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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92430890
· 쪽수 : 176쪽
· 출판일 : 2013-10-25
책 소개
목차
해님달님
한양천도
단군이야기
뽕이 이 선달
백설공주
금도끼은도끼
선녀와 나무꾼
춘향전
청개구리 싸이
흥부와 놀부
황금알을 낳는 거위
토끼와 거북이
한글이야기
새끼 서 발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걱정하는 엄마 앞에 호랑이는 다시 나타나 다시 떡 하나를 내 놓으라고 한다.
“이제 떡이 없어요. 제발 보내주세요. 집에서 아이들이 애타게 기다린단 말이에요.”
“난 그딴 거 몰라. 어서 떡 달라고, 떡. 어흥!”
“아니, 떡이 없는데 어떻게 줍니까?”
“그래서 어쩔 테야? 내가 지키는 산인데 당연히 고개를 넘어가려면 세금을 내야지.”
“그래도 없는 떡을 어떻게 줍니까?”
“난 그런 거 모르겠고 떡을 줘. 떡! 어~흥!”
호랑이는 더욱 큰 목소리로 위협했다.
“저, 그러면 제 팔을 하나 줄게요.”
“안 돼, 안 돼. 이제 우린 사람을 먹을 수 없어. 법을 준수해야지. 난 떡만 주면 돼. 떡을 달라고.”
“떡은 이미 다 드리고 없다구요.”
“그것 너의 문제이고, 난 떡을 원해. 알았지? 떡을 달라고”
“제가 아무한테도 말 안할게요. 그냥 제 팔 하나로 안 될까요. 배고프다면서요?”
“그러도 안 돼. 우리는 사람을 잡아먹을 수 없단 말이야.”
“아니죠. 엄밀히 이야기하자면 잡아먹는 게 아니죠. 제가 팔이 두 개니까 하나를 배고픈 호랑이님께 드리는 거죠.”
“잠깐, 말은 바로 하자고. 그냥 배고픈 나에게 주는 게 아니지. 당신이 나에게 떡 하나를 줘야 하는데 못 주니까 대신 팔을 주겠다고 부탁하는 거지.”
“예, 그렇죠. 자 여기 팔…….”
어서 아이들에게 가고 싶은 엄마는 호랑이에게 팔을 먹히고도 정신없이 고개를 넘어 집으로 달려간다.
다시 고개를 넘자 다시 호랑이가 나타나 또 떡을 달라고 한다. 떡이 없어서 팔을 먹고도 태연히 떡을 요구한다.
남은 팔을 먹히고 나니 이제 남은 팔이 없다. 토끼처럼 깡총깡총 고개를 넘은 엄마에게 또 다시 호랑이가 나타난다.
“어흥, 통행료를 내야지? 떡을 줘!”
“그럼 떡 대신에 다리를 가져가세요.”
엄마는 한발로 깡총깡총 고개를 넘는다. 다음 고개에서 남은 다리마저 잃고도 아직 호랑이의 잔혹함을 모르는 멍청한 엄마는 계속 불행 중 다행 중 불행 중 다행 중 불행 중 다행 중 불행 중 다행 중(계속 이어짐)이라고 자위하며 몸통을 굴려 산을 넘기 시작했다. 호랑이에게 먹히는 것보다 결코 좋은 상황이 아닌 데도 계속 불행 중 다행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애초 떡 하나를 요구할 때부터 고함을 지르며 마을 쪽으로 도망치든지 싸우든지 하는 게 좋은 태도일 것이다. 단언컨대 비록 호랑이에게 먹히더라도 분명히 대항하는 것이 순응하는 것 보다는 사회적으로 옳은 태도이다. 호랑이도 이를 잘 알고 낮은 단계부터 그녀 모르게 그녀를 먹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집 근처에 와서 엄마를 잡아먹은 호랑이는 입맛을 다시며 어슬렁어슬렁 남매가 있는 집으로 향하는 것으로 이 슬픈 이야기의 끝을 맺으려고 한다. 전해지는 바로는 호랑이를 피해 나무로 올라간 아이들이 어쩌구저쩌구 이어지지만 그들이 해가 되었건 달이 되었건 중요한 것은 호랑이를 대하는 우리의 방식에 대한 문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