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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씨책] 프레스코](/img_thumb2/9791128866272.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동유럽소설
· ISBN : 9791128866272
· 쪽수 : 492쪽
· 출판일 : 2022-07-28
책 소개
목차
프레스코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에서
그들은 둘이서 그림을 그린다. 어누슈커와 아담 둘이, 그것도 집에서. 어누슈커는 가끔 글을 쓰기도 한다.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어누슈커와 아담이 사는 집은 이제 그림으로 가득하다. 그림을 쌓아 놓을 자리가 더 이상 없을 정도가 되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림을 보여 주지 않는다. 전시를 하지도 않는다. 전시회에 그림을 가지고 나오는 일은 한 번도 없었다. 그들은 둘이서 재떨이를 주물러 만들고 체스에 쓰는 말을 깎는다. 그리고 상자에 그림을 그린다. 그것으로 그들은 살아간다.
(…)
언주는 어누슈커가 큰 그림을 그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교회에서 늘 보던 그런 그림을 그릴 것이라고 믿었다. 재작년이었다. 언주가 아직 장화를 갖고 있을 때였다. 그때 그는 화가들의 전시회에 갔다. 그림을 계속해서 바꿔 걸고 입장료도 무료인 전시회였다. 드디어 어누슈커의 그림이 걸리겠구나 하고 그것을 볼 거라고 기대했다. 전시회를 알리는 광고에도 젊은 예술가들의 작품 전시회라고 쓰여 있었기 때문에 언주는 어누슈커의 그림이 걸려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그러나 아니었다. 어누슈커가 그린 그림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형편없는 그림들만이 걸려 있었다. 형편없는 그림 옆에는 더 못한 수준의 것이 걸려 있어서 어느 것 하나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일꾼들이 거의 모든 그림에서 망치질을 했다. 쇠를 녹여 붓는 장면도 있고. 그림에 나오는 사람들의 얼굴은 일에, 그리고 쇠를 녹이는 열에 붉게 상기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