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큰글자책] 만하몽유록](/img_thumb2/9791128827358.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전 한국소설
· ISBN : 9791128827358
· 쪽수 : 573쪽
· 출판일 : 2024-01-26
책 소개
목차
만하몽유록
제1회 서재의 꿈은 지리도 한데 도원의 말은 거나하구나
제2회 비장(飛將)이 출두하니 그 위엄에 겁냈다가 대인이 동포라서 깊은 정감 느꼈네
제3회 조각배로 떠도는 사람 조석으로 이리저리 천고의 명승지서 풍월을 읊도다
제4회 은하수 건너 여러 신선을 보고 아래 세상 백성 위해 상제께 상소하다
제5회 배 잃고 말 얻으니 득실이 반반이요 바다보고 뭍도 보니 유람이 완전하다
제6회 남자 되고 여자 되니 이도 저도 아름답고 처도 두고 첩도 두니 둘 모두 못 잊겠네
제7회 저승 들어 충신 역적 상벌을 보고 신궁에 가 조손간의 정을 풀도다
몽유록발
원문
제1회 芸窓之夢支離, 桃源之說汗漫
제2회 飛將出頭忽?威風, 大人同胞頗深情地
제3회 一扁浮家朝東暮西, 千古名區吟風弄月
제4회 渡長漢見列仙, 爲下民訴上帝
제5회 失舟得馬得失相半, 遊海覽陸遊覽兼盡
제6회 爲男爲女此亦美彼亦美, 有妻有妾前不忘後不忘
제7회 入地府而見忠逆之賞罰, 到神宮而?祖孫之情誼
夢遊錄跋
부록
몽유록서(夢遊錄序)
행장(行狀)
친필본 영인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에서
이때에 한 사람이 배 안으로부터 나오는데 그 사람을 자세히 보니 곧 태을진인이었다. 내가 기뻐하며 물었다.
“백옥경의 선관께서 무슨 일로 이 땅에 오셨습니까?”
그가 대답하였다.
“나는 상제의 명령으로 와서 이 배를 전해 주노라. 이 배는 가슴 바다[胸海]에 정박했던 것이니 다시는 잃어버리지 말라.”
말을 마치자 바람을 부려 공중으로 날아올라 가 버렸다. 내가 공중을 향하여 절하며 감사해하고 그 배를 보니 곧 전날에 타던 유심주(遊心舟)였다. 즉시 배에 타고 강을 건너 강 언덕에 도착하였다. 언덕 위에 한 장부가 말에 기대어 기다리고 있었다. 그 사람을 자세히 보니 곧 황건역사였다. 내가 물었다.
“지부의 신장께서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내가 염라대왕의 명령을 받아 와서 이 말을 전한다. 이 말은 영대(靈坮)에 매어 두었던 것이니 다시는 잃어버리지 말라.”
말을 마치자 갑자기 보이지 않았다. 내가 땅을 향하여 절하며 감사해하고서 그 말을 살펴보니 곧 전날 부리던 종의마(縱意馬)였다. 이에 육로를 다닐 때는 말에 배를 싣고 수로를 다닐 때는 배에 말을 실으니, 그 편리함이 이보다 더할 수 없었다. 얼마 되지 않아 고향에 달려 들어와 들의 못가에 배를 정박해 놓고 한 다발 꼴을 말에게 먹이니 곧 가슴속의 풀들이다.
북풍이 크게 일어나 준마가 길게 울고 가벼운 배가 흔들렸다. 내가 놀라 깨니, 꿈속 일이 길게 펼쳐지고 정신이 황홀하여 꿈인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으며 살아 있는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았다. 속으로 생각하기를 ‘꿈인가, 생시인가, 어찌 그리 황홀하고 예측하기 어렵나’라고 하였다. 이에 손발을 펴 보고 정신을 수습하여 몸을 일으키고 눈을 뜨니, 완연히 꿈에서 깨어났다. 밤은 깊고 깊으며 사방 이웃은 조용하였다. 다만 보이는 것은 창가 개똥벌레의 밝은 빛이요 들리는 것이라곤 벽에 붙은 벌레의 찌르르 대는 소리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