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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94040080
· 쪽수 : 316쪽
· 출판일 : 2010-08-10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이봐, 급하게 연락을 해야 할 일이 생겼거든. 내가 먼저 써도 괜찮겠지? 안 그래?”
모두가 인상을 찌푸렸지만 입을 열고 항의하는 사람은 없었다. 이 친구들은 아직 애송이고, 폴리는 그들이 수표를 현금화시키기 위해 들락거린 곳보다 훨씬 많은 은행을 털다가 들어온 스타 죄수였다. … 그가 이곳에서 무난한 수감 생활을 해나가는 법을 설명할 때면 모두가 진지하게 경청했다. 공격의 낌새가 감지되면 뭔가 묵직한 것으로 먼저 가격할 것. 폴리는 개인적으로 30센티미터 길이의 쇠몽둥이를 선호했다. 정강이 가격은 금물이다. 너무 노골적이고 음흉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정강이 가격은 폭력배나 경관들이 하는 짓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상대의 턱을 부서뜨리는 것이다. 시간 여유가 좀 있다면 그의 손도 부러뜨릴 수 있다. 하지만 공격의 낌새를 감지하지 못하면 끝장이다. 그래서 항상 눈을 크게 뜨고 다녀야 한다. 애송이들에게 이보다 더 쓸 만한 가르침은 없었다.
지저분한 교도관 제복의 남자가 그녀를 트렁크 안으로 밀어넣고, 자신도 함께 들어갔다. 그녀는 자신에게 벌어지고 있는 일이 믿어지지 않았다. 그녀는 트렁크 안쪽 벽과 그의 몸 사이에 꽉 끼어버렸다. 그들은 마치 서로를 껴안은 채 침대 위에서 뒹굴고 있는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그가 팔로 그녀의 몸을 감쌌지만 그녀에게는 몸을 틀고 그의 얼굴에 권총을 겨눌 정도의 공간도 허락되지 않았다. 트렁크 뚜껑이 닫히고, 그들은 완전한 어둠에 묻혀 버렸다. 그 어디서도 빛이 새어 들어오지 않았다. 엔진이 걸릴 때까지 정적은 깨지지 않았다.
… “당신과는 말이 잘 통하는군요. 만약 우리가 다른 상황에서 만났더라면 분위기가 어땠을까요?” “아무 일도 없었을 거예요.” “내가 누군지 몰랐어도 말이에요?” “그건 당신이 솔직하게 얘기해 주겠죠. 안 그래요?” “봐요. 내 말이 맞잖아요. 당신과는 말이 정말 잘 통하는 것 같습니다. 허튼소리도 없고, 그냥 자신의 생각을 당당히 밝히잖아요. 악취 나는 지저분한 탈옥수와 어두운 트렁크 안에 갇혀 있으면서도 전혀 두려워하지도 않고요.” “당연히 두렵죠.” “전혀 그래 보이지 않는데요.” “그럼 내가 비명이라도 질러주길 바라나요? 그게 이 상황에서 무슨 도움이 되죠?” 폴리가 그녀의 뒷덜미에 대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가 말했다. “난 우리가 다른 상황에서 만났더라면, 그러니까 술집 같은 데서…….”
“당신이 서부의 무법자라도 돼요? 그 총 내려놔요.” 그가 권총을 허리 높이로 들자 그녀 뒤에서 소란이 일었다. 그녀는 돌아보지 않은 채 한 손을 올려 그들을 말렸다. 캐런은 서두르지 않았다. “좋아요, 잭.” 그녀가 한숨을 내쉬며 시그 사우어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가 계단에서 고꾸라지며 총을 떨어뜨렸다. 그의 두 손이 오른쪽 허벅지를 감싸 쥐었다. 그녀가 레이먼드를 돌아보며 말했다. “잠깐만 기다려줘요. 네?” 그녀는 폴리가 쓰러져 있는 계단으로 달려 올라갔다. 그리고 그의 옆에 앉아 스키 마스크를 조심스레 벗겨냈다. 그의 눈은 슬퍼 보였다. “미안해요, 잭. 하지만 당신을 쏠 순 없어요.” “방금 쐈잖아요. 빌어먹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