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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러시아소설
· ISBN : 9788992448215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14-04-20
책 소개
목차
발문 - 서경식
프롤로그
왕의 탄생
걸음마
인간의 출현
이사
첫 먹이
사냥
쓰라린 경험
겨울이 오다
왕의 아버지
숲의 바다, 슈하이
‘벨벳 외투’
퉁리와의 만남
늙은 투사의 최후
거인들의 싸움
하렘에서
집으로 돌아갈 때
맹수들의 밤
숲의 수다쟁이들
연인을 잃다
조상들의 부름
고향으로 돌아오다
숲의 러시아인들
타이가의 소음
‘갈라진 귀’
타이가의 법
위대한 노인
초소에서
낯선 노래
퉁리의 생각
호랑이 사냥꾼
마지막 싸움
에필로그
옮긴이의 말
작가 연보
리뷰
책속에서
“넓고 반듯한 이마에는 ‘왕(王)’이라는 글자의 윤곽이 선명하게 드러났으며, 풍성하게 자라날 갈기가 나타나기 시작한 목덜미에는 또 다른 글자의 징후가 벌써 희미하게 보였다. 그것은 ‘위대한’이라는 뜻의 ‘대(大)’라는 글자였다.”
“어미는 암컷보다 강했다. 캄캄한 밤, 사냥을 마치고 돌아가던 어미는 타이가 깊은 곳에서 메아리치는 수컷들의 음성에 자주 귀를 기울였다. 그럴 때면 심장의 박동이 멈추고 강한 전율이 강인한 온몸을 훑고 지나갔다. 어미는 걸음을 멈추었다. 가슴에서 애처로운 탄식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새끼 특유의 소리로 귀엽게 가르랑거리며 한 발 한 발 자신의 뒤를 따르는 어린 것들에게 눈길을 한 번 던지는 것만으로 모든 유혹을 뿌리치기에 충분했다. 어미는 깊고 낮은 한숨을 내쉬며 핏줄의 부름에 최우선으로 복종했다. 그리고 온순하게 가족의 보금자리로 돌아왔다.”
“멧돼지가 소스라치게 놀라 일어선 순간, 타이가의 제왕은 온몸의 무게를 실어 멧돼지에게 달려들어 앞발로 내리눌렀다. 멧돼지는 앞으로 달려 나가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엄청난 무게에 짓눌려 땅으로 주저앉고 말았다. 강철 집게 같은 맹수의 턱이 먹이의 억센 목을 조여 왔다. 뾰족한 송곳니가 먹이의 관자놀이 동맥을 끊었다. 김이 나는 뜨거운 피가 달빛을 받아 빛나는 흰 눈 위로 콸콸 쏟아졌다. 희생물은 무겁고 거대한 머리를 숙인 채 단말마의 요란한 소리를 꽥꽥 내질렀다. 이것이 멧돼지 떼의 옛 수장이었던 늙은 투사의 최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