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여행에세이 > 국내여행에세이
· ISBN : 9788996884934
· 쪽수 : 272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당신만큼 예쁜 당신의 추억
1부
눈부신 날들 (서울 종로)
사과나무, 천 년의 나무 (부석사)
예쁘다고 말해줄걸 그랬어 (우리 학교)
넌 내 이불이 아니야 (울산바위)
처녀와 여사 사이 (대관령 산골학교)
비키니를 입다 (을왕리)
떠나야 돌아온다 (상하이)
취학통지서 나온 날 (춘천)
2부
내 인생의 황금기 (가평)
그가 나의 이름을 불러주었다 (자라섬)
내 얘기 좀 들어줘 (친구네 나들이)
살.진.요. (이태원)
시간이 구르는 곳 (부산)
할머니 안녕 (6번 국도)
다 가슴 뛰는 탓이야 (제주도)
나에게도 햇살을 (통영, 거제)
3부
나만의 놀이터 (도쿄 1)
긴부라, 시간의 속도 (도쿄 2)
아키 언니, 토닥토닥 (도쿄 3)
우리는 그저 소행성에 모여 사는 (도쿄 4)
인생을 드라마에서 배웠다 (요코하마, 가마쿠라)
스물, 단 하나의 사랑 (요코하마)
마흔, 끝나지 않은 사랑 (가마쿠라)
4부
우린 정말 행복했을까 (프라하)
생각보다 아이는 빠르게 자란다 (빈 1)
브람스를 만나는 길 (빈 2)
타인의 삶 (빈 3)
국경을 넘어 (폴란드)
우리들의 수호천사 (베네치아)
네가 있어 정말 행복했단다 (다시, 프라하)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리하여 4박5일의 꿀 같은 휴가를 얻어 상하이로 떠났다. 짐을 싸면서는 상하이 상하이 트위스트라도 출 것 같았는데 막상 손 흔드는 아이를 뒤로하고 공항버스에 올라타려니 이래도 되나 싶었다. 아니야, 이래도 돼. 아니 이래야 해. 그래야 누구도 원망하지 않고 살 수 있어.
그 시절 집요하게 미래를 떠올리려 애쓴 건 딱 한 번이었다. 과연 어떤 남자일까, 미래의 배우자가 궁금했다. 친구가 시킨 대로 과도를 입에 물고 밤 열두 시에 화장실 거울 앞에 섰다. 혹시나 실망스런 모습일까 무서워 눈을 감은 채로 과도를 내려놨지만, 만약 그때 눈을 떠 거울을 봤다면 지금 남편의 모습이 보였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난 많이 울었겠지!
아이의 몸에 주렁주렁 주삿바늘이 꽂힐 때도,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검사를 할 때도, 시신경이 눌려 초점이 맞지 않는 아이의 눈을 바라볼 때도, 첫번째 수술을 위해 탐스러운 긴 머리를 병원 이발소에서 무참히 밀어버렸을 때도 울지 않았다. 눈물이 나오지 않아서가 아니었다. 울면, 왠지 모든 것이 사실이 될 것 같아서였다. 울면, 계속해서 울 일이 벌어질 것 같아서 참고 또 참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