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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디자인/공예 > 디자인이론/비평/역사
· ISBN : 9788994207247
· 쪽수 : 136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
감사의 말
1 빈 통계 도법과 아이소타이프
2 변형가가 하는 일
3 아이소타이프가 남긴 교훈
4 마리 노이라트, 1898~1986
참고자료
참고 문헌 서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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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글
책속에서
나는 학생들에게 기꺼이 박물관 견학을 시켜주곤 했다. 내가 질문을 던지면 어린이들이 도표에서 답을 찾았다. 격실은 그러한 단체 관객을 수용하기에 알맞은 크기였다. 전시된 도표들은 쉽게 비교해보며 연관성을 찾을 수 있었고, 그러면서 정보도 풍부해졌다. 그러한 대화를 통해 어떤 도표가 이해하기 어려운지 알아낼 수 있었고, 이는 우리 제작자에게도 좋은 공부였다. 때로는 스스로 박물관을 찾은 어린이를 관찰하기도 했다. 어떤 도표를 조용히 관람하던 학생이 기억난다. 그의 손을 잡은 여동생은 지루해하지 않고 기호들을 보며 수를 세고 있었다. 이는 우리의 도표가 누구에게나 의미를 전한다는 사실, 아무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사실, 여러 수준의 이해를 돕는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사례였다. 노이라트는 그 점을 자주 강조했다. 그가 박물관의 또 다른 교육적 가치로 꼽은 것은 그것이 중립적이라는 점, 즉 객관적 사실을 제공하되 가치판단과 평가는 관람객에게 맡긴다는 점이었다.
쉬운 영어 책 두 권을 만들면서 우리의 통계 도법에도 새 이름이 필요해졌는데, 그때 도움이 된 것이 바로 ‘쉬운(BASIC: British American Scientific International Commercial)’이라는 조어법이었다. 어느 날 오후에 이런저런 궁리를 하던 나는 ‘국제 도형 교육법(International System Of Teaching in Pictures)’, 즉 ‘아이소팁(Isotip)’을 떠올렸지만, 첫음절 외에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거기에서 ‘아이소타이프(Isotype)’까지는 한 걸음이었지만, 나는 그 말을 잘 풀어 쓸 길을 찾지 못하고 썩 만족스럽지 않은 ‘국제 활자 도형 교육법(International System Of TYpographic Picture Education)’에 머물렀다. 그날 저녁 암스테르담 회의를 마치고 돌아온 노이라트는 그 이름을 마음에 들어 했고, 다음 날 아른츠에게 그것을 표시할 기호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했다. 그 이름과 기호는 모두 『국제 도형 언어』에 처음 선보였다.
우리는 쉬운 영어를 쓰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또 그것을 읽기가 얼마나 쉬운지 배웠다. 그러나 그 점은 우리의 도형 언어도 마찬가지였다. 또 다른 면에서, 우리는 모두 국제적 소통을 위해 애쓴다는 점에서 한가족이라고 느꼈다. 외국을 여행하는 사람이 길 찾는 일을 돕는 것이나, 지식을 공유하는 기초를 다지는 일이나 그 목표는 같았다. 여기에서 노이라트는 도형 언어의 특징을 구술 언어와 연관해 설명했다. 그는 아이소타이프가 언어를 돕는 언어라고 묘사했다. 어떠한 도표에든 몇 마디 말은 필요하다. 한자처럼 기호로만 이루어진 언어를 창조하는 것은 우리가 하려던 일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