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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94207599
· 쪽수 : 212쪽
책 소개
목차
작가에 대하여
이 책에 대하여
듣고 말하는 사람들을 위한 농아에 대한 편지
부록
-앞의 편지의 저자가 출판업자 B... 씨에게
-여러 사람에게 보내는 의견
-『농아에 대한 편지』에 관련한 『트레부』지 편집자 발췌문(4월, 기사 42, 841쪽)에 대한 검토
-기사 42. 『듣고 말하는 사람들을 위한 농아에 대한 편지』, 12절판, 차례 제외 241쪽, 이 책은 파리 오귀스탱 강변로의 보슈 피스 서점에 나와 있다.
옮긴이의 글
드니 디드로 연보
책속에서
글을 보고 생각을 어떻게 하는 사람인지, 품행은 어떤 사람인지 올바로 판단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스타일이나 더 정확히 말해 문장 구성을 보고 판단한다면 그가 정확한 정신을 가진 사람인지에 대해서는 잘못 생각할 수 없다고 믿습니다. 제가 이 점에 대해 결코 잘못 생각하지 않았다는 점만큼은 선생님께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문장을 좋게 고치는데 이를 완전히 뜯어고쳐서 다시 써주어야 하는 사람은 머리를 개선해주기 위해서 새 머리를 달아주지 않으면 안 되는 사람이라는 점을 알았던 것입니다.
일반적인 담화에서는 사유와 표현을 구분해야 합니다. 친숙한 대화에서는 사유가 명확하고 순수하고 정확하게 제시되기만 하면 됩니다. 이 특징들을 그대로 두고 여기에 더해 용어를 잘 선택하고, 음수율을 지키고, 도미문에 듣기 좋게끔 조화를 기해봅시다. 그러면 설교에 적합한 문체가 나오는 것입니다. 하지만 시가 되기에는, 특히 오드와 서사시의 묘사에서 펼쳐지는 시적 특성을 갖추기에는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음절 하나하나를 전부 생생하게 움직이고 그에 생명을 불어넣어주는 정신(esprit)이 시인의 말 속에 들어오는 것입니다. 이 정신은 무엇일까요? 그 정신이 제 앞에 나타나는 것을 느꼈던 때가 가끔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알고 있는 전부는 그 정신의 존재 덕분에 사물이 말해지자마자 동시에 재현되고, 이해력으로 그 사물을 포착함과 동시에 마음이 움직이고, 상상력으로 그 사물을 보고, 귀로는 들을 수 있게 되고, 그때 담화가 사유를 힘차고 고상하게 표현해주는 에너지가 넘치는 용어들의 연쇄인 것만이 아니라 그 사물을 그려내는 상형문자들(hi?roglyphes)이 층층이 겹쳐 쌓인 직물(tissu)로 만들어준다는 점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시는 상징적(embl?matique)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시적 상징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시적 상징을 창조해낼 수 있다시피 해야지 그것을 강력하게 느낄 수 있지요.
한 시인의 아름다움과 다른 시인의 아름다움의 경중을 달아보는 일은 우리가 수천 번도 더 했던 일입니다. 그러나 시, 회화, 음악에 공통된 아름다움을 모으고, 이들 간의 유추 관계를 제시하고, 시인, 화가, 음악가가 어떻게 동일한 이미지를 표현하는지 설명하고, 이들의 표현에서 순간적으로 나타나는 상징들을 포착하고, 이들 상징 간에 어떤 유사성이 있는지 검토하는 것 등이 해야 할 일로 남아 있으며, 이를 선생님께서 쓰신 『하나의 원칙으로 환원된 예술』에 추가하시도록 충고드리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