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무친 그리고 칭기즈 칸

머리말 역사는 스토리다

제1장 황금씨족의 수난시대
초원의 전설
약자가 거둔 승리
부락 간의 원한과 다툼
칭기즈 칸의 탄생

제2장 시련을 겪어야 강철이 된다
소년의 시련
골육상잔의 비극
목숨을 건 탈출
토릴 칸을 만나다
첫 번째 전투
원수가 된 자무카와 테무친

제3장 초원의 매가 비상하다
테무친, 칸에 등극하다
적수 자무카를 무찌르다
연이은 배신
왕이 될 자
타타르를 멸망시키다

제4장 마침내 전장의 영웅이 되다
테무친과 옹칸의 결별
케레이트와의 고된 싸움
옹칸 부자의 말로
나이만과의 결전
대몽골국, 세상에 우뚝 서다

제5장 천하무적 칭기즈 칸
칭기즈 칸의 논공행상
미인 찾기 소동
몽골 기병이 금나라를 격파하다
남은 적을 소탕하고 서요를 삼키다

제6장 만고의 영웅, 칭기즈 칸
호라즘 원정을 이끈 도화선
호라즘을 격파하다
인더스강을 건너 남하하다
초원으로의 회군
위대한 군주의 마지막 영광

“좋습니다, 그럼 테무친을 이곳에 머물게 하지요. 하지만 제 아들은 개를 무서워하니 되도록이면 개에 놀라지 않도록 주의해주십시오.”
후에 당대 최고의 영웅이 될 테무친도 어릴 적에는 개를 무서워했다. 당시 테무친은 고작 아홉 살짜리 어린아이이기도 했고, 초원의 개는 체구가 크고 성격이 난폭해 승냥이나 이리 같은 맹수와 싸우는 방범용 개였다. 어린 테무친도 그 나이의 여느 아이들처럼 겁이 많았고 맹수와 개를 무서워했다. 훗날 세상을 호령하는 영웅이 된 것은 순전히 숱한 시련과 고난을 겪으며 단련된 결과였다.

테무친은 긴장했다. 누군가 밀고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전날 강가를 수색할 때 소르칸 시라가 막아섰으니 의심을 사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수색대는 소르칸 시라의 게르로 들어갔으나 게르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들은 한쪽에 쌓인 양털 더미로 눈길을 돌렸다. 그러고는 양털 더미로 다가가 다짜고짜 칼을 빼내 양털 더미를 찔렀다. 칼을 한두 번 피할 수는 있어도 세 번까지 피하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소르칸 시라와 두 아들은 긴장한 나머지 얼굴이 창백해졌다.

자무카의 군사력은 테무친보다 훨씬 강했으나 이 한 번의 승리로 그의 소인배적인 본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말았다. 테무친을 따르는 사람은 산 채로 삶아버리겠다고 선포한 격이니 사람들은 자무카가 옹졸하여 대업을 이룰 그릇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더 이상 그를 따르려 하지 않았다. 기분이 좋으면 잘해주다가도 기분이 나쁘면 당장에 솥에 넣어 삶아버릴 테니 그 누가 견딜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