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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여행에세이 > 해외여행에세이
· ISBN : 9788994418582
· 쪽수 : 432쪽
· 출판일 : 2013-07-29
책 소개
목차
1장 누구에게나 한 조각 황량한 광야의 고독이 필요하다
2장 세계의 사막을 지나며
* 야생의 투르키스탄을 가로지르는 기나긴 행로
중가리아 사막과 투르판 분지|중국 (1991년)
* 길도 건널목도 없는 어둡고 검은 진흙의 광야
오다다흐라운 사막|아이슬란드 (1983년)
* “우리는 바람을 따라 오고 간다”
남부 사하라 사막|말리 (1980년)
* 삶은 홀로 걸어가는 시간
아내 리타 모저의 글
* 부처를 만난 순례자처럼
고비 사막|중국 (1986년)
* 낙타의 발걸음처럼 느긋하고 일정하게
카이수트 사막|케냐 (1996년)
* 기쁨과 슬픔은 함께 온다
케냐에서의 습격, 결혼식 그리고 죽음
*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모래바다에서 춤추는 사람들
코벅 사막|알래스카 (1999년)
* 하늘 바로 가까이
시나이 사막|이집트 (1987년 그리고 2004년)
* 사막은 자신만으로 충분하다
사하라 사막 횡단|대서양에서 나일 강까지, 모로코, 알제리, 튀니지, 리비아, 이집트 (2008년)
리뷰
책속에서
“누구에게나 사막이 필요하다.”
위대한 탐험가 스벤 헤딘은 언젠가 이렇게 말했다. 가끔씩 내게는 그저 한 조각 황량한 광야의 고독이 필요하다. 내가 완전히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고, 다른 어느 곳에서도 생각할 수 없는 생각들을 떠올리는 곳이며, 때때로 상당히 부조리하게 변하는 인간 존재 속에서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인식의 절정에 가장 가까이 다가서는 곳이다. ‘체험의 세상’인 사막이 없었다면 나는 마른 땅의 물고기처럼 말라 죽었으리라. 바람이 만들어낸 모래언덕과 기괴한 형상의 바위들, 지평선 위로 펼쳐진 새파란 하늘 사이에 섰을 때 비로소 내 마음이 편안해지니까. 그렇게 사막은 나를 움켜쥐고 놓아주지 않는다.
- <누구에게나 한 조각 황량한 광야의 고독이 필요하다> 중에서
걷고 걷고 또 걷고. 배낭에는 꼭 필요한 것만 들어 있다. 사막 트래킹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들. 등에 전해지는 무게의 대부분은 물이다. 12리터를 지니고 있다. 그밖에 나는 식수를 채울 수 있는 장소를 여럿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막에서 내 삶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물을 아끼는 것이다. 사막에서 제한된 양의 물을 가지고 여러 날을 지내기 위한 전제조건은 무엇보다 만족과 포기다. … 한 걸음씩 내딛는 ‘조심스런 발걸음’에서 나는 다시금 드넓은 사막을 딛고 서서 사막의 거친 환경과 하나가 되어가는 나를 느낀다. 전화도, 약속도, 텔레비전도 없다. 달리 마음을 빼앗길 일이 없다. 집에서 가져간 복잡한 일들은 거대한 고요에 부딪혀 어디선가 멈춰서버렸다. 독일에서 하루하루 살아가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모든 일들이 어딘가 모래 속에 파묻혔든지 아니면 모래바람에 날아가버렸다. 그토록 나를 매혹시키는 무언가가 사막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건 아마 자기 존재로 가득 채워지는 순간의 장엄한 공허, 오로지 ‘여기 그리고 지금’에 의해 결정되는 지금 이 순간의 광야다.
- <부처를 만난 순례자처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