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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운동 > 사회운동가/혁명가
· ISBN : 9788998553029
· 쪽수 : 264쪽
· 출판일 : 2013-05-10
책 소개
목차
1. 운명적 동반자
2. 세상속으로
3. 절망과 분노
4. 인간의 존엄성을 위하여
5. 또 다른 운명의 시작
6. 최악의 상륙작전
7. 언론플레이
8. 게릴라들과 농민들
9. 대장 체 게바라
10. 사회의 개혁자
11. 독재정권의 몰락
12. 혁명 정부
13. 외로운 혁명가
14. 또 다른 시작
15. 영원한 생명을 얻다
저자소개
책속에서
방학이 끝나고 에르네스토는 부에노스아이레스로 돌아왔다. 그 당시 아르헨티나는 후안과 에바 페론 부부가 권좌에 있었고 그들 부부가 인생의 절정기를 누리고 있었기에 부에노스아이레스는 라틴아메리카의 그 어느 도시보다 유럽적인 풍취가 흘렀고 마치 유토피아인 듯 흥청거렸다. 에르네스토는 그러한 생활에 어울려서 흥청거리지 않았다. 오히려 빈민촌을 찾아다니고 그들과 어울리며 살아가는 세상 이야기에 더욱 귀를 기울이곤 했다. 뿐만 아니라 부모님께 의지하지 않기 위해 도서관 사서, 선원, 신발 판매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해 돈을 벌었다. 또한 펜싱과 권투, 바스크 지방의 민속경기인 펠로타에까지 빠져들었다. 천식으로 인해 깊은 밤 잠 못 이룰 때는 독서를 하며 고통을 이겨내곤 했다.
“사실 박사님처럼 진보적인 분이 어찌하여 인디오나 메스티소에 대해 대안이 없고 비생산적인 책을 쓰셨는지 이해가 잘 안 됩니다.”
박사는 절대적으로 동감한다는 표정으로 이렇게 중얼거렸다.
“그래, 자네의 지적은 정확했네.”
약간은 불편한 작별을 나눈 두 사람은 박사의 집을 벗어난 뒤 한동안 말없이 걸었다. 답답함을 참지 못해 먼저 입을 연 것은 알베르토였다.
“넌 왜 그렇게 뻔뻔하냐! 박사가 우리에게 어떻게 해주었는데…그것도 모르고…꼭 그렇게 말할 필요까진 없었잖아.”
“알아 그럴 것 같아서 책에 대한 질문을 피해가려고 했는데 어쩔 수 없었어.”
“그래도 그렇지…”
“형. 나도 누군가를 나의 잣대로 판단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남에게 상처 주고 싶지 않단 말이야. 하지만 거짓말을 하는 것은 더욱 더 참을 수가 없어.”
뼛속 깊이 파고드는 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던 어느 날, 체 게바라는 마리아 안토니아라는 여인의 작은 아파트에서 멕시코로 추방당한 피델 카스트로와 처음으로 만났다. 체 게바라는 2미터에 가까운 큰 키와 새까만 머리카락에 덥수룩하게 수염을 기른 강인한 인상을 가진 피델을 보는 순간 그에게 흠뻑 빠져들었다. 또한 그 어느 때보다 혁명의 성공을 위해 한 사람의 동지가 매우 절실했던 피델도 체 게바라의 범상치 않은 인상을 살피고 있었다. 피델은 그런 자신의 마음을 꿰뚫고 있는 듯한 체 게바라의 솔직한 눈빛이 그 무엇보다도 마음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