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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94040097
· 쪽수 : 336쪽
· 출판일 : 2010-08-10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교도소 안에서는 짝을 이루어 다니는 게 관례였다. 패거리들에게는 각자의 암호와 문신이 있었다. 죄수들은 그들과 함께 하든지 저항하든지 선택해야 했다. 그곳 조폭들에게 잘못 보이면 교도소 일상 자체가 악몽으로 변할 수도 있었다. 언젠가 키가 150센티미터밖에 되지 않는 땅딸막한 죄수가 뜰을 거니는 폴리에게 다가온 적이 있었다.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애송이였다. “뭘 봐, 이 자식아?” “널 보고 있었어.” 폴리가 말했다. 그리고 멀리서 지켜보고 있는 조폭들을 향해 고개를 끄덕여 신호를 보냈다. 그들이 다가와 애송이를 끌고 가며 폴리에게 무례하게 굴었다가는 크게 후회하게 될 거라고 했다. 또한 글레이즈의 스타 죄수인 폴리는 존경받아 마땅하다고도 했다. 그 애송이와 달리, 돈 많은 캣 프린스, 쿤도는 아무 걱정이 없었다. 잭 폴리가 항상 그의 뒤를 봐주었기 때문이다.
돈은 아이라이너를 집어들고 욕실 거울을 들여다보았다. 그녀의 시선은 거울 속 자신의 반영에서 떨어지지 않고 있었다. 남자들이 뭉쳐 그녀에게 맞서고 있었다. 그들은 어쩔 수 없는 교도소 동지였다. 남자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세계. 그 안에서는 어떤 여자도 남자보다 크고 강해질 수 없었다. 남자들은 보스였고, 보스는 항상 옳았다. 그녀는 처음부터 그걸 우려했었다. 그들의 끈끈한 동지애. 부디 폴리만큼은 쿤도와 다르기를 바랐지만 남자들의 천성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었다. 쿤도는 항상 폴리의 동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애쓴다. 절대 그녀의 의견을 묻는 법이 없다. 그녀가 거울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나쁜 자식.” … 돈이 거울 속 자신에게 말했다. 만약 네가 파라오이고, 미천한 상형문자 조각가 두 놈이 짜증나게 군다면…… 넌 어떻게 할 거야?
돈이 두 손으로 쥔 글록을 그의 가슴에 겨누었다. “날 쏘려고요?” “그러고 싶진 않아요. 하지만 당신이 내 아름다운 은퇴를 방해하도록 내버려둘 순 없어요. 당신이 아니라도 골치 아픈 일은 많다고요, 잭.” “그게 장전된 총이라고 생각해요?” 그녀가 총을 들어 그의 얼굴을 겨눈 후 그의 눈을 뚫어져라 들여다보았다. “장전된 총이라면 내가 테이블에 아무렇게나 놓아두었을까요?” 그녀는 혼란스러워졌다. 그의 머릿속을 들여다보는 건 여전히 쉽지 않았다. “여기서 내가 뭘 할 수 있겠어요? 그냥 내려놓을까요? 내가 먼저 쏘지 않으면 당신이 날 쏠 거잖아요. 그래서 이렇게 쿨한 척하고 있는 거 아닌가요?” 돈이 말했다. 그녀가 총구를 그의 티셔츠로 내린 후 연습해 온 대사를 읊었다. “잘 가요, 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