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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93094510
· 쪽수 : 312쪽
책 소개
목차
개정판 간행에 앞서
제0장 흰 집으로 향한 문
프롤로그
제1장 시체를 먹는 뱀
제2장 독을 마신 여자
제3장 지옥을 본 남자
제4장 불투명한 퇴장
제5장 흰 집으로 향한 문
제6장 최후의 심판
에필로그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드디어 그 여자를 죽였다.
딸을 죽이고, 이번에는 그녀를.
내 안에는 악마가 있는 게 확실하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내 불행을 말끔히 씻어내기 위해서는 이렇게 하는 수밖에 없었다. 더 이상 힘들게 살고 싶지 않다.
가여운 내 아이. 그러나 그녀의 죽음으로 이제부터 나는 안심하고 아이와 함께할 수 있다. 아이와 나, 우리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
자줏빛으로 부풀어 오른 뺨, 금방이라도 쏟아져 떨어질 것만 같은 눈. 괴로운 듯 벌어진 입술 사이에서 흘러나온 토사물이 아름다웠던 얼굴을, 머리카락을 더럽히고 있다.
뒤로 젖혀진 턱 아래쪽 목에는 로프 자국이 하나, 둘. 교살이다.
더욱더 기묘한 것 한 가지.
왼쪽 손목에도 가느다란 로프가 감겨 있었다. 길이는 2, 3미터 정도 될까. 손목에 묶인 로프 끝부분이 푹신한 카펫 위를 구불구불 기어 다니고 있었다.
마치 뱀처럼.
“아후라마즈다여, 용서하소서. 이 여자는 앙그라마이뉴의 꼬임에 넘어간 것입니다. 악마여, 어서 떠나라!”
데쓰야는 무릎을 오들오들 떨며 말했다. 다른 사람은 연유를 모른 채 멍하니 서 있다.
“유약한 여인이 범한 간통을 용서하소서.”
“간통? 데쓰야, 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쇼스케의 낯빛이 달라졌다. 그러나 데쓰야는 전혀 개의치 않고 허망한 눈으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간통죄를 범한 여자는 거꾸로 매달리고 그 몸에는 뱀이 휘감긴다. 그야말로 비라프의 계시야. 아후라마즈다여, 저는 비라프처럼 선택받은 것입니까? 아니면……, 아아, 이것이 이 세상의 종말인 것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