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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98791698
· 쪽수 : 328쪽
· 출판일 : 2017-08-11
책 소개
목차
제1화 귀자모화
제2화 붉은 구슬
제3화 춘화추등
제4화 얼굴 바라기
제5화 쇼스케의 이불옷
제6화 미아 방지 목걸이
제7화 다루마 고양이
제8화 고소데의 손
제9화 목맨 본존님
제10화 신이 없는 달
제11화 와비스케 동백꽃
제12화 종이 눈보라
리뷰
책속에서
사키치는 오미요만이라도 가마에 태워 주고 싶었지만, 진료비가 생각보다 많이 나와서 그의 품에는 글자 그대로 땡전 한 푼 남아 있지 않았다. 둘 다 아침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했고 의원에서는 한참을 기다려야 해서 몸이 식을 대로 식고 녹초가 되어 있었다.
흘러오는 국수 국물 냄새, 노점에서 초밥이나 튀김을 집어먹는 직공 같은 남자들, 심부름을 나선 꼬마가 찬가게의 콩조림을 주발 가득 사서 돌아가는 모습―그 모든 것을 외면하고 그저 걷기만 했다. 솜옷을 입고 추위에 달달 떨면서 곁을 걷고 있는 오미요도 그런 모습을 다 보고 자신과 똑같이 느낄 게 분명한데도 배고프다는 소리를 한 마디도 하지 않자 사키치는 울어 버리고 싶을 만큼 비참했다.
그런데 중매인 가카가 가져온 혼담은 후카가와 기타모리시타초에 있는 나막신 가게 ‘기야’의 외아들 시게타로가 그런 오노부의 ‘외모가 마음에 들어서’ 색시로 삼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였다. 오노부에게 첫눈에 반했다, 못 잊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더구나 나막신 가게의 시게타로는 후카가와 근방에서 이름난 미남이다. 남편도 있는 속요 사범부터 우물가에서 남편 훈도시를 빨래하는 아주머니들까지 배우처럼 잘생겼다고 화제로 삼을 만큼 잘생긴 남자였다. 그러니 젊은 아가씨들은 어떤지 더 말할 것도 없었다.
그 시게타로가 오노부를 아내로 삼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그런 일이?”
얼빠진 소리를 지른 구경꾼을 관리인이 무서운 얼굴로 노려보았지만 다른 누구보다 오노부가 그렇게 소리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이야기가 어디 있을까.
불이 난 때는 섣달 스무여드렛날 밤, 이타미야 사람들이 모두 깊은 잠에 들었을 즈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