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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외국시
· ISBN : 9791130457246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14-08-05
책 소개
목차
제1단 관례(初冠) ·················3
제2단 서경(西の京) ················6
제3단 히지키모(ひじき藻) ·············7
제4단 서편 건물(西の対) ·············9
제5단 관문지기(関守) ···············12
제6단 아쿠타가와 강(芥河) ············14
제7단 돌아가는 파도(かへる浪) ··········17
제8단 아사마 봉우리(浅間の嶽) ··········18
제9단 아즈마 하향길(東下り) ···········19
제10단 논 위의 기러기(たのむの雁) ········25
제11단 하늘을 떠가는 달(空ゆく月) ········28
제12단 도둑(盗人) ················29
제13단 무사시 등자(武蔵鐙) ············31
제14단 망할 닭(くたかけ) ·············34
제15단 시노부 산(しのぶ山) ············37
제16단 기노 아리쓰네(紀有常) ··········38
제17단 방문 뜸한 사람(年にまれなる人) ······42
제18단 흰 국화(白菊) ···············44
제19단 저 구름처럼(天雲のよそ) ··········46
제20단 단풍잎(楓のもみじ) ············48
제21단 서로 다른 세상(おのが世々) ········50
제22단 천 일 밤을 하룻밤이라(千夜を一夜) ·····54
제23단 우물 벽(筒井筒) ··············56
제24단 아즈사 활(あづさ弓) ············61
제25단 만나지 못하고 자는 밤(あはで寝る夜) ····64
제26단 중국 배(もろこし船) ···········66
제27단 대야에 비친 모습(たらいの影) ·······67
제28단 만나기 어려워졌나(あふごかたみ) ·····69
제29단 벚꽃 하연(花の賀) ·············70
제30단 아주 뜸하게 만났던 여자(はつかなりける女) ·71
제31단 좋습니다, 풀잎처럼(よしや草葉よ) ·····72
제32단 베실 꾸리(倭文のをだまき) ········73
제33단 물가 후미진 곳(こもり江) ·········74
제34단 마음을 열지 않는 냉담한 여자(つれなかりける人) ····76
제35단 거품 엮은 끈(あわ緒) ···········77
제36단 칡덩굴(玉かづら) ·············78
제37단 허리끈(下紐) ···············79
제38단 사랑이라고 하는(恋といふ) ·········81
제39단 미나모토노 이타루(源至) ··········82
제40단 사랑에 목숨을 건(すける物思い) ······86
제41단 자초(紫) ·················89
제42단 어떤 이의 길(たが通ひ路) ·········91
제43단 소문만 성한(名のみ立つ) ··········93
제44단 전별식(馬のはなむけ) ···········95
제45단 가는 반딧불(行く蛍) ·······97
제46단 사이좋은 친구(うるわしき友) ·······100
제47단 당신 부르는(大幣の) ···········102
제48단 나를 기다리는 곳(人待たむ里) ·······104
제49단 젊디젊어서(うら若み) ··········105
제50단 동그란 계란(鳥の子) ···········107
제51단 국화(菊) ·················110
제52단 창포를 베며(あやめ刈り) ·········111
제53단 만나기 힘든 여자(逢いがたき女) ······112
제54단 냉담한 여자(つれなかりける女) ······113
제55단 당신의 말(言の葉) ············114
제56단 풀로 엮은 초막(草の庵) ··········115
제57단 사랑에 지친(恋ひわびぬ) ·········116
제58단 황폐해진 처소(荒れたる宿) ········117
제59단 히가시야마 산(東山) ···········120
제60단 귤꽃(花橘) ················122
제61단 소메카와 강(染河) ············124
제62단 꽃잎 떨어진 가지(こけるから) ······126
제63단 늙은 여자의 머리(つくも髪) ········128
제64단 구슬 발(玉簾) ··············132
제65단 아리와라씨 남자(在原なりける男) ·····134
제66단 미쓰 해변(みつの浦) ···········141
제67단 눈꽃 피어 있는 숲(花の林) ·········143
제68단 스미요시 해변(住吉の浜) ·········144
제69단 사냥의 명을 받은 칙사(狩の使) ·······146
제70단 어부의 낚싯배(海人のつり舟) ·······152
제71단 신의 담장(神のいがき) ··········153
제72단 오요도의 소나무(大淀の松) ········155
제73단 달 속의 계수나무(月のうちの桂) ······156
제74단 첩첩 산(重なる山) ············157
제75단 청각채(海松) ···············158
제76단 오시오 산(小塩の山) ···········161
제77단 봄과의 이별(春の別れ) ··········163
제78단 야마시나의 친왕(山科の宮) ········166
제79단 천 길 나무 그늘(千ひろあるかげ) ·····169
제80단 쇠락한 집안(おとろえた家) ········171
제81단 소금가마(塩竈) ··············172
제82단 나기사노인(渚の院) ···········174
제83단 오노(小野) ················180
제84단 피할 수 없는 이별(さらぬ別れ) ······182
제85단 그치지 않는 눈(目離れせぬ) ········185
제86단 나름대로 살면서(おのがさまざま) ·····187
제87단 누노비키 폭포(布引の滝) ·········188
제88단 달도 찬미 안 해요(月をもめでじ) ·····193
제89단 헛소문(なき名) ·············194
제90단 벚나무 꽃(桜花) ·············195
제91단 아쉬워해도(惜しめども) ·········196
제92단 발판 없는 작은 배(棚なし小舟) ······197
제93단 차이 나는 신분(たかきいやしき) ······198
제94단 단풍도 꽃도(紅葉も花も) ·········199
제95단 견우성(ひこ星) ·············201
제96단 아마노사카테(天の逆手) ·········202
제97단 마흔 살을 축하하는 연회(四十の賀) ····205
제98단 세공한 매화 나뭇가지(梅の造り枝) ·····206
제99단 활 경기의 날(ひをりの日) ·········207
제100단 망우초(忘れ草) ·············209
제101단 기이한 등나무 꽃(あやしき藤の花) ····211
제102단 속세의 번잡함(世のうきこと) ······214
제103단 함께 잔 밤(寝ぬる夜) ··········215
제104단 가모노마쓰리(賀茂の祭) ·········216
제105단 하얀 이슬(白露) ·············218
제106단 다쓰타 강(龍田河) ············219
제107단 처지를 아는 비(身をしる雨) ·······220
제108단 파도에 젖는 바위(浪こす岩) ·······224
제109단 사람이 먼저 덧없이(人こそあだに) ····226
제110단 혼을 묶어(魂結び) ············227
제111단 한 번도 보지 못한 사람(まだ見ぬ人) ····228
제112단 스마의 어부(須磨のあま) ········231
제113단 짧은 마음(短き心) ············232
제114단 세리가와 강으로의 행차(芹河行幸) ····233
제115단 미야코시마(みやこしま) ·········235
제116단 오래된 가옥(はまびさし) ········236
제117단 스미요시로의 행차(住吉行幸) ·······238
제118단 잊지 않았다는 말(たえぬ心) ·······240
제119단 추억거리(形見) ·············241
제120단 쓰쿠마 마쓰리(筑摩の祭) ·········242
제121단 우메쓰보(梅壷) ·············243
제122단 이데의 고운 물(井出の玉水) ·······245
제123단 메추라기(うづら) ············246
제124단 나와 같은 마음의 사람(われとひとしき) ··248
제125단 결국에 가는 길(つひにゆく道) ······249
부록 ≪이세 모노가타리(伊勢物語)≫를 통해서 본 고대의 관동(關東) ··251
해설 ······················281
옮긴이에 대해 ··················289
책속에서
제6단 아쿠타가와 강(芥河)
옛날, 한 남자가 있었다. 이 남자에게는 여러 해 동안 마음에 두고 구혼한 여자가 있었는데, 자신의 신분으로는 도저히 얻기 힘든 여자였기 때문에 결국 훔쳐 내기에 이르렀다. 남자는 기회를 틈타 무척 어두운 밤에 여자를 훔쳐 내어 도망친 것이다. 남자가 여자를 데리고 아쿠타가와(芥河)라고 하는 강에 다다랐을 때, 여자가 어둠 속에서 빛나는 이슬을 보고 “저것은 무엇입니까” 하고 물었지만 남자는 정신이 없어 대답하는 것도 잊고 있었다. 갈 길은 멀지만 밤도 깊은 데다가 번개도 격렬하게 치고 비도 심하게 내리므로, 남자는 도깨비가 있는 곳인지도 모르고 황폐한 곳간에 여자를 안쪽으로 밀어 넣고는 활과 전통을 메고 입구를 지키고 있었다. 어서 밤이 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사이에 곳간 안에 있던 도깨비가 여자를 한입에 삼켜 버렸다. 여자가 “아아” 하고 소리쳤지만 번개 치는 소리에 남자는 듣지 못했다. 이윽고 날이 새어 남자가 곳간 안으로 들어가 보니 데리고 온 여자가 없다. 발을 구르며 울어 보지만 아무런 보람이 없다.
저 흰 구슬은 무엇이오 여자가 물어봤을 때
이슬이라 답하고 사라져 버릴 것을
白玉か 何ぞと人の 問ひし時
つゆとこたへて 消えなましものを
이것은 이후의 니조 황후(二條の后)가 사촌인 여어(女御)를 시중들듯이 지내고 계실 때의 일로, 그 자태가 매우 아름다워 한 남자가 약탈해 도망가는 것을 오라버니인 호리카와 대신(堀河の大臣)과 장남 구니쓰네 대납언(太郞國經の大納言)이 뒤쫓아 가 구한 일에서 연유한다. 대신과 대납언이 아직 낮은 관직으로 궁에 입궐할 때 심히 우는 여자가 있다는 소리를 듣고 뒤쫓아 가 가로막고 되찾아 오신 것이다. 그것을 이렇게 도깨비라고 말한 것이다. 황후도 아직 무척 젊고 보통 신분으로 계실 때의 일이라고 하더라.
제14단 망할 닭(くたかけ)
옛날, 한 남자가 특별한 목적도 없이 방랑하다가 마음이 이끌려 미치노쿠 지방(陸奧の國)에 당도하게 되었다. 그곳에 사는 한 여자가 교토 사람은 만나기 힘든 존재라고 생각한 것인가, 한결같이 사모의 정을 품고 있었다. 여자는 자신의 그런 심정을 노래로 읊어 남자에게 보냈다.
서툰 사랑에 애타 죽는 일 없이 누에가 되면
좋겠소 아주 짧은 목숨이라고 해도
なかなかに 戀に死なずは 桑子にぞ
なるべかりける 玉の緖ばかり
노래까지 촌스러웠다. 그래도 역시 마음을 움직이는 무언가가 있던 것일까. 남자는 여자네 집으로 가서 하룻밤 잠을 잤다. 그런데 남자가 아직 날도 새지 않은 어두컴컴한 시간에 돌아가자 여자는,
날이 밝으면 저 망할 닭 물통에 처넣을 테다
밤이 새기도 전에 낭군을 보냈으니
夜も明けば きつにはめなで くたかけの
まだきに鳴きて せなをやりつる
라고 애정 담긴 노래를 읊었지만, 남자는 교토에 간다고 말하며,
구리하라의 아네하 소나무가 사람이라면
교토의 선물로서 데리고 가 줄 텐데
栗原の あねはの松の 人ならば
みやこのつとに いざといはましを
라고 읊어 보냈다. 그런데 여자는 노래의 의미를 잘못 해석해 기뻐하며 “그 사람은 나를 마음에 두고 있었나 봐”라고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제23단 우물 벽(筒井筒)
옛날, 교토를 떠나 오랫동안 시골 생활을 하던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의 아이들은 우물가에 나와 놀곤 했는데, 성인이 되자 남자도 또한 여자도 서로를 부끄럽게 생각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남자는 이 여자를 꼭 아내로 삼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여자도 이 남자를 남편으로 맞이하고 싶어 해서, 부모가 다른 남자와 결혼시키려고 해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에 인근에 살고 있던 그 남자가 이런 노래를 읊어 보내왔다.
우물의 벽에 키를 맞추며 놀던 나의 신장도
우물보다 컸겠죠 보지 않은 사이에
筒井つの 井筒にかけし まろがたけ
過ぎにけらしな 妹見ざるまに
이 노래에 여자가 반가로,
길이 대 보던 가르마 탄 머리도 어깰 넘었소
그대 아니고 누가 올려 묶어 주리오
くらべこし ふりわけ髮も 肩すぎぬ
君ならずして たれかあぐべき
라고 읊어 보내는 등, 편지를 주고받은 끝에 두 사람은 희망하던 대로 결혼을 했다.
그 후 몇 년이 지나는 사이 여자가 부모를 잃어 생활이 곤궁해져 감에 따라, 남자는 이 여자와 같이 무기력하게 살 수는 없다고 생각해 가와치 지방(河內の國) 다카야스 군(高安郡)에 새로운 처를 만들어 다니게 되었다. 그런데도 이전 여자는 남자를 미워하는 내색도 하지 않고 보내 주는지라, 남자는 여자에게 자기 외에 사랑하는 남자가 생겼기 때문에 이런 태도를 보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그래서 가와치 지방에 가는 것처럼 꾸미고 마당의 나무 사이에 숨어 보았더니 여자는 무척 꼼꼼히 화장을 하고 시름에 잠겨,
바람이 불면 도적이 출몰하는 다쓰타 산을
이 밤중에 당신은 홀로 넘는 건가요
風吹けば 沖つしら浪 たつた山
夜半にや君が ひとりこゆらむ
라고 읊는 것을 듣고 남자는 더없이 사랑스럽게 생각해 가와치 지방의 여자에게 가지 않게 되었다.
그 후 한참이 지난 후에 그 다카야스 군의 여자에게 가 보았더니, 다니기 시작할 무렵에는 품위 있게 치장을 하고 있던 여자가 지금은 완전히 긴장감이 풀어져, 스스로 주걱을 들고 그릇에 밥을 푸고 있는 것을 보고 남자는 넌더리가 나서 그 후로는 다니지 않게 되었다.
그런 일이 있은 후 가와치의 여자는 야마토 쪽을 바라보며,
당신이 사시는 쪽을 바라보면서 살겠습니다
구름아 가리지 마 비가 내린다 해도
君があたり 見つつを居らむ 生駒山
雲なかくしそ 雨はふるとも
라고 읊조리며 밖을 내다보고 있으려니, 어느 날 야마토의 남자가 “그쪽으로 가겠다”는 편지를 전해 왔다. 여자는 기뻐하며 남자를 기다렸지만 남자는 오지 않고 몇 번이나 허무하게 시간이 지나가,
그대 오신다 전해 주신 밤들이 지나쳐 가니
기대하지 않지만 그리며 지냅니다
君來むと いひし夜ごとに 過ぎぬれば
賴まぬものの 戀ひつつぞ經る
라고 읊어 보냈지만, 남자는 더 이상 찾아 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