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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93632057
· 쪽수 : 334쪽
· 출판일 : 2009-04-20
책 소개
목차
머리말_21세기 문학으로 떠오른 미니픽션 - 박병규
1부
구자명 | 불사조의 아침
구준희 | 은행잎 병아리
김민효 | 정숙혜 여사와 한수위 씨의 동상이몽
김병언 | 슬픈 닭발
김의규 | 꼬꼬댁
후다닭
김정묘 | 계창을 그리며
김 혁 | 달걀팔이 소년
서지원 | 첫 닭이 우는 소리
계공들의 비상회의
안영실 | 봉황이 된 닭
유경숙 | 투계의 전설
윤산숙 | 가물가물~~반짝반짝
이시백 | 닭
이진훈 | 그거 아세요, 나무꾼과 선녀 뒷이야기
정성환 | 싸움닭의 말로
최서윤 | 삼진아웃
홍 적 | 즐거운 이메일
2부
구자명 | 못 잊어
돼지효과에 대한 보고
피곤한 J씨의 2008년 여름휴가의 마지막 밤
구준회 | 섬마을 우체부
작은 섬 아기별
권여선 | 어느 날 문득
김명이 | 당신도 부르고뉴 와인을 찾아 떠나지 않으시렵니까?
존재, 그 가벼운
김민효 | 시인의 비명을 빌렸다
송곳니 족속의 부활
김병언 | 30년 동안의 오해
김의규 | 도미 한 접시
은어의 꿈
어떤 풍경
김정묘 | 아내가 사는 법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김 혁 | 아담의 전차와 후처
광우병과 콩밭
박명호 | 사족에 대한 몇 가지 오해
도시락 ABC
백경훈 | 때로 망각이 필요하다
이상한 나라의 달리기
서지원 | 헤어핀
안영실 | 고추장과 나비
성모 1
11월의 랩송
유경숙 | 맨발의 그녀
동경월야
침낭 속의 남자
윤신숙 | 돌아온 메시지
저승의 음악가
이시백 | 입
집
이종학 | 모작 인생
불의 행복
심봤다
이진훈 | 사.과.드.립.니.다
사람이 그립다 6
임왕준 | 보비
귀신
정성환 | 암살의 배후
분노의 섬
최서윤 | 잠 못 드시는 장군님
비탈 장미
강
홍 적 | 소설가 H의 행방
오래된 나무탁자
작가 프로필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날 이후로 나는 아무리 내 속에서 염장이 끓거나 신명이 솟구쳐도 정해진 시간, 새벽 다섯 시 반에만 딱 한 번 목청을 뽑는다. 그래야 천신만고 끝에 흘러든 이 안락한 보금자리에서 오래도록 지낼 수 있을 테고, 어쩌면 늙어 자연사할 때까지 주인 여자와 파트너십을 이어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 '불사조의 아침' 중에서
“닭발 하나만 주실 수 있겠습니까? 이 애가 하도 먹고 싶다고 해서…….”
한눈에 봐도 노숙자가 틀림없는 사내가 비굴한 어조로 말했습니다. 나는 단박에 “안 돼요!”하고 쏴붙였습니다. 극심한 불경기라 파리를 날리는데도 방금 들른 집주인 남자가 가게 세를 또 올리겠다고 해서 내 속이 몹시 엉켜 있었기 때문입니다. - '슬픈 닭발' 중에서
“달걀은 모두 가짜다, 그런 달걀을 까는 닭도 못 믿겠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모조리 도살당할 수밖에 더 있겠소? 저 인간들은 조류독감으로 고생하는 우리를 하나라도 살릴 생각은 하지 않고, 그런 기미만 보이면 천 마리든 만 마리든 우리 동족을 한 자리에서 살처분해 버리는 자들이오. 이러고도 우리가 온전하겠소?”
모든 닭들이 긴 한숨을 내쉬었다.- '계공들의 비상회의' 중에서
확률이고 나발이고 공평한 건 없었다. 평균은 숫자에 불과했다. 언제나 운이 좋은 날보다 운이 나쁜 날이 훨씬 많았다. 그는 스스로의 힘으로 확실성을 보장받고 싶었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평균 시간보다 0.1초라도 빨리 뛰어내려갈 수 있다면, 그는 자신의 하루 운세를 행운 쪽으로 0.1초만큼 끌어당길 수 있을 것이다. - '어느 날 문득' 중에서
남편은 잔을 흔들어 코로 먼저 술을 마셔 보는군요. 저건, 처음 부르고뉴 잔을 사와서 나한테 보란 듯이 한 강의랍니다. 와인은 이렇게 먼저 그 향으로 마시는 거야 하고. 내게 염원이 하나 있습니다. 그러니까 말입니다요, 나는 그가 와인 향에 취해 진득하게 거기서 아예 돌아오지 않기를 바란다는 말입니다. 나두 이제는 정리 좀 하고 살아야 할 군번이 되지 않았겠습니까? - '당신도 부르고뉴 와인을 찾아 떠나지 않으시렵니까?' 중에서
가죽을 벗기고, 목을 자르고, 배를 가른 동물의 사체를 끝도 없이 매달아 놓은 장면은 오래도록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잔혹하게 살해된 소의 사체를 어떻게 먹을 수 있었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영화 속의 인간들은 동물의 사체를 먹으면서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1세기 전까지는 그야말로 야만의 시대였던 것이다. - '송곳니 족속의 부활'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