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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미술 > 미술가
· ISBN : 9788992448635
· 쪽수 : 328쪽
· 출판일 : 2017-08-30
책 소개
목차
1. 고야, 사상가
2. 고야, 입문하다
3. 예술 이론
4. 병과 그 영향
5. 치료와 재발, 그리고 알바 공작부인
6. 가면, 캐리커처 그리고 마녀
7. ‘변덕들’의 해석
8. 비가시적인 것을 가시적으로
9. 나폴레옹의 침략
10. 전쟁의 참화들
11. 살인, 강간, 산적, 군인
12. 평화의 참화들
13. 희망을 갖다, 경계심을 품다
14. 두 가지 길
15. 두 번째 병, 검은 그림, 광기
16. 새로운 출발
17. 고야의 유산
· 참고 문헌 · 도판(컬러) 목록 · 그림(판화와 데생) 목록
· 찾아보기 ·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고야는 계몽주의 사상이 침략과 억압과 학살을 정당화하는 데 사용될 수도 있음을 알게 되었다. 계몽주의 사상은 폭력을 막기에는 충분치 않았고, 오히려 반대로 계몽주의 사상의 이름으로 나폴레옹 군대는 폭력을 자행했다. 고야가 사회악에 대한 치료제라고 믿었던 것은 효력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고, 심지어 더 피해를 입혔다. 이성의 잠만 괴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각성 상태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니 한층 더 회의적이 된 고야가 특정한 이념에 찬동한다는 것을 드러내기를 꺼린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고야는 왜 『전쟁의 참화들』을 제작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간단한 듯싶다. 그러지 않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직접 겪고 보았기에 그는 귀중한 증인이 되었다. 강제 수용소의 생존자들이 살아 돌아왔을 때 인간이 어떤 짓을 할 수 있는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자신들이 아는 것을 이야기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낀 것처럼, 그도 비탄의 외침을 내뱉어야 할 필요를 느꼈다. 그것이 모든 희생자들과 연대하고 살인에 살인으로 답하지 않아도 됨을 보여 주는 그의 방식이었다.
그는 자기의 일 자체에서 존엄성을 찾았다. 세계를 해석하고 표현하는 데 온전히 바친 삶은 존경받아 마땅하다. 60년 가까이 이어져 벽화와 회화, 판화, 석판화, 데생의 형태로 2천 점 가까이 전해지는 엄청난 수의 작품에 우리는 그저 놀랄 뿐이다. 화가가 여든 살일 때 그려진 “나는 늘 배운다”라는 설명이 붙은 데생은, 여기서 선언의 가치를 갖는다. 이 상징적인 자화상은 창작자의 고집뿐 아니라 자기가 선택한 길에 대한 그의 신념을 분명히 드러내 준다. 그 무엇도 그를 그 길에서 멀어지게 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