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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3950159
· 쪽수 : 296쪽
· 출판일 : 2025-07-18
책 소개
목차
여는 글
구자명
누가 그 사랑을 모르시나요|모자|봄은 온다|비루와 남루 사이
김의규
나|늙은 어린왕자|사랑농장|서로에게 그림자일 뿐
김저운
갈 수 없는 나라|엔의 그네|유민(流民)
김 혁
개는 언제부터 개가 되었나|아버지의 어긋난 해방|옛날의 금잔디|제라늄 여인|하트 오브 골드(Heart of Gold)
배명희
시간을 빌리는 사람|개새끼|아내의 바다
송 언
도대체 잘하는 게 뭐야?|노란색 카트의 운명|시인의 아내
정의연
터럭 다리|고수|작별 연습|산속의 시인
최서윤
삼마치의 전설|노란 부표가 있던 풍경|첫사랑의 맛|침묵의 얼굴
한상준
‘바다’를 품다|밤길, 눈길|설핏, 꽃처럼 피어났다
저자소개
책속에서
카페에 들어가서 얘기하자며 그녀를 이끄는 그의 어조는 영락없이 주눅든 채무자의 것이었다. 그리고 그가 “내가 요새 좀 몰려 있는 사정이 있어서 그래. 며칠만, 딱 며칠만 더 봐주라, 응?” 하며 눈썹을 팔자로 찌푸린 채 웃어 보였을 때 그녀 자신은 비정한 사채업자가 된 것 같았다. 숙은 그의 비루에 치가 떨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고 싶은 걸 애써 누르며 따박따박 내뱉었다.
- <비루와 남루 사이> 중
내가 이 세상에 온 지 3억 5천만 년 전 식물의 화석이란 은행나무도 내가 있은 지 1억 년이나 뒤에 생긴 아기일 뿐이다. 그리고 나를 하늘의 골목으로 몰아세우는 저 인간이란 것도 바로 엊그제인 10만 년 전에 온 생물일 뿐이다. 내 몸의 알주머니에는 40개의 새 생명이 곧 태어날 준비를 하고 있음을 저들은 모른다. 내 알주머니는 인간이 만든 맛난 독약도 견디는 내성을 내 지금의 기억과 동시에 갖춤을 인간들은 알량한 승리감에 도취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 핵 폭발만 일어나도 다 죽고 마는 미물들. 바퀴가 늘 구르듯, 언제나 생명을 부활의 이름으로 바꿔 부르는 나.
- <나>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