엇이든, 그것이 크든 작든, 우리는 믿음을 실천한 이 위대한 전통을 따르고 싶다. -「내 손으로 집 짓기」 중에서

지난가을 성찬식에서 여든일곱 살인 나의 아버지와 아흔 살인 요나스 씨는 몸을 구부린 채 서로의 발을 부드럽게 씻겨 주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이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가 같은 공동체에 살면서 같은 교회를 다닌 지도 (자녀와 손자들도 같은 학교에 다녔지) 벌써 63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지만 나는 여전히 자네가 필요하네그려.” 그분들은 봄 성찬식이 오기 전에 함께 묘지에 묻혔다. -「우리는 서로가 필요하다」 중에서


『그들이 사는 마을』 수록 글 중
「메마르고 상처 입은 이 세상에」(전문) -진 록스던Gene Logsdon


라일리와 수즈는 여느 때보다 신나게 김매기를 도왔다. 김을 매고 시간이 남으면 할머니가 노래하는 시내에 데려간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어려서부터 홈스쿨링으로 자란 라일리와 수즈는 자신들의 놀이터이자 교실인 이 동네에 노래하는 시내처럼 자신들도 모르는 특별한 것이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일을 마친 라일리와 수즈는 할머니와 함께 농장을 가로질러 시냇가로 향했다. 노래하는 곳은 어떻게 생겼을까? 어떤 소리로 노래할까? 아이들의 가슴은 기대로 부풀었다. 모험을 하게 되리라는 건 분명했다. 할머니가 다른 사람들이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에서 극적인 모험과 흥분을 찾아내는 데 천재적이라는 것을 아이들은 잘 알고 있었다. 아이들은 원래 할머니들은 다 그렇다고 생각했다.
“저기 야생 아스파라거스밭 좀 보세요.” 열한 살 라일리가 할머니에게 말했다. “우리 농장에는 열두 개의 아스파라거스밭이 있고 모두 여든네 개의 아스파라거스가 자라고 있어요. 벌써 쉰일곱 줄기를 잘랐고요. 아, 아스파라거스는 정말 맛있어요. 저는 특히 버섯과 같이 먹는 걸 좋아해요. 아빠는 지금까지 크고 노란 아스파라거스를 144개나 찾았는데 저는 하나도 못 찾았어요.”
열 살 수즈는 할머니의 손을 끌고 속이 빈 나무 앞으로 데려가 위쪽을 가리켰다. “저기에 늙은 수리부엉이가 새끼 두 마리를 낳았어요. 새끼들이 가끔 둥지 밖으로 얼굴을 내미는데요, 눈처럼 하얘요.” “자라면 갈색으로 변하지.” 라일리가 맏형다운 의젓한 목소리로 덧붙였다. “할미와는 정반대구나.” 할머니가 말했다.
할머니는 아이들이 보여주고 말하는 것에 대해 세상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뉴스를 들은 것처럼 반응했는데, 할머니에게는 실제로 그랬다. 할머니는 직접 보고 냄새를 맡고 만지고 맛보고 듣는 세상, 그러니까 일상의 삶이 펼쳐지는 세상이야말로 진정한 지식에 도달하는 깊은 배움이 일어날 수 있는 유일한 곳임을 알고 있었다. 세계적 사고란 전자기술이 만들어낸 신화일 뿐이며 아예 모르느니만 못한 설익은 지식을 낳을 뿐이다.
“어제는 엄마 부엉이가 애기 부엉이들에게 토끼를 먹이로 줬어요. 토끼가 불쌍해요!” 수즈가 말했다. “토끼는 원래 부엉이의 먹이란다. 우리는 서로를 먹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지. 죽음에서 생명이 시작하는 법이야.” 할머니가 대답했다. 할머니의 말에서 어떤 의미를 깨달았는지는 몰라도 아이들은 내색하지 않았다. 할머니도 새삼 강조하지 않았다. 때가 되면 다 알게 될 테니까.
“이 숲에는 542그루의 나무가 있어요. 작은 나무들은 빼고요.” 숫자와 과학을 좋아하는 라일리가 말했다. “아마 저 나무처럼 대부분 히코리 나무들이겠지.” 할머니가 짐짓 모르는 체 물었다. “할머니, 저건 히코리가 아니라 물푸레나무예요.” 라일리가 학생의 잘못을 바로잡아주는 선생님처럼 살짝 목소리를 높이며 말했다. “그런가?” 할머니는 얼굴에 번지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감추며 놀란 듯 물었다. 손자들은 이미 대부분의 고교 졸업생들보다 진짜 세상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었다.
“그럼, 저기 저 나무는 백참나무겠구나.” “아뇨. 적참나무예요. 나뭇잎이 둥글지 않고 뾰족하잖아요.” 수즈가 대답했다. “그럼 똑똑한 너희가 저기 하얀 꽃이 흐드러지게 핀 작은 나무가 뭔지 할미한테 알려주련?” 두 아이 다 몰랐다. “나도 모르겠구나. 그럼 저 나무를 뭐라 부를까?” 할머니가 말했다. “이름 없는 나무라고 불러요.” 수즈가 말했다. “그거 좋구나.” 할머니가 맞장구쳤다. “교육이라는 것의 절반은 그냥 이름만 배우다 끝나지. 하지만 이름을 안다고 그것에 대해 아는 건 아니란다. 저 꽃에서 무엇이 나오나 지켜보자꾸나.”
그러는 동안 세 사람은 시냇가에 도착했다. 아이들은 기대에 가득 찬 눈빛으로 할머니가 조심스레 강둑을 따라 길을 찾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마침내 걸음을 멈춘 할머니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시냇물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사라져 버렸네. ‘노래하는 시내’가 홍수에 휩쓸려 가버렸어.” 할머니가 말했다. “할머니, 어떻게 된 거에요?” 수즈가 궁금하고 다급한 목소리로 물었다. “바로 여기였단다. 시냇물이 저기 조용한 웅덩이 아래로 빠르게 떨어지는 곳에 바위들이 있었지. 물이 그 바위들을 통과하면서 작은 폭포와 급류들을 만들었단다. 시냇물이 바위를 만나 철벅대고 자그락거리고 콸콸대면서 음악을 만들었어. 그래서 내가 너희들만 할 때 이곳을 노래하는 시내라 불렀던 게야.” 세 사람은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조용히 흐르는 시냇물을 쳐다보았다.
할머니가 문득 손가락을 튕기며 말했다. “이건 어떨까? 우리가 시냇물이 다시 노래하게 만드는 거야.” 말이 끝나자마자 할머니는 장화와 양말을 벗고 바지와 소매를 걷어붙이고는 강둑과 시내 바닥의 돌을 들어 빠른 물살 속으로 풍덩풍덩 던져 넣었다. 곧 할머니의 손길에서 작은 급류들이 탄생했고 시냇물이 철썩대고 자그락대며 재잘거렸다. “자, 어떠냐? 이제 음악이 시작되는 걸 들을 수 있지. 돌을 더 던져 넣으면 교향악도 들을 수 있단다. 요기에 바이올린 몇 대, 저기에는 트롬본과 플루트, 저 멀리에는 피아노.” 아이들은 할머니의 말을 금방 이해했다. 돌을 주워와 시내 바닥에 내려놓고는 시냇물 음악의 전문 작곡가가 된 것 마냥 할머니보다 더 진지한 분위기로 심사숙고했다.
“자, 할머니.” 라일리가 지시했다. “어느 소리가 더 좋은지 잘 들어보세요. 이 초록 바위를 여기에 놓고 이 회색 바위를 그 뒤에 놓을까요?” 할머니가 소리를 듣는 동안 라일리는 잠시 멈추었다. “아니면 이렇게 위치를 바꿀까요?” “초록 바위를 조금 왼편으로 옮기면 좋을 것 같구나.” 할머니가 충분히 듣고 나서 대답했다. “그러면 음악이 좀 더 경쾌하게 재잘거릴 것 같은걸.” 수즈가 환하게 웃더니 들기도 힘든 큰 바위를 굴려 와서 귀를 쫑긋 세우고 들었다. “여기에서는 자그락대는 소리가 충분하지 않아요.” 수즈는 그 큰 바위를 다른 바위 가까이 옮겨놓았다. “아, 여기에요! 이제 진짜 시내처럼 콸콸 흘러가요.”
바위에 철썩대며 흐르는 물만큼이나 빠르게 한 시간 동안의 오케스트라 연주가 지나갔다. 세 사람은 물을 뚝뚝 흘리고 진흙을 여기저기 묻힌 채 기진맥진해서는 만족스럽게 강둑에 앉아 자신들이 만든 교향악을 들었다. 노래하는 시내가 복원된 것이다. “눈을 감으면 더 잘 들려요. 시냇물이 ‘양키 두들 댄디’ 노래를 부르는 것 같아요.” 수즈가 말했다. “어쩌면 그냥 말을 하는 걸지도 몰라요. 물고기한테. 아니, 어쩌면 우리한테 뭔가 말하는 게 아닐까요?” 라일리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시냇물은 사실 노래하는 게 아니야. 그냥 흥얼거리는 거지.” 수즈가 단호하게 말했다.
“글쎄다. 나는 단어나 곡조는 알아들을 수가 없구나.” 할머니가 학교 선생님처럼 진지하게 말했다. “내가 듣기에 첫 번째 급류는 ‘자그락 자그락, 철썩 졸졸 철썩’하고 노래하는 것 같고, 두 번째 급류는 그걸 더 빨리 반복하는 것 같구나. ‘자그락자그락, 철썩졸졸철썩’ 이렇게 말이다.” 세 사람은 할 수 있는 한 혀를 빨리 움직이며 그 소리를 반복해서 흉내 냈다.

자그락 자그락
철썩 졸졸 철썩
자그락 자그락
철썩 졸졸 철썩

이렇게 세 번을 부르더니 할머니가 덧붙여 노래했다.
바위 너머로
물길이 피리를 불며 가네

그러자 라일리가 맞장구를 치며 새로운 가사를 붙였다.
바위 아래로
가재가 기어가네

이에 질세라 수즈가 덧붙였다.
바위 주위로
작은 물고기가 첨벙대네

세 사람의 웃음소리가 시냇물의 노랫소리와 어우러지며 희망의 찬가가 되어 울려 퍼졌다. 만약-아, 만약에- 이 메마르고 상처 입은 세상 속 조용하고 외딴 곳에 어린 아이처럼 경이와 평화로 가득한 할머니들이 더 많다면, 세상 모든 이가 노래하는 시냇물 소리를 들을 수 있으리라는 희망의 찬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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