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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97483976
· 쪽수 : 272쪽
· 출판일 : 2016-06-30
책 소개
목차
그날
라희
서아
인철
우민
그리고 재이
그날 이후
작가의 말
해설-가면의 이야기는 계속된다- 정홍수/[문학평론가]
저자소개
책속에서
“분리해야죠. 이제.”
“좋은 말이야. 분리. 하지만 아직은 아냐. 아직은 어쩔 수가 없어.”
“왜요?”
“아직은 내가 누군지 말해주는 게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 같거든. 내가 잘 보이고 싶은 사람이 내가 누군지 말해주는 게 중요하고.”
“좀 지나면 자신이 누구냐고 자신에게 묻게 되겠죠.”
“언제쯤 그럴 수 있을까? 쉽진 않겠지.”“나도 쉽진 않아요. 다른 사람으로 사는 것에 너무 익숙해져 있어서.”
우민이 가둔 동굴에 있는 재이와 인철은 사실 있는 그대로의 재이와 인철이 아니었다. 우민의 결핍이 만든 환상의 사람들이었다. 우민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재이는 어릴 때 야반도주한 엄마와 아버지의 얼굴을 이불 속에서 그려보던 때가 생각났다. 그때 엄마와 아버지는 한껏 미화되어 재이에게 존재했다. 나중에는 도저히 근접할 수 없을 것 같은 안타까움을 주는 존재가 되어 재이는 부모님을 생각하면 더욱 외로워지던 기억이 났다.
글쎄, 우리가 사랑하는 건 누군가와 하는 게 아니라 자기가 원하는, 자기 안에서 만든 사람하고 하는 거야. 거울에 얼굴을 비춰볼 때 좋은 표정을 지으면서 그게 자기 얼굴이라고 착각하잖아. 자기는 항상 좋은 표정만 짓는 여잔 줄 알고. 그렇듯이 상대방을 자기 얼굴에 비추고 그게 그 사람의 모습이라고 확신하는 거지. 전혀 그 사람이 아닌 얼굴을 만들어놓고는 말이지. 그래 놓고 자기가 비추던 그 모습이 아니면 실망했다고 난리 피우고 말이야. 그게 다 뭐겠어? 우린 고정시켜놓은 대로 꿰어 맞추면서 평생 사는 거야. 절정기에 만들어낸 자신과 타인의 이미지를 붙잡고 평생 동안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