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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세계사 일반
· ISBN : 9788994606873
· 쪽수 : 554쪽
· 출판일 : 2024-03-21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글: 크렘린의 학자
1장 잔혹한 폭군과 책벌레
2장 스탈린 전기 작가들의 돌을 찾아서
3장 읽기, 쓰기, 혁명
4장 독재자 장서의 삶과 운명
5장 흥, 망할 놈의 크리스마스! 스탈린의 포멧키
6장 역공학: 스탈린과 소비에트 문학
7장 소련의 편집장
나가는 글: 책을 사랑한 독재자
미주
추가 참고문헌
감사의 말
옮긴이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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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자주 주목되곤 하는 스탈린의 편집증偏執症은 정치적인 것이지 개인적인 것이 아니다. 편집증은 1917년 이후 볼셰비키에 대한 인민들의 지지가 종종 빈약하다는 사실, 소비에트 국가가 여전히 국제적으로 고립되어 있고 이미 러시아 내전 당시 소비에트 국가를 전복하려 했던 자본주의 열강이 대연합을 꾸려 공격을 재개하면 여전히 이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사실을 반영했다. 스티븐 코트킨Stephen Kotkin이 언급한 대로 “혁명의 문제들은 스탈린 안에 있는 편집증을 끌어냈고, 스탈린은 혁명에 내재한 편집증을 끌어냈다.”
문제는 이 젊은 시절을 입증하는 스탈린의 기본적인 개인 문서 중 지금까지 남아 있는 것이 거의 없으며, 증거 대부분이 매우 당파적이고 편향된 회고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이다. 보통 회고록의 필자들이 스탈린을 어떻게 회상하는지는 그들이 그의 후기 인생을 어떻게 보고 판단하는지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심지어 스탈린을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들의 스탈린에 대한 인식조차 볼셰비키가 권력을 장악하고 내전, 테러, 대규모 폭력으로 권력을 확고히 한 이후에 그가 살았던 생애와 그가 지녔던 페르소나에 대한 지식으로 과잉 규정된다.
스탈린은 ‘그렇지-그렇지’, ‘동의함’, ‘좋아’, ‘정확해’, ‘옳아’처럼 감정을 분출하기도 했다. 또 깊은 생각에 잠기기도 했는데, 스탈린은 여백에 므-다m-da라고 써서 이 상태를 표시했다. 므-다는 번역하기 힘든 표현인데, 어리둥절해서 말하는 내용을 곱씹어보는 상황을 나타낸다. 의역한다면 공손하게 ‘정말입니까?’나 ‘확실합니까?’ 정도일 것이다. 레닌과 마찬가지로 스탈린이 가장 빈번하게 단 주석은 NBnota bene(주의라는 뜻의 라틴어 문자)나 그에 상응한 러시아어 Vnvnimaniye(주의)이었다.스탈린의 포멧키는 그의 기분과 목적에 따라 달라졌다. 포멧키는 대개 정보를 담고 매우 짜임새가 있으며 잘 통제됐다. 보통 스탈린은 색연필―푸른색, 녹색, 빨간색―을 사용해 표시를 했다. 가끔 알 수 없는 이유 때문에 두세 가지 색으로 책에 표시하곤 했다. 스탈린은 때때로 약어를 사용했으나 대체로 항상 읽기 쉬운 것은 아니지만 단어들을 전부 그대로 썼다. 스탈린의 주해 스타일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좀 짧아진 것 말고는 세월이 흘러도 크게 바뀌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