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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하루

안녕 하루

(언젠가 그리울 일상의 기록)

하재욱 (지은이)
  |  
헤르츠나인
2014-09-30
  |  
1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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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하루

책 정보

· 제목 : 안녕 하루 (언젠가 그리울 일상의 기록)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88996547280
· 쪽수 : 256쪽

책 소개

같은 시대를 사는 대한민국 여느 소시민처럼 집과 회사를 오가며 일상이라는 순환궤도를 떠도는 직장인이자 세 아이의 아빠 하재욱. 저자는 2013년 뜬금없이 페이스북에 그림과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담담하게 일상의 풍경을 담아 그렸다. 이 책은 그 기록들을 엮은 책이다.

목차

1장 아버지 | 어깨 위로 내리는 별
2장 일상 | 조금은 무거워야 촉촉하다
3장 가을 | 설레도 되겠습니까, 살짝?
4장 추억 | 발효된 그리움을 들이킬 때
5장 셋째 | 그래도 세상이 살 만한 이유
6장 지하철 | 마흔으로 가는 은하지하철도
7장 겨울 | 메말라버린 거리
8장 가족 | 미안하다 사랑한다

저자소개

하재욱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75년생, 경남 진주 출신으로 국민대학교 조형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다. 현재는 모바일 게임 회사 홍보 영상실에서 크리에티브 디렉터로 재직 중이다. 대략 2006년부터 츨퇴근 지하철에서 데일리 드로잉을 시작해서 현재까지도 해오고 있으며, 가끔씩 드로잉과 글을 모아 책과 드로잉 개인전를 해 오고 있다. 저서 그림 에세이 [안녕 하루], [고마워 하루] [어제 떠난 사람들이 간절이 원했던 오늘 하루] [아직도 화요일이야] [인생은 토요일처럼] 화집 [Depth] 공저 [코끼리 조련사와 하룻밤]
펼치기

책속에서



청춘에서 또 하루 멀어집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아버지’에게 다가갑니다.
사실 청춘이 언제 멀어졌는지 알 수도 없습니다.
잠시도 멈추지 않고 흔들리며 내달리는 이놈의 생활.
꼴사납게 넘어지지 않으려고 팔을 허우적대고 발을 구르다 보니
어느새 ‘아버지’라는 단어 앞에 서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어릴 적부터 그림이 좋았습니다.
교과서와 공책은 낙서판에 불과했죠.
당시 내 꿈이 무엇이었는지 기억이 정확하게 나지 않지만
그림을 그리는 게 그냥 재미있고 행복했기에
막연하게 ‘화가’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러나 아버지는 제가 그림을 그리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았습니다.
당신처럼 선생님이 되길 바라신 걸까요?
아버지에게 내 생각이나 행복 따위는 상관없는 게 아닐까
그를 원망하면서 보냈던 젊은 날이었습니다.

2013년 6월 페이스북에 그림과 글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저 좋아서 올렸던 건데 공감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늘었습니다.
‘좋아요’ 수도 덩달아 늘었는데,
모두 비슷한 하루를 살고 있었나 봅니다.
페이스북에 올린 그림들을 아버지가 보았다면 아마
‘너도 드디어 어른이 되어가는구나’라고 하며
대견스러워하며 어깨를 토닥였을 겁니다.

어느덧 저도 세 아이의 아버지가 되었습니다.
유진, 유건, 유솔. 나를 옴짝달싹 못 하도록 옭아매는
사랑스러운 이름들이죠.
아이도 셋인 데다 날개옷도 없을뿐더러 남자인 제가
어디로 도망갈 수 있겠어요. 하루하루 꾸역꾸역 견디며 걸어갑니다.
내 아이들이 좀 더 단단한 길을 갈 수 있도록 먼저 다져놓습니다.
아이들은 모를 겁니다. 그게 저의 유일한 행복이라는 것을.
그때 제가 미처 몰랐던 것처럼.
아버지는 제가 대학 다닐 때 돌아가셨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전 참 어렸습니다. 아버지 어깨에 놓였던 것이
그저 파란 하늘이겠거니 하며 멋대로 짐작해 버렸으니까요.
비로소 그게 무엇인지 희미하게나마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어깨에 놓였던 것은 파란 하늘이 아니라 ‘가장’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검게 그을린 운명 덩어리였으며, 그 찐한 덩어리들 사이에서
별처럼 반짝이던 그게 당신의 눈물이었다는 사실을.

아이들은 이제 곧 자라서 자기만의 인생을 살겠죠?
저는 언젠가 지금 이 시간을 그리워하고 있을 거고요.
아버지가 되고 나서야 알겠더군요. 저를 묵묵히 지켜봐 주던 그 눈빛이 오로지 사랑이었다는 것을.
아버지들 모두 같은 마음일 겁니다.
저는 이 땅의 모든 아버지들의 어깨에 검붉은 눈물 말고
찬란한 별이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하루만큼이라도.
- 1장


그 냄새 참 오묘합니다. 똥 냄새인데 아스라한 추억이 배어있어요.
소똥냄새 말이에요. 이 냄새 제대로 맡기엔 시골버스가 제격입니다.
편한 마음으로 좌석에 앉아 흠~뻑 들여 마셔 봅니다.
똥 냄새가 짙을수록 추억의 향기도 짙어집니다.
뭐라 형언할 수 없는 그리움이 작은 탄성으로 저절로 흘러나옵니다.
눈을 감으니 어린 날의 내가 앞좌석에 앉아있는 게 보입니다.
“안녕?”
그 아이가 뒤돌아봅니다. 녀석의 투명하고 깊은 눈동자에
퀭한 몰골이지만 바보처럼 헤헤 웃고 있는 내가 있습니다.

어린 날의 나를 따라 무작정 버스에서 내렸어요.
낯설지만 익숙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지금의 나에겐 앞마당이 보이도록 낮아진 담벼락들, 그런 담벼락이 미로처럼 이어진 골목길. 그땐 운동장이었던 그 골목이 자동차 한 대 제대로 지나가기 힘든 좁은 길이었다니. 그러거나 말거나 여전히 그곳에는 사내아이들이 있었습니다. 그림자가 길어지다가 사라져버릴 때까지 골목의 품에서 벗어날 줄 몰랐습니다. 마침내 밥 냄새가 피어오르자 엄마가 불렀습니다. 엄마가 밥 먹으라고 내 이름을 불렀습니다.

나는 다시 오늘의 일상으로 돌아옵니다.
엄마가 지은 밥 냄새도 소똥냄새도 없습니다. 버스도 시골의 그 버스가 아닙니다. 땅 밑으로 다니기도 하지만 그곳엔 흙덩이 하나 없습니다. 메마른 서울의 땅. 결코 아스라이 사라지는 법이 없는 석유로 만든 땅, 아스팔트.

저는 그 아스팔트 밑으로 오가는 지하철을 타고 게임 회사로 출근합니다. 끝나는 법이 없는 도시의 길. 뱅뱅 같은 곳을 맴도는 하루들. 마치 모든 일상이 정해진 듯 표지판만 보고 오고 갑니다.

그런데 이 일상이 참 오묘합니다.
분명 힘겨운 굴레인데 간혹 찬란하게 빛나는 순간이 숨어있습니다.
그래서 어르신들이 ‘개똥밭에서 뒹굴어도 저승보다 이승이 낫다’라
고 말했던 걸까요?
반복되는 하루하루가 버겁지만 그 빛나는 순간을 만날 때마다 버석버석 거려도 살아낼 만한 아름다움이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헝클어진 머리로 당신의 퇴근을 반기는 아내의 미소.
아무것도 모르고 무방비 상태로 잠들어 있는 아이의 숨소리,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이웃집 할머니의 반가운 손 인사,
기억날 듯 말 듯 하던 멜로디를 우연히 만난 그 순간.
일상의 빛나는 순간을 만나기 위해 준비할 것이 있습니다.
어려운 건 아니고요, 그저 잃어버린 삶의 유머를 되찾는 일입니다.
큰 행복감을 얻으려는 욕심보다 순간순간의 작은 유머,
작은 감사. 간질간질한 미소를 되찾는 거죠.
하하. 오글거려서 못하겠다고요? 사실 저도 그래요.
그냥 술 한잔 하는 거죠. 표지판 없는 하루를 상상하며
술 한 잔에 잠깐 젖어보는 거죠.
“인생 뭐 있어?”하는 호기도 부려보면서.

음. 다들 그렇게 살고 있는 거 맞죠?
- 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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