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위병

나는 '혁명'의 원뜻이 '목숨을 끝장내다'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헤이 장군 같은 적의 목숨에만 해당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혁명은 순식간에 동지를 적으로 바꿔놓는 기묘한 힘을 지니고 있었다. 베이징대학 사건 이후 몇 주 사이에 문화혁명은 가장 열성적이었던 홍위병들에게서 등을 돌렸다.

샤오롱의 누나는 반동분자라는 죄목을 받고 7년의 중노동 형에 처해졌다. 충성스러운 홍위병 대장이었던 망치는 인민의 적이라는 죄목으로 10년 동안 징역을 살아야 했다. 나중에 나는 망치가 감옥에서 끔찍한 고문을 당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일명 '호랑이 의자'라는 고문으로 무릎 부분을 의자에 묶은 채 뒤꿈치 아래 벽돌을 계속 밀어넣는 것이다. 다리 곳곳이 심하게 부러진 그는 결국 평생을 절름발이로 살아야 했다. 또 다른 전투 영웅이었던 구레나룻은 다른 홍위병들과 싸움을 벌이다가 곤봉으로 맞아죽었다고 했다. 문화혁명은 처음에 자본가들에게 그랬던 것처럼 이제 혁명적인 홍위병들의 목숨도 빼앗아가고 있었다.

- 본문 83~84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