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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정치학/외교학/행정학 > 외교정책/외교학
· ISBN : 9788998277116
· 쪽수 : 383쪽
· 출판일 : 2025-04-15
책 소개
이 책의 저자들은 작금의 정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오랫동안 고민하던 중 ‘공화주의’를 새롭게 발견하고, 그간 열성적으로 연구하고 집필에 매진해왔다. 저자들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 제22대 총선과 12·3 계엄 국면을 계기로 우리 사회가 처한 파국적 정치현실의 원인을 분석하며, 이를 극복할 대안으로 공화주의를 제시한다.
대한민국의 헌법 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는 대개가 알고 있는 조항으로, ‘민주’, ‘민주주의’는 이미 알고 있는 개념이라고 생각하지만, 이와 달리 ‘공화국’, ‘공화주의’를 새삼 물어본다면 쉽게 말문이 열리지 않는다. 이 책은 저자들이 본인들의 삶을 여정을 회고하며, 시민들이 알기 쉽게 ‘공화주의’의 역사적 유래와 그 의미를 로마와 미국의 구체적 경험, 한국의 헌법 사례 등을 통해 새롭게 조망하며, 우리 정치의 나아갈 바를 모색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으로 새로운 대통령 선출과 제7공화국이 호명되는 지금, 위기의 한국의 정치가 어디로 가야 할지, 이 책을 통해 익숙한 듯하지만 새삼스러운 ‘공화주의’를 통해 접근하는 작은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목차
공화주의와 위기의 한국
- 좌우 진영논리 넘어 새 정치관을 향해
1부 기독교인 헌법학자 강경선의 삶 속 정치
제1장 공화주의로의 여정에 오르다
제2장 제헌과 개헌을 다시 생각하며
2부 통일을 꿈꾼 정치학자 조민의 삶 속 정치
제3장 다시 꿈꾸는 통일
제4장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3부 기독교인 철학자 한면희의 삶 속 정치
제5장 역사적 공화주의와 마이클 샌델, 공화적 지성
제6장 민주화운동 끝자락서 마주친 주사파 정치
제7장 공화주의의 자유와 기독교 정치관, 극우 파시즘
책속에서
위기에 처한 한국, 공화주의에서 길을 찾다!
본 저술은 세 사람이 글을 쓰게 되었는데, 집필 동기는 대한민국이 위기 국면에 처해 있다는 공통의 인식 속에 새로운 돌파구를 열어 희망을 되살려가자는 데 있다. 세 사람은 2018년 21세기공화주의클럽(공화21) 창립 당시부터 대표단을 이룬 인물들로 2024년 4월 10일 제22대 총선을 평가분석하면서 향후 우리 사회에 닥칠 정치적 위험성을 상당히 높게 감지하고 있었다. 불행하게도 우리가 예상한 정도를 단박에 뛰어넘는 파국적 사태가 초래되었다. 윤석열 대통령에 의해 12·3계엄령이 선포되었고, 곧바로 국회의 탄핵 소추가 진행됨으로써 국정이 최악의 혼란에 직면한 것이다.
이에 각자가 고유하게 살아온 삶의 여정 속에서 겪은 관련된 정치사회적 문제를 회고적으로 직시하고, 그 해법을 공화주의에서 모색하여 제시함으로써 대한민국이 가야할 앞날에 빛의 탐조등을 비추도록 노력하자고 결의하였다. 2025년 새해 설날 무렵에 글쓰기를 시작하였고, 3월 중하순 무렵에 출판사로 원고가 넘겨졌으니 본 글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여부에 대한 결정이 내려지기 전에 쓰인 것임을 밝히고자 한다.
공화21의 초대 상임대표를 역임한 강경선은 헌법학자로서 제1부의 1장과 2장을 집필하였다. 제1장에서 그는 72세에 이른 자신의 삶의 과정을 정반합의 세 단계로 상정하였다. 정(正)의 단계는 성찰 속에 학문 탐구의 길로 들어섰지만, 민주화에 대한 의식을 명료하게 갖지 못했던 시절이다. 반(反)의 시절은 민주화 의식을 공고히 갖고 실천에 임했던 때이다. 방송대 법학과 교수로 부임한 직후 학내 민주화에 나섰고, 동시에 87년 민주화 항쟁 시절이었기에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활동에 동참했으며, 또한 활동의 학문적 기초로서 법학의 민주화를 선도했다. 이때 그가 가진 모토는 칸트(I. Kant)가 언급한 “해야 하기 때문에, 할 수 있다(Du kannst, denn du sollst).”는 것이었으며, 이것은 그에게 바른 것(규범)은 반드시 이룰 수 있다는 신앙의 표현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시기에 청춘을 바쳐 온몸으로 구현한 민주화운동도, 마침내 떠날 때가 되었음을 고백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제 민주주의가 한 단계 승화되는 공화국 실현이 당면 과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그는 합(合)의 새 지평에 발을 디디게 되었고, 공화주의에서 희망을 찾아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밝히고 있다.
강경선은 제1장 말미에서 인권의 최후 보루이자 국가 존립의 정당성을 띤 사법부가 헌법의 가치를 수호하는 데 주력해야 함을 주장하면서 제헌과 개헌에 대한 소신을 제2장서 밝히고 있다. 최근의 개헌 정국이 점차 다가오면서 이를 대비하기 위해 최근 15년 간의 우리 헌법 사례 몇 가지를 통해서 헌법에 대한 기본적 이해를 돕고자 하였다. 헌법이란 것이 단순히 헌법조문에 쓰인 것만이 아니라 조문을 뒷받침하는 수많은 불문, 성문의 규범들이 실질적 헌법이라는 점을 밝히고자 애썼다. 독자들이 함께 그 이해를 위해 힘써서 향후의 개헌정국에 슬기롭게 대처해주기를 기대해본다.
제2부의 3장과 4장은 통일연구원의 부원장을 역임한 정치학자 조민이 집필하였다. 조민은 제3장에서 통일의 꿈을 잃지 않고 통일로 가는 길을 고민하고 있다. ‘분단평화 너머 통일평화’로의 인식 전환을 요구하면서 우리들이 섬과 같은 좁은 땅에서 벗어나 대륙을 향한 웅비를 일깨운다. 그는 북한이 체제 안정과 평화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져있음을 드러내었다. 한반도 평화를 내세우면서 개혁개방과 경제 활성화에 주안점을 두게 되면 인민의 깨인 자각으로 인해 체제 불안정이 심화되는 반면, 체제 안정을 도모하여 인민 통제에 주력하게 되면 부단히 전쟁위기를 고조시키게 됨으로써 고립화를 자초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딜레마에 빠진 결정적 이유는 주체사상에 따른 수령의 독재를 구축하는 체제이기 때문이다.
특별히 주목되는 바는 주체사상에 대한 체계적 분석이다. 그는 주체사상이 ‘사람 위주의 철학’이라고 하면서 김일성을 우상화하는 하나의 ‘정치종교’라고 규정하였다. 평화통일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남북한 모두 주체사상의 환각과 주술(呪術)에서 깨어나야 함을 역설하였다.
제4장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에서는 한반도 통일과 민족 정통성 문제를 다루었다. 그리고 남북한 정통성 문제의 소재(所在)로 남북한 각각의 책임을 짚었다. 남한은 친일청산의 좌절에 따른 원죄의식, 전쟁을 일으킨 북한의 민족공동체 파괴를 지적했다. 정통성의 세 측면으로 건국세력의 성격, 국가의 존재이유, 국가비전 등을 비교분석하였다.
제3부는 현재 공화21의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철학자 한면희가 집필하였다. 5장은 공화주의(republicanism)가 역사적으로 로마에서 기원하였고, 미국에서 건국 당시에 고유하게 피어났음을 밝히고 있다. 로마 공화주의는 서로 다른 계급 간의 차이를 수용하여 군주제 요소의 집정관과 귀족제 요소의 원로원, 민주제 요소의 (평)민회를 삼각으로 설정함으로써 나라를 강건한 체제로 구축하였고, 무엇보다도 시민으로 하여금 법 이외에 누구의 지배도 받지 않는 자유(liberty)를 누리도록 한 데서 찾을 수 있다. 미국 건국의 공화주의는 옛것을 새 시대에 맞게 창안하여 대통령이 이끄는 행정부와 민의 대변의 입법부, 법의 수호자 사법부로 배치함으로써 서로 견제와 균형을 통해 나라의 안정과 공고화를 도모하였으며, 새로운 아메리카 대륙을 찾아온 개척자 시민들 누구나 자유를 누리되, 공동체로 모인 자신들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을 만큼 미덕을 갖추어 자치가 가능하게 조성하며, 개개인의 호불호를 넘어 공동선을 지향하여 좋은 사회를 만들어나가자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6장에서 필자는 청년 시절 대학 강단에 섰을 때 기독교적 양심의 울림에 따라 노동운동의 깃발에 동참함으로써 사회민주화 대열에 함께 한 이래 환경 분야의 시민운동을 거쳐 정치운동으로 이어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음을 술회하였다. 당시 재야민주화 시절의 노동운동과 창조한국당 대표 때에 겪은 민주화 내 일부 위험 요인을 감지하고 있었던 차에, 최근 정치적 진영정치에 국민까지 가세하는 형세로 대립적 배타성이 강화되는 데 대해 깊은 우려를 느끼게 되었고, 배후의 출처를 추적함으로써 민족해방 계열(NL)의 주사파 종북주의자의 정치 행태가 지닌 위험성을 다시금 자각하게 되었다.
7장에서는 미국 공화주의의 자유가 공적인 성격의 것으로 뿌리박힌 자아(encumbered selves)의 인간상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드러내고 있다. 이것은 미국 공화주의의 뿌리가 청교도인 까닭에 성경의 정신이 반영된 것이어서 자유주의의 무연고적 인간상과 상반된 것임을 밝히었다. 기독교가 상극인 마르크스 사회주의(공산주의)를 기피하고자 그 대립항인 자유주의를 수용한 것은 이해할 만하지만, 자유를 간섭을 받지 않거나 선택의 기회를 갖도록 하는 데서 찾는 자유주의로 인해 도리어 낙태나 동성애, (조력)자살과 같이 성경에 반하는 문화가 확산되는 문제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결국 기독교가 마르크스주의와 자유주의 양자의 딜레마 상태에서 벗어나려면 성경에 기초한 청교도 정신의 공화주의에서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으며, 자칫 극우 파시즘으로 미끄럼을 타는 유혹에서도 벗어나게 된다고 판단하였다.
공화적 지성은 시민의 자유를 적극 허용하되 그 자유를 법 이외에 누구의 지배도 받지 않는 것이자 공적인(public) 것으로 간주한다. 그것은 시민의 미덕을 함양하고, 현존하는 계층 간의 차이가 있어도 배척하기보다는 서로 포용하며, 목적하는 바로서 공동선(common good)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공적 조화를 이루도록 촉구하기 때문에, 오늘날 첨예하게 맞서는 대한민국의 적대적 진영정치를 해소하는 데 기여할 유력한 방안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