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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책] 일본영대장](/img_thumb2/9791128868238.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전 일본소설
· ISBN : 9791128868238
· 쪽수 : 490쪽
· 출판일 : 2023-03-28
책 소개
목차
권1
권1-1 첫 오일(午日)에 말 타고 오는 행운
권1-2 2대째에 찢어져 버린 부채의 바람
권1-3 풍파 속을 순탄하게 나아가는 진즈마루(神通丸)호
권1-4 옛날은 외상 장사 지금은 현금 장사
권1-5 세상의 탐욕 속에 입찰로 얻은 행운
권2
권2-1 세계 최고의 셋집 대장
권2-2 설상가상의 겨울 벼락
권2-3 재략(才略)을 크게 발휘한 다이코쿠(大黑)
권2-4 덴구(天狗)는 가명(家名), 깃발에는 풍차
권2-5 뱃사람과 마부들로 바쁜 아부미야(?屋) 집 마당
권3
권 3-1 약 달임이 보통과 다른 시약(試藥)
권 3-2 고향으로 옮겨 간 욕조 가마의 대신(大臣)
권 3-3 관음의 눈도 빼 가는 세상
권 3-4 고야산(高野山) 차전총(借錢塚)의 시주(施主)
권 3-5 종이옷 부자가 찢어질 때
권4
권 4-1 신께 바친 공물 담은 네모 쟁반
권 4-2 마음을 접어 넣는 고필 병풍(古筆屛風)
권 4-3 행복의 씨앗을 뿌리는 새전
권 4-4 차(茶)의 십덕(十德)도 한 번에 모두
권 4-5 이세(伊勢) 닭새우의 고가 매입
권5
권 5-1 도무지 벌이가 되지 않는 시계 세공
권 5-2 살아가는 것은 요도가와(淀川)강 잉어 행상처럼
권 5-3 콩 한 알이 빛나는 석등
권 5-4 아침에는 소금 바구니 저녁에는 기름통
권 5-5 3돈 5푼 새벽녘의 돈
권6
권 6-1 돈이 되는 나무는 문 앞의 호랑가시나무
권 6-2 잘 고른 양자의 뛰어난 장사 수법
권 6-3 사재기는 세상이 태평할 때
권 6-4 재산을 불리게 했던 요도가와(淀川)강의 옻나무
권 6-5 지혜를 달아 보는 88세의 평미레
간기
부록
에도 시대의 단위 표기
≪일본영대장≫과 동아시아의 경제 소설
해설
지은이에 대해
지은이 연보
옮긴이 후기
옮긴이에 대해
책속에서
인간은 선과 악 사이에서 흔들리며 살아가기 마련인바, 정의로운 지금의 이 세상을 느긋하게 살아가는 사람이야말로 사람 중의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범인(凡人)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범인에게 일생 일대사란 바로 이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것이기에, 사농공상은 말할 것도 없고 신불(神佛)을 섬기는 승려나 신직(神職)에 있는 사람들도 검약(儉約) 신의 계시에 따라 열심히 돈을 모으지 않으면 안 된다. 이 돈이야말로 양친(兩親) 다음으로 중요한 생명의 부모인 것이다.
무릇 인간의 목숨이라는 것은, 길다고 해 봐야 내일 아침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법. 짧게는 오늘 저녁도 모르는 것이다. 그렇기에 옛사람들도 천지는 만물의 역려(逆旅), 광음(光陰)은 백대(百代)의 과객(過客), 부세(浮世)는 몽환(夢幻)이라고 말했던 것인가? 눈 깜짝할 사이에 화장터의 연기가 되어 이 세상에서 사라져 버린다면 아무리 금은(金銀)이 있다고 한들 기와나 돌덩이만도 못하고, 황천에서도 도움이 될 리 없을 것이다.
그런데 역시 이 돈을 남겨 두면 자손을 위해서는 도움이 되기는 할 것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세상 사람들이 바라는 것 중에서 돈의 힘으로 안 되는 것은 천하에 다섯 가지가 있을 뿐이니, 이것은 바로 사람 마음대로 되지 않는 목숨을 말하는바, 그 이외에는 돈이면 다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금은보다 월등한 보물선이 따로 있을쏘냐?
<권1-1 첫 오일(午日)에 말 타고 오는 행운>에서
에도에 사는 어떤 남자가
“404가지 병은 이 세상의 명의가 반드시 치료할 수가 있다. 그런데 인간은 지혜와 재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빈병(貧病)이라는 병에 고통을 받는 때가 있다. 이것을 낫게 하는 치료법이 있는가?”
라고 어떤 유복한 사람에게 물어보았더니, 그 사람은
“마흔 살 초로(初老)가 될 때까지 여태껏 양생법(養生法)을 소홀히 한 채 용케도 엄벙덤벙 세월을 보내오셨구려. 조금 진단이 늦긴 했지만 아직 희망은 있소이다. 왜냐하면, 지금 보니 평상시에 질긴 가죽 버선에 대나무 짚신을 신고 있는 것 같구려. 그런 마음 자세가 있는 한 부자가 될 수 있을 것이오. 그럼 장자환(長子丸)이라는 묘약의 처방을 전수해 드리겠소이다.
△ 아침 조기 기상(起床) 5냥
△ 가업 정진 20냥
△ 야간작업 8냥
△ 검약 10냥
△ 건강 7냥
이 50냥의 약을 모두 잘게 부수어서 틀림없나 저울에 잘 잰 뒤 정성껏 섞어서 조석으로 들게 되면 큰 부자가 안 될 수가 없을 것이오. 그렇지만 이것을 복용할 때는 정말 주의해야 할 금기 음식이 있소이다.
○ 미식(美食), 음란, 평상시 비단옷 착용
○ 부인이 사치스럽게 가마 타고 나다니는 것, 딸에게 고토(琴)나 우타카루타(歌賀留多) 놀이를 배우게 하는 것
○ 아들에게 북과 장구 같은 잡기를 배우게 하는 것
○ 게마리(蹴鞠), 요큐(楊弓), 향회(香會), 렌가(連歌)와 하이쿠(俳句)의 심취
○ 사랑방 꾸미기와 다도 심취
○ 꽃구경, 뱃놀이, 대낮 목욕
○ 밤길 나들이, 도박, 바둑, 주사위 놀이
○ 상인에게 불필요한 이아이(居合) 검술과 병법
○ 절, 신사의 참배와 후생심(後生心)
○ 여러 일의 중재와 보증인 도장 찍기
○ 신전 개발 신청과 금 광산 일 관여
○ 식사 시의 음주와 흡연, 일없이 교토에 가는 것
○ 스모(相撲)나 시주의 후원자가 되는 것
○ 가업 외에 자질구레한 세공 일을 하면서 시간 낭비를 하거나 줄을 감지 않은 금도금 칼집에 골몰하는 것
○ 가부키 배우와 사귀거나 유곽에 가는 것
○ 월 8리 이상의 고리로 돈을 빌리는 것
지금 말한 금기 음식은 반묘(斑猫)나 비상석(砒霜石)보다도 무서운 독극물임을 명심하고 입에 대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것조차도 금물이오”
라고 남자의 작은 빈상(貧相)의 귓불에 대고 속삭이는 것이었다.
<권 3-1 약 달임이 보통과 다른 시약(試藥)>에서
어느 때인가, 야심한 시각에 한 사람이 식초를 사려고 히노구치야의 가게 문을 두드렸다. 중간 문을 두고 안쪽으로 문 두드리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남자 점원이 잠에서 깨어나
“얼마나 살 거요?”
라고 물으니
“정말 미안한데요, 1문 정도만 안 될까요?”
라고 답했다. 종업원은 잠이 든 척하면서 그 뒤는 대꾸도 하지 않으니 그 손님은 어쩔 수 없이 돌아가 버렸다. 날이 새고 나자 주인은 그 점원을 불러내어 별 설명도 없이
“문 앞쪽 땅을 석 자 정도 파도록 하라”
고 말했다. 분부에 따라 점원 규사부로(久三郞)는 웃통을 벗어부친 뒤 괭이를 들고 땀을 뻘뻘 흘리면서 온 힘을 다해 딱딱한 지면을 힘들게 파고 들어갔다. 3척 정도의 깊이가 되자
“돈이 나올 텐데 아직 보이지 않느냐?”
고 물었다.
“작은 돌덩어리와 조개껍데기 외에는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요”
라고 하니
“그거 보아라. 그렇게 힘들게 파 보아도 땡전 한 푼 나오지 않는 것임을 명심하거라. 앞으로는 한 푼 장사도 소중히 해야 한다.”
<권 4-5 이세(伊勢) 닭새우의 고가 매입>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