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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외국시
· ISBN : 9791130411798
· 쪽수 : 268쪽
· 출판일 : 2013-11-25
책 소개
목차
밤에 과주에 들러 3
강을 건너는데 거센 바람 불어와 6
저녁에 청량산에 올라 10
최고봉에 올라 14
죽림사 20
천하 제이의 샘물 23
호구에서 전경개와 술배를 띄우고 26
소주의 서서포 거사가 옹동유 유생과 함께 나를 초청해 동정서산 섬을 유람하고 나서 석공산방에서 함께 묵고 짓다 29
표묘봉에 올라 32
빗속에 호주에 들러 38
동강에서 짓다 42
무림으로 돌아왔다 성을 나서며 짓다 44
도광사 47
용정 샘물 52
비래봉 57
옥천에서 물고기를 감상하며 63
달밤에 단교에 홀로 앉아 67
고산 70
육화탑에 올라 75
자운과 금고 등 여러 동굴을 노닐며 78
난정 83
후산 87
천태산으로 들어가는 길에서 즉흥을 맘대로 쓴 시 92
국청사에서 고명사로 가는 도중 산색을 보고서 95
화정봉에 올라 노래하다 101
석량에 이르러 폭포를 보고 105
경대 110
입하에 천모사에 들러 114
흔들바위 118
자광사에서 걸어서 석동을 지나 나무 사다리를 타고 문수원에 이르다 122
내내 천도연화 두 봉의 반쯤 구름에 잠긴 모습만이 보이다가 문수원에 이르니 비로소 전모가 살짝 드러나다 127
비 온 뒤 문수원에서 왼쪽으로 꺾어 내려오다 백보운제일선천오어동을 지나니 황산의 가장 높은 곳이로다 130
천도봉을 바라만 보며 과감하게 오르질 못하다 136
괴로운 구름 139
황학루 142
동정호에 들러 145
악양루 148
상수는 정말 맑아 열 길 깊이에도 바닥을 볼 수 있네 152
파양호 155
향로봉에서 폭포를 바라보며 158
병상에서 일어나 나부산을 유람하며 시 다섯 수를 얻다 161
단강에서 계림까지 가는 수로의 산수가 기막히게 아름다워 천태산안탕산보다 빼어난 점이 있기에 6언시 9수를 지었지만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을까 봐 끝내 산신령에게 죄송한 마음이다 165
독수봉 168
계림의 여러 산들이 대개 다 우뚝 솟아 장난삼아 지은 절구 한 수 171
흥안 174
선하령에 들러 177
8월 28일에 무이산 유람을 나서며 180
배 안에서 천유봉을 뒤돌아보니 일람루는 벌써 하늘 위에 있네 184
해설 189
지은이에 대해 249
옮긴이에 대해 259
책속에서
강을 건너는데 거센 바람 불어와
성난 물결이 산처럼 솟구치는데,
외로운 나룻배에 나는 홀로서 간다.
내 몸이 용의 등 위에 타고 있는 건 아닐까?
돛이 솟구치는 물보라와 나란하다.
닻줄을 맬 곳조차 없는데,
선창 밖으로 악어의 울음소리 들려온다.
금산과 초산은 나그네가 오는 줄을 아는 것인지,
성 밖으로 나와 멀리서 나를 맞이한다.
최고봉에 올라
여러 봉우리들이 일제히 머리를 숙여
다투어 한 봉우리에 양보하고 있네.
한 봉우리는 과연 당당하게
홀로 푸른 하늘 위로 솟아 있네.
내가 여기에 오르니 하늘에 오른 듯
나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것이 없네.
흰 구름은 뭉게뭉게 발밑에서 피어오르고
붉은 해는 바로 가슴 앞을 밝게 비추고 있네.
닫힌 산사의 문을 손으로 두드리니
소리가 바람을 타고 산 아래로 퍼져 가네.
노승은 맞이하자마자 바로 나를 부축해 주니
내가 바람에 불려 하늘 너머로 떨어질까 두려워서이네.
노승이 창문 열어 양주의 탑을 가리키며 알려 주는데
또 과주에서 종소리가 무척 선명하게 귀로 들리네.
섭산은 이곳에 이르자 형세가 완전히 바뀌어
괴석과 기송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네.
이것들이 인간 세상 어디에 숨겨져 있는지 모르겠는데
장강의 물빛이 한 필의 비단처럼 흔들거리는 걸 느낄 수 있을 뿐이네.
머리 들어 보니 봉우리가 조물주의 자리를 침범할까 봐 걱정인데
긴 하늘에 나는 새의 소리는 벌써 끊겨 있네.
산을 유람할 적엔 정상에 이르려 하지 말지니
더 오르려 해도 길이 없어 돌아가고픈 마음만 일어난다네.
산을 등지니 채찍 휘두르듯 바람이 끊임없이 불어오고
손으로 던져 넣은 듯 해는 서해를 밝게 비추고 있네.
용정 샘물
용이 서호의 떠들썩함을 싫어해
여의주를 숨길 집을 따로 골랐다.
용정의 샘물은 맑고 깊어
푸른 하늘 한복판이 떠서 출렁거린다.
잎이 떨어지자 새가 물고 가고
사람을 멀리하지 않고 물고기가 헤엄친다.
바야흐로 건륭 황제를 영접해야 하는 때라서
벼랑에 돌계단을 열었다.
구멍을 뚫어 신령한 샘물의 수원지를 준설하다가
모래를 긁어내니 기이한 돌이 나왔다.
폭포는 구천에서 쏟아지는데
흩어지며 수많은 곳들을 하얗게 만든다.
구슬을 뿜어내며 갖가지 꽃들을 떨어뜨리는 듯하고
얼굴에까지 뿌리며 눈처럼 어지러이 날린다.
귀 기울이니 물소리 세차서
쟁쟁 둥근 옥이 부서지는 소리가 난다.
높은 누대에 돌기둥 차갑고
노송에 푸른 안개 켜켜이 쌓여 있다.
차를 시음하던 사람들은 돌아갈 생각조차 잊었으니
물이 맑아 하늘도 어두워지지 않아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