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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중국소설
· ISBN : 9788992055338
· 쪽수 : 312쪽
책 소개
목차
처첩성군
이혼 지침서
등불 세 개
옮긴이 해설
리뷰
책속에서
쑹렌은 메이산의 얼굴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쑹렌은 지금 자신이 메이산을 미워하지 않는다는 걸, 적어도 지금은 그녀가 상처 주는 말을 해도 그렇다는 걸 깨달았다. 그녀는 지금 메이산과 위루, 그리고 자신의 공동의 적은 바로 줘윈임을 절감했다. 그녀는 버려진 우물가로 가서 우물 속을 굽어보다 돌연 킥, 하고 웃었다.
“귀신! 바로 여기에 귀신이 있잖아요. 당신은 누가 이 우물 속에서 죽었는지 아세요?”
“누구겠어. 한 사람은 너고, 한 사람은 나지.”
“메이산, 당신은 늘 그런 농담으로 사람을 오싹하게 만들어요.”
“무섭나 보네. 간통을 한 것도 아닌데 무섭긴 뭐가 무서워. 남자와 간통한 여자는 다 이 우물 속에서 죽었어. 천씨 가문 대대로 그랬대.” ―「처첩성군」 중에서
쑹렌은 벌떡 일어나 천줘첸의 목을 붙잡았다.
“나리, 오늘 밤 나랑 같이 있어줘요. 난 귀여워해줄 사람이 없어요. 나리가 날 귀여워해줘요.”
“당신이 이런 꼴인데 어떻게 귀여워해준단 말인가? 차라리 개를 귀여워해주는 게 낫지.”
쑹렌이 술에 취했다는 소식을 듣고 위루가 달려왔다. 문가에서 아미타불을 몇 번 외고 들이닥친 그녀가 천줘첸에게서 쑹렌을 떼어냈다. 위루는 쑹렌을 누르고 그녀의 입에 약을 집어넣으려 했지만, 그만 그녀에게 밀려 몸을 휘청거렸다. 천줘첸이 쑹렌의 허리를 부둥켜안았다. 쑹렌은 그의 품속에서 축 늘어져 웅얼거렸다.
“나리, 가지 말아요. 오늘은 뭐든지 다 해드릴게요. 만지라면 만지고 핥으라면 핥을 테니 제발 가지만 말아요.” ―「처첩성군」 중에서
“나도 경험이 있어. 두 번이나 이혼해봤거든. 이건 생사를 건 결투야. 잘못하면 양쪽 다 다칠 수도 있어. 자네, 그거 알아? 나도 전처한테 고환 한쪽을 붙잡혀서 아직도 날만 궂으면 은근히 통증이 있다고.”
“저는 오래 못 버틸 것 같아요. 지칠 대로 지쳤어요. 뇌수와 심장, 피부까지 피가 흐르는 것 같아요.”
양보는 입술을 깨물고 허공을 움켜잡는 시늉을 했다.
“머리를 쓰라고, 머리를.”
라오진이 교활하게 웃으며 말했다.
“내 전처는 그때 하마터면 미칠 뻔했어. 나도 꽤나 무서웠지. 그래서 내가 무슨 수를 썼는지 알아? 내가 먼저 미쳐버렸어. 전처가 정말 미치기 전에 먼저 미쳐버렸지. 매일 집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웃다 울다 했지. 전처 치마를 입고 거리에 뛰쳐나가 자동차 앞으로 달려들기도 하고. 내가 먼저 미치니까 그녀는 미치지 않더라고. 하루하루 냉정을 되찾더니 결국 이혼 수속에 합의했지.” ―「이혼 지침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