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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예술/대중문화의 이해 > 대중문화론
· ISBN : 9788995637180
· 쪽수 : 208쪽
· 출판일 : 2008-07-30
책 소개
목차
저자의 인사말
I
1. 스머프 마을에도 우울한 날은 있다
-스머프에 나타난 정치, 사회적 테마
2. 스타쉽 트루퍼스는 왜 벌레에 맞서 싸울까?
-SF와 군국주의
3. 수퍼맨의 변명
-수퍼히어로, 수퍼파워, 그리고 개입의 윤리학
II
4. 브로크백마운틴과 사우스파크 사이
-동성애 혐오와 동성애 용어의 변천사
5. 호그와트는 등록금이 얼마에요?
-해리포터의 유전학과 운명론
6. 태극기 휘날리며
-한국영화와 햇볕정책
III
7. 센트럴파크에서 브런치 먹기
-두 세계관의 충돌, 섹스앤더시티
8. 공주의 귀환
-디즈니 연대기, 혹은 몰락기
9. 애들이 커졌어요!
-성애화와 브랏츠 인형
리뷰
책속에서
한국에 사는 외국인이라면 한국인 친구, 동료 혹은 이제 막 말문을 트기 시작한 사람이 '나는 일본을 싫어 한다'고 말하는 걸 꼭 한번은 듣게 될 것이다. [......] 일본 음식이나 일본 만화를 좋아한다고 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그 모든 얘기 끝의 결론은 어쨌든, "그렇지만 나는 일본이 진짜 싫어."인 것이다.
나 같은 외국인, 특히 영어권 국가에서 온 외국인은 그런 상황에 놓이면 솔직히 불편하고 어색해진다. 일본이 1910년에서 1945년까지 한국을 식민 통치했다는 사실을 알고 그 기간에 일본이 한국인을 가혹하게 억압하고 착취했다는 것도 알고 있다. [......]
하지만 그래도 한국인 친구가 일본에 대해 얘기하면 불편하고 어색한 느낌이 든다. 우리는 한국 친구가 일본을 싫어한다고 할 때, 할 말이 없다. 일본이 우리 나라도 아니고 우리가 한국인의 감정을 똑 같이 느낄 수도 없기 때문이다. [......] 그런데 그 불편하고 어색함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보다도 "난 일본이 싫어."라는 말은 "난 유태인이 싫어."라는 말과 비슷하게 들리기 때문이다. 우리는 누군가가 어느 한 인종을 통째로 증오한다는 말을 할 때마다 소름이 끼친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렇게 교육받았기 때문이다. 역사를 통틀어 사람이 사람에게 행한 악행들은 셀 수 없이 많지만 서양인들에게는 나치가 유대인에게 행한 홀로코스트만큼 극악무도한 사건은 없다고 인식된다. 그것이 전세계에 은밀하게 깔린 유태인의 영향력 때문인지는 몰라도, 우리는 그렇게 교육 받았고 또 그런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왔다. [......]
그런데 자신이 무심코 던진 "나는 일본이 싫어."라는 말이 영어권 외국인에게 그런 식으로 받아진다는 것을 정확히 아는 한국인은 드문 것 같다. 나 같은 외국인도 한국인에게 대놓고 그런 얘기를 하지는 않지만, 그 말을 하기 전까지만 해도 멋지고 배려심 있고 재미있던 한국 친구가 갑자기 인종주의자처럼 느껴지는 것은 거의 본능적인 감정이다. (116~118쪽, '태극기 휘날리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