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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엔 누룽지나 오차즈케로

마지막엔 누룽지나 오차즈케로

(삶의 중요한 순간마다 함께했던 혀끝의 기억)

후카자와 우시오 (지은이), 김현숙 (옮긴이)
공명
18,8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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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엔 누룽지나 오차즈케로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마지막엔 누룽지나 오차즈케로 (삶의 중요한 순간마다 함께했던 혀끝의 기억)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97870905
· 쪽수 : 312쪽
· 출판일 : 2025-05-20

책 소개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R-18 문학상’ 대상 작가이자, 한일 양국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재일교포 소설가 후카자와 우시오의 첫 에세이다. 여성, 재일동포, 가족이라는 소재를 주로 다뤄온 그녀는 이 책에서도 끼니와 식구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이 책은 한국 출판사가 기획하고, 올봄에 일본에서 먼저 출간되어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목차

추천의 글|한국어판 서문|사랑스러운 김치|커피를 마실 때|스시를 생각한다|컵라면을 먹다|술과 함께 노래하다|아아, 프라이드치킨|고기를 같이 먹는 사람|보쌈을 앞에 두고|베이글에 크림치즈를 듬뿍 바르고|수제 초콜릿|다이어트와 함께한 긴 여정1|다이어트와 함께한 긴 여정2|호텔에서 마시는 애프터눈 티1|호텔에서 마시는 애프터눈 티2|샌드위치를 한 손에 들고|마지막엔 누룽지나 오차즈케로

저자소개

후카자와 우시오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66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재일교포 소설가로 손꼽히고 있다. 2012년 소설 <가나에 아줌마>로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R-18 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수상작을 포함한 연작 단편집 《인연을 맺는 사람》을 비롯해 《버젓한 아버지에게》, 《푸름과 붉음》, 《바다를 안고 달에 잠들다》 같은 재일코리안 가족이 품은 ‘답 없는 질문’과 마주한 작품들, 현대 여성의 가치관을 파고드는 작품을 연달아 발표했다. 그밖에도 《그림자의 형태》, 《유방의 나라에서》, 《나의 물 을 찾아서》 등의 소설을 썼다. 《자두꽃은 져도》는 조선왕조의 마지막 황태자 이은과 결혼한 황태자비 이방자의 운명을 날실로 하여, 다이쇼 시대부터 전후 시대까지 한일 관계의 복잡한 측면을 묘사한 작품으로 일본 독서계의 큰 반향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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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숙 (옮긴이)    정보 더보기
대학에서 일본어를 전공하고 일본어 잡지를 만들었다. 이후 도쿄에서 3년간 주재원 생활을 하며 그동안 피상적으로 알고 있던 일본 문화와 일본인, 일본 사회, 재일교포에 대한 인식을 실체적으로 깊이 있게 통찰할 수 있었다. 책 관련 일과 도서 번역을 하 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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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텔레비전을 틀면 한국 드라마를 방영하고 구독형 플랫폼에서도 언제든지 볼 수 있다. 길거리 카페에 들어가면 K-POP 아이돌의 노래가 흘러나온다. 일본에서 이렇게 한국 문화가 흔쾌히 받아들여지게 되다니, 정말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다.
이렇게 좋은 시대가 오다니! 감개무량하다.
김치는 예전엔 ‘조선 절임’이라고 했고, ‘김치 냄새 난다’는 말은 조선인에 대한 대표적인 멸시의 표현이었다. 어머니도 예전에 부동산에 서 집주인으로부터 “김치 냄새가 나서 도저히 집을 빌려줄 순 없겠어요!”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이 이야기는 나의 책 《버젓한 아버지에게》에도 소개되어 있다.
사실은 나도 우리 집 냉장고가 항상 김치 냄새를 풍기는 것이 끔찍하게 싫었다. 어른이 되고 나서도 한참 동안 김치를 좋아하지 않았다.

내 기억으론 처음으로 김치를 먹은 것, 아니 더 정확히 말해 김치를 강제로 먹게 된 것은 아마도 6살 때 정도였던 것 같다. 평소엔 거의 집에서 저녁 식사를 하지 않고, 가끔 집에서 드셔도 독상을 받았던 아버지가 그날은 드물게 내 옆으로 와서 앉더니 우리와 함께 식사를 하셨 다. 평소와는 다르게 갑자기 무릎을 꿇고 단정히 앉아야 해서 긴장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묵묵히 식사를 하시던 아버지가 갑자기 자기 앞에 있던 김치를 젓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아이들에게 김치를 먹여!”라고 어머니에게 명령했다. 어머니는 김치를 된장국에 씻어 매운 맛을 조금 희석한 뒤에 내 밥 그릇 위에 올렸다. 나는 공포에 떨며 씻은 김치를 흰 쌀밥과 함께 입안으로 밀어 넣었던 것을 기억한다.
처음으로 먹은 김치는 신맛만 느껴질 뿐 전혀 맛있지 않았다.
그때 내 옆에는 나중에 심장병으로 죽은 언니가 있었는데, 언니도 울먹이며 씻은 김치를 억지로 먹고 있었다. 언니는 먹자마자 바로 토 해버렸고,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당신이 아이들을 한국인으로 제대로 키우지 않아서 그런 거야!”라며 식탁을 뒤집어엎고 말았다.
본문 <사랑스러운 김치> 중에서


스시를 먹기까지 언니가 어땠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식탁을 둘러싼 모습도 기억에 없다.
그러나 언니가 스시를 먹고 나서 스시가 담겼던 상자에 심하게 구토를 하던 모습은 슬로모션으로 머릿속에 새겨져 있다. 언니는 곧 호흡 곤란에 빠져 의식불명이 되었고, 구급차가 와서 들것에 실려 나갔다.
나는 마치 텔레비전 드라마를 보듯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을 현실감 없이 바라보았다.
종업식 다음 날이자 여름방학 첫날, 언니가 구급차로 실려 간 지 13일이 지난 후였다. 사촌 집에서 놀고 있었을 때 전화가 걸려왔다. 평소에는 엄마가 전화를 걸어도 숙모와만 통화했는데, 그날은 드물게 나에게도 전화를 받으라고 했다.
나는 그때도 한창 재미있게 놀고 있던 참이라 전화 받기가 귀찮기만 했다. 쭈뼛쭈뼛 수화기를 들어 귀에 대자, 전화기 너머로 흘러나온 것은 아버지의 목소리였다.
“언니가 죽었다.”
언니는 의식불명인 채로 숨을 거두었다고 한다.
나는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언니가 죽다니? 상상도 못 해 본 일이었다. 부모님도 언니가 죽을 병에 걸린 거라고는 말해주지 않았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퇴원해서 돌아올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스시는 언니가 마지막으로 먹은 음식이었다. 스시를 토하던 모습이 내가 본 언니의 마지막 움직임이었다.
스시는 언니가 준 레코드를 차버린 내 태도를 떠올리게 한다. 언니가 계속 입원해 있기를 바랐던 나 자신이 싫어서 견딜 수가 없다.
그래서 나는 스시를 피했다.
그러나 스시와 언니의 죽음은 어머니에게 있어서는 연관이 없는 듯, 우리 집에서는 그 후에도 무슨 일이 있으면 아무렇지도 않게 스시를 배달시켜 먹었다. 내가 먹다가 남기면 편식이 심하다고 야단을 맞았다.
왜 안 먹느냐고 물어도 나는 좀처럼 대답을 할 수 없었다.

본문 <스시를 생각한다> 중에서


2023년 4월에 서울에 갔을 때, 한국에서는 어떤 디저트와 음식이 유행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경복궁 가까이에 있는 삼청동을 산책했다. 그러다 한 베이글 전문점을 발견했는데, 입구에 대기줄이 무척 길었다.
삼청동은 젊은 세대도 많이 오는 곳으로 한국의 패션이나 음식 트렌드를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도쿄로 치자면 오모테산도나 아오야마쯤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베이글 가게 앞에서 줄을 서려고 하자 한국 전화번호가 없으면 순서를 기다릴 수 없는 시스템이었다. 할 수 없이 가게 안에서 먹는 것은 포기하고 포장을 해서 돌아가기로 했다. 테이크아웃은 기다리지 않고 바로 살 수 있었다.
가게 안에는 생크림을 얹거나 초콜릿 코팅을 한 화려한 베이글들이 선반에 즐비하게 놓여 있었다. 내가 생각했던 심플한 베이글이나 샌드위치도 있었지만 색채가 화려한 베이글 종류가 너무 많아 과연 이것들을 베이글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길 정도였다. 일본의 베이글 가게에서도 같은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
이런 시도도 나쁘지 않다. 음식이 원래의 형태를 넘어 독자적으로 진화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식문화가 풍부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한국에서 먹는 한국식 돈가스도, 미국의 일본식 레스토랑에서 조우한 화롯불 구이도, 캘리포니아 롤도, 오키나와에 갈 때마다 먹는 스팸 오니기리도, 그건 그것대로 좋다고 생각한다.
나에게는 익숙한 재일동포 요리도 현지 한국인이 보면 이상하게 보이는 음식이 있는 것 같지만, 나는 오히려 그 점이 사랑스럽고 뿌듯하다.
음식 원리주의는 편협한 내셔널리즘과도 연결되고, 나는 원래부터 음식에 국적이나 국경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2022년에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라는 영화를 딸과 함께 보러 갔다.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이 중국계 이민 가족의 이야기는 엔터테인먼트적인 색채가 강하지만 근간에는 모녀의 갈등도 그려져 있다. 모녀란 영원히 싸우는 관계라는 것도 영화에서는 암시되어 있다.
딸과 둘이 사는 우리 모녀에게는 가슴 깊이 와 닿는 메시지였다. 넘치도록 많은 표상이 내포된 이 영화는 복잡성의 상징으로 검은 베이글이 나와, 그 메타포도 우리 모녀에게 강렬하게 남아 있다. 시커먼 모습으로 계속 회전하는 베이글은 이 세계의 혼돈을 나타내고 있는 듯했다.

유대계 이민자에 의해 퍼진 베이글. 그래서인지 영화 속의 검은 베이글은 유대인의 나라로 존재하는 이스라엘이 전쟁을 하고 있는 지금의 현실을 예언한 것처럼 느껴진다. 지금에 와서 이러한 생각이 드는 것은 지나친 것일까.
본문 <베이글에 크림치즈를 듬뿍 바르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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