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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88993094305
· 쪽수 : 464쪽
· 출판일 : 2010-11-28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9
제1장 생환 …21
제2장 세월 …55
제3장 신원불명 …83
제4장 아버지와아들 …119
제5장 기다리는사람…155
제6장 고향 …191
제7장 추억…223
제8장 휴일 …261
제9장 마지막밤 …301
제10장 새벽녘에내리는비 …337
제11장 갈채 …379
제12장 무지개저편에 …415
에필로그 …447
역자후기 …459
리뷰
책속에서
에미는 마유즈미를 그저 좋은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다. 그 점이 남자로서 좋아할 수 없는 이유였다. 지금까지 자신이 반해서 사귀었던 사람들은 모두 다 약간은 나쁜 남자 스타일에다 어쩐지 위험한 느낌의 사람들뿐이었다. 마유즈미는 그런 것과는 정반대의 남자다. 처음 만났을 때 그렇게 생각했다. 지금은 왠지 알 것 같다. 이 사람, 아버지와 닮았다. 정직하고 성실한 것이 장점이고, 그래서 자신이 처음에 피했던 거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엄마가 이 사람을 좋게 말하는 이유도 아버지를 닮았기 때문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11시가 되어 시오도메에 있는 호텔로 돌아왔다. 리무진 안에서 라디오를 들었는데 사건은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었다. 마유즈미가 방 앞에서 작별인사를 건네려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에미가 붙잡았다. “서로 이번이 마지막 기회야”라면서 마유즈미의 손을 강하게 끌어당겼다.
“여러분, 그동안 정말 즐거웠어요. 함께 해줘서 고맙습니다. 오늘 밤 콘서트도 잘 끝마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렇게 빡빡한 스케줄로 연주하는 게 일생에 한 번 있으나마나 할 것 같지만 무척 즐거웠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한 분 한 분 모두 충분한 기량을 가지고 있으니 언젠가 고토라는 이름을 버리고 홀로서기를 하시기 바랍니다. 최고의 연주가들과 마지막으로 세션에 참가할 수 있었던 것을 무척 행복하게 생각합니다. 언젠가 여러분이 결혼해서 아이가 생기면 오늘 있었던 일을 꼭 들려주세요. 오늘 이 순간, 우리가 어떤 음악을 사랑했고, 얼마나 정열을 쏟았는지를. 그것이 인생의 모든 것이었다는 것을.”
온통 울음바다가 되었지만 고토 루리코는 울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자부심을 가지고 연주를 끝내는 것이 자신의 임무라고 생각했다.
두 사람은 서로 마주 보고 마유즈미가 신부의 면사포를 올려 잠시 서로를 쳐다보았다.
에미는 순간 어머니에게 시선을 주었다.
“엄마를 부탁해.”
“응, 걱정 마, 잘할 테니.”
“고마워. 마지막으로 당신을 알게 돼서 난 행복했어요.”
“잊지 않을 거야 당신을. 앞으로 10년도, 또 그 앞으로 10년도, 영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