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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기독교(개신교) > 기독교(개신교) 신앙생활 > 간증/영적성장
· ISBN : 9788997760985
· 쪽수 : 352쪽
· 출판일 : 2014-12-01
책 소개
목차
여는 글
첫 번째: 침묵 속으로
두 번째: 평화의 기도
세 번째: 어둠에서 빛으로
네 번째: 멈추어 서는 시간
다섯 번째: 영혼을 가만히 흔드는 종소리
여섯 번째: 그것은 사랑!
일곱 번째: 네 믿음이 너를 구했다
닫는 글
저자소개
책속에서
오전에 로마를 떠나 성 프란체스코의 도시인 아씨시에 도착했다. 애초에 이 여정을 준비할 때 제일 먼저 염두에 두었던 도시이다. 십자군 전쟁 시기인 12세기와 13세기에 걸쳐 살았던 프란체스코는 교회가 잃어버렸던 ‘가난’의 영성을 주창하고 구현한 분이다. 본을 잃어버린 채 말에 집착하는 듯한 한국 교회에 대한 염려가 나를 이곳으로 이끌고 온 것이다. 아씨시 아랫마을의 한 수녀원에 여장을 풀었다. 나를 맞아준 분은 내가 이곳을 방문한 최초의 한국인이라며 신기해했다. 문제는 영어를 할 줄 아는 이는 단 한 사람뿐이라는 사실이다. 하지만 염려하지는 않는다. 어떻게든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고 믿기에. 넓은 정원이 참 아름답다. 새소리가 정겹다. 프란체스코는 새들에게도 설교했다고 들었다. 새와도 통하는데 사람하고 안 통할까 싶어 혼자 웃었다.
도시인들은 한 자리에 오래 머물면서 그 장소가 갖고 있는 이야기와 기억들과 접촉을 유지하며 살 기회가 별로 없다. 특히 서울은 좁은 땅의 활용이라는 명분으로 골목길을 없앰으로써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던 기억조차 박탈해버렸다. 근대적 삶은 또한 산문적이다. 시적 광휘의 순간을 알아차리는 감각은 퇴보한 지 이미 오래이다. 사람들은 작은 것들 앞에 멈춰 서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의 숨결이 깃든 세상에 살면서도 경탄할 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