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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기호학/언어학 > 언어학/언어사
· ISBN : 9788998408169
· 쪽수 : 312쪽
· 출판일 : 2017-09-25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말 - 언어에서 삶을 그리고 사회를 …… 5
추천의 글 - 믿음 가는 국어운동가의 올곧은 생각 …… 10
1부. 말의 여러 가지 얼굴
1장. 생명의 언어-위험에 빠뜨리는 말 …… 17
2장. 존엄의 언어-‘무릎 지뢰’처럼 주눅 들게 하는 말 …… 25
3장. 권리의 언어-어려운 이의 어려움을 키우는 말 …… 30
4장. 살림의 언어-일의 효율을 떨어뜨리는 말 …… 39
5장. 평등의 언어-배제와 차별을 숨기는 말 …… 46
6장. 공생의 언어-사람의 값어치를 뭉개는 말 …… 54
2부. 언어는 인권이다.
1장. 3D 프린터, 유치한 ‘삼디’, ‘스리디’ 논쟁 …… 63
2장. 짜장면과 자장면, 정말 무엇이 맞을까? …… 71
3장. 누구라도 어떤 단어를 몰라 죽게 해선 안 된다. …… 83
4장. 한글 창제 정신은 오늘날의 인권 의식 …… 89
5장. 언어는 인권이다. …… 98
6장.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국어를 지킨다. …… 110
3부. 현대인은 국어를 사랑하지 않는다.
1장. 한국어, 생존이 문제는 아니다. …… 127
2장. 똥통에 빠져 죽은 악질 조선인 형사 …… 133
3장. 최초의 한글 말뭉치, 《독립신문》 …… 141
4장. 서울역 화물창고에서 되찾은 한국어 …… 150
5장. 고문 용어까지 우리말로 바꿔낸 말글 해방 …… 155
4부. 우리는 왜 국어를 사랑하지 않게 되었을까?
1장. 민족에게 배신당한 말글 민족주의 …… 167
2장. 다시 민족주의의 손을 들어준 박정희 …… 175
3장. 독재의 언어로 악용당한 민족어 …… 183
4장. 자유를 얻고 영혼을 내준 우리말 …… 195
5부. 영어, 그 지나침이 고통을 주기에 비판한다.
1장. ‘사대주의’라는 말로는 비판할 수 없는 영어 남용 …… 209
2장. 국어사전에 있는 영어는 모두 외래어인가? …… 216
3장. 나이 드신 어머니가 알아들을 공문서를 쓰라 …… 224
4장. ‘IMF’는 ‘외환위기’가 아니다. …… 230
5장. 영어로 하는 대학 강의는 학습권을 침해한다. …… 237
6부. 한자 모르면 낱말 이해가 어려울까?
1장. 시각장애인은 한자어를 이해할 수 있을까? …… 243
2장. 한자, ‘표기’가 아니라 ‘교육’의 문제다. …… 249
3장. 한글 세대의 문해력은 세계 최상위 수준 …… 258
4장. 한자어 32%만 한자로 뜻 설명된다. …… 265
5장. 고유어든 한자어든 이해 구조는 같다. …… 279
6장. 한글 시대를 선포한 헌법재판소 …… 289
맺음말. 다시 국어를 사랑하기 위하여 …… 295
참고한 글 …… 305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 결국, 나는 ‘사회’와 ‘민족’ 이전에 한 개인의 문제로 눈을 돌렸다. 그런 영감을 준 기억이 떠올라서였다. 바로 젊은 날 민주화운동을 하다 구속되었을 때 감옥에서 나와 한방을 썼던 잡범들. 배운 것 없어 어려운 말 앞에 주눅이 들고 자기변호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던 사람들이었다. 그 기억 속에서 나는 언어 문제가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의 보장에 얼마나 중요한지 곰곰이 짚어보게 되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언어는 인권이라는 깨달음에 이른 것이다. 2008년께의 일이다. 국민의 삶을 규정하는 공공언어 사용에서 알 권리를 보장하는 문제는 곧 내 운동의 핵심 가치가 되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영국과 스웨덴 등에서 이미 그런 운동이 일어나 이어지고 있었고, 다시 따져보니 570여 년 전에 세종께서 그런 정신으로 한글을 창제하신 게 아니었나 싶었다.
그 뒤 공화주의 사상을 접하면서 나는 언어와 민주주의, 민주공화국의 관계를 다시 성찰하게 되었다. 민주주의를 그저 절차나 선거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시민의 자유와 인간적 존엄을 지키기 위해 시민이 정치에 참여하는 문제로 보게 된 것이다. 시민이 공론을 만들어가는 공간인 공론장의 언어는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는 쉬운 말, 민주적 토론을 북돋울 시민적 예의가 깃든 말이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국어를 지키고 사랑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
- 서문 중에서
정부 등 공적 기관이 정하여 사용하는 공공언어 가운데 어려운 말은 무엇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아주 교묘하고도 비열한 방식으로 국민의 알 권리와 평등권을 짓밟기도 한다. 누구나 경험했음 직한 그런 일들은 남이 나를 무식하다고 무시할까 봐 제대로 알려지지 않을 뿐이다. 흔히들 생각하는 것보다 자주 우리는 어려운 말을 하는 사람 앞에서 절절매거나 할 말을 못 하게 된다. 심하게는 개인의 존엄을 무시당하는 일까지 벌어진다. 나는 지금부터 그런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차별을 은폐하려는 용어 사용은 오히려 차별을 더 강화한다. ‘다문화주의’가 중요하다면서 여기저기서 다문화, 다문화를 떠들다 보니까 어느새 ‘다문화’는 외국 이주민 가족의 우스꽝스러운 별명이 되어 버렸다. 차라리 분명하게 정체를 알려 주는 ‘이주민 가족’이라 부르는 게 이들에게 필요한 사랑과 도움을 끌어내는 데에 더 유리하다. 사람은 빵만으로 살 수는 없다. 존엄한 인간으로 살아가도록 보장하려면 언어에서도 차별하지 않고 대등한 공동체 성원으로 대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