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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한국문학론 > 한국비평론
· ISBN : 9791130457529
· 쪽수 : 312쪽
· 출판일 : 2015-07-06
책 소개
목차
신화를 보는 문학적인 눈
이승과 저승 사이의 문학(文學)
시공(時空)의 초극(超克)과 삼국유사
소월과 恨
상징, 그게 뭔데
웃음이라는 코드
김환기 - 학이 되어 고향 하늘에 날아온 선비
한국 문학사 기술의 제(諸) 문제(問題)
소위(所謂), ‘인문학(人文學)의 위기(危機)’에 관한 몇 가지 단견(短見)
해설
김열규는
엮은이 오윤호는
책속에서
무당이 그렇듯이 시인도 분명하게 ‘들린 사람’이다. 신이 들리듯이 시에 들린 사람이다. 그러면서 그는 남들도 들리게 한다. 시인은 스스로 들리면서 남들로 들리게 하는 사람이다. 그는 신들린 듯한 신들림을 이내 남에게로 감염시키는 사람이다. 여기서 시에 들린다는 것은 릴케처럼 시가 제 것 아닌 남의 것, 알 수도 없는 어느 다른 원천에서 오는 것임을 느끼는 그 행복과 경이를 누리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승과 저승 사이의 문학>
동양화는 자연을 화폭에 담되 그 속에 유폐시키거나 가두어 두지 않는다. 화폭은 덫이 아니고 올가미도 아니다. 시에서 언어가 덫이 아니고자 함은 동양적 포에지가 오래 가꾸어 온 꿈이다. 동양화에 테(프레임)가 없는 것은 이 때문이다. 동양화는 자연과 사물을 화폭에 담으면서 숨 쉬게 하고 부풀게 한다. 확산하고 팽창하게 한다. 유한에 무한을 담고 제한에 영원을 깃들게 하는 것이다.
-<김환기 - 학이 되어 고향 하늘에 날아온 선비>
그다음에 또 하나 우연을, 예컨대 한국문학사의 상당한 수가 조선조 소설의 우연을 얼마나 깔보고 능멸하고 업신여겨왔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래도 되는 것입니까. 코인시던스(coincidence), 컨티전시(contigency), 그런 것들이 문학작품에서 무시되어도 좋은 것입니까. 우리들의 인생이 얼마나 우연의 연속이고, 우연일수록 필연적인 의미를 더 가지고 우리들에게 뒤집어씌운다는 것을. 그들은 인생을 안 살아 본 걸까요. 그 사람들은. 그렇게 해서 우연을 깔보고. 더 걸작인 것은 환상이라든가 몽상 그런 것도 깔본 것입니다. 이거는 인문학 할 자격이 없다고 제가 그랬습니다. 우리들의 상상력이라든가 환상을 무시하고 무슨 인문학자라고 그럴 것입니까. 사실에 달라붙는 것은 파리라도 달라붙습니다. 그래 가지고 환상을 깔보고, 꿈을 깔보고, 그러면 그런 식의 환상이라든가 우연이라든가 그 따위가, 그 너절한 것들이 어떻게 사라져 가는가를, 그러면서 근대사의 기점을 자랑스럽게 위로 가져가려고 들었습니다. 이건 명백한 진화론이고 이른바 발전주의 사관입니다.
-<한국 문학사 기술의 제(諸) 문제(問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