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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2470933
· 쪽수 : 142쪽
· 출판일 : 2013-12-27
목차
강세화
질경이·13/배롱나무 곁에서·14/화장(化粧)·16/구절초와 쑥부쟁이·18/오래된 그림책·20/길·22/겨울철새·24
/순한 풍경·26
문 영
지평선·29/기억 바깥을 헤매다·30/봄날에 경배하다·31/수평선·32/신진우 씨 댁 농가·2·34/노동과 자본에 대한 물음·36
박정옥
친구의 전설·39/노근리 철교 아래 우리·40/다빈치처럼·42/매우 유교적인·44/포장은 힘이 세다·45/카페 캐플릿·46/흐르는 길·47/뭉크를 따라·48
박종해
사탕 비눗방울·53/그대를 위한 노래·54/단풍나무 밑에서·56/12월은·57/풀잎·58/절벽에 기대어·59/폐가 Ⅰ·60/폐가 Ⅱ·62/폐가 Ⅲ·63/사과에 대한 이야기·64
배정희
당신의 시·67/풍경·68/두보를 읽다·70/TV 시청기·72/기일·74/봄날에·75/목욕 삼대·76/우기(雨期)·78/금오신화 독후에·80
신춘희
맙소사!·83/꽃·84/너에게 나를 보낸다·85/인생이란 무엇인가·86/입하(立夏)·87/사랑에 대해서 생각하다·88/아내가 여자로서 예쁘게 느껴질 때·90/저녁의, 어느 한 풍경을, 그리다·91/장미에게 말을 걸다·92/오! 햇빛·94
임 윤
기울어진 아무르 숲·99/디아스포라·101/슬픈 강·103/두만강 3·105/무거운 겨울·107/시력증후군·109/도피와 탈출·111/땅따먹기·113/마카로니 웨스턴·115/먹잇감에선 늘 소름이 돋는다·117
장상관
물의 지도·121/철거지대·123/유배·125/무위기 Ⅱ·127/환한 여자·129/지퍼 속 콩나무·131/불삽·133/빈병·135/사발 속에 담긴 눈·137/저물녘 강가에 서서·139
저자소개
책속에서
달콤한 것은 오래가지 못한다./허무의 거품 속에 들앉은 잃어버린 얼굴/꿈꾸고 있는 투명한 육체의 집/그 집안에 서려있는/바람의 기억들이 빠져나가고/달의 흰 뼈들이 숲 속에 내려앉는다./잠을 깬 종소리들이 소리의 그물로 숲을 덮는다./꿀을 빨던 벌들의 옷자락이 벗겨진다./그녀는 그렇게도 쉽사리 기억의 빗장을 잠글 수 있을까./사탕 비눗방울이 나비의 기억을 물고 날아다닌다./어둠 속에 폭죽처럼 피어올라 산산이 흩어진다./격정으로 몸을 떨던 파도는/그녀의 옷자락에 스미어 물거품이 된다.//뱀은 허물을 벗어놓고/어디로 간 것일까. _박종해, 「사탕 비눗방울」 전문
오래된 그림책을 펼치면/산골짜기를 흔드는/함성이 들린다.//날씨가 좋은 날은/토끼와 여우와 맘씨 느긋한 곰도 만나고/사슴이며 멧돼지며 늑대를/끔벅끔벅 바라보는/호랑이도 눈에 들어온다.//넓게 다져진 한데마당에서/잔치를 벌이는 사람들이/먹고 마시고 춤추고 놀다가 돌아가면/이마가 훤한 햇살이/남은 흥을 이어서 놀기도 한다.//오래된 그림책을 펼치면/병풍 두른 바위에서/고래들이 몰려나오기도 한다.//씩씩한 어부들은/배를 타고 먼 바다를 살피며/거북이나 물고기의 노는 모양을/하나하나 기억하고/어린 것들이 커가는 모양도 지켜주었다.//오래된 그림책 속에서/불려나온 사람들이/싱글싱글 바람이 산길을 채우는 때를 보아/가까이 지내는 짐승들 줄 세우고/이름 불러주고 있다. _강세화, 「오래된 그림책」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