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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과학 > 생명과학 > 생명과학
· ISBN : 9788997132546
· 쪽수 : 224쪽
· 출판일 : 2015-04-17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성, 죽음, 진화
Part 1 생물학 최대의 미스터리
· 거대한 물건을 가진 오리
· 모든 물고기들의 어머니
· 틱토돈티드의 사랑과 출산
· 여왕도 본 성인영화
Part 2 태초에 성이 있었다
· 사라진 수컷들
· 등잔 밑이 어둡다
· 태초의 성이 있었다
Part 3 성의 기원을 찾아서
· 성의 기원을 찾아서
· 절지동물의 짝짓기
· 물고기의 짝짓기
· 공룡의 짝짓기
· 인간과 포유류의 짝짓기
Part 4 가장 섹시한 동물이 살아남는다
· 정자전쟁
· 고생대 물고기에서 현생 인류까지
에필로그 신비로운 여행은 계속된다
리뷰
책속에서
성과 죽음을 궁극적으로 연결하는 고리는 ‘진화’라고 할 수 있다. 진화란 무엇일까? 길게 이야기하자면 한없이 복잡하지만 핵심만을 간추려 말하면, 진화란 ‘개체들이 환경변화에 적응하거나 생식 능력을 강화함에 따라 하나의 종(種)이 다른 종으로 점차 변화해가는 과정’이다. 다윈 시대의 사람들은 진화라고 하면 주로 적자생존(survival of the fittest)을 떠올렸지만, 다윈은 성선택(sexual selection) 역시 진화의 중요한 동인(動因)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 생물체의 생식방법이 오랜 세월에 걸쳐 정교하게 진화되어 왔다는 사실을 의심할 생물학자들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만일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누군가가 내게 다가와 자못 진지한 표정과 어조로 “짝짓기의 기원을 연구하는 전문가가 되겠습니다.”라고 말했다면, 나는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한사코 만류했을 것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박물관 동료들과 함께 지난 25년간 우리가 발견한 엽기적 사실들을 엮어 짝짓기에 대한 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이러한 발견에는 교미를 통한 체내수정의 기원뿐만 아니라 ‘사상 최초의 척추동물용 페니스’의 복잡한 구조까지도 포함된다. 우리의 논문들은 인간의 진화를 이해하는 데 큰 시사점을 던지지만, 그중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뭐니뭐니해도 ‘수컷의 성기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진화를 거듭해 왔다’는 것이다. 우리는 일련의 독특한 화석들을 면밀히 비교검토하여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어미의 뱃속에서 배아가 자라려면 암컷이 물 속에 알을 낳은 다음 수컷이 다가와 그 위에 정자를 분사하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어미의 몸 밖에서 부화한 새끼들이 어미의 뱃속으로 다시 들어갈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으로부터 3억 8,000만 년 전 석회암이 풍부한 해저에서 암수 물고기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아마도 그들은 짝짓기를 했을 것이다. 매우 은밀하고 복잡하게 사랑을 나누었을 것이다. 그러지 않고서야 어미의 뱃속에서 배아가 자라고 있었을 리 없다. 갑자기 개빈의 행동이 이상해졌다. 그는 맥주 몇 모금을 홀짝이며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다가 가끔씩 혼잣말을 했다. 그러더니 이윽고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 우린 오늘 역사상 처음으로 성행위 장면이 담긴 화석을 발견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