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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도서] 서사의 위기](/img_thumb2/9791130649924.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비평
· ISBN : 9791130649924
· 쪽수 : 144쪽
· 출판일 : 2024-01-15
책 소개
목차
역자 서문
이야기에서 정보로
경험의 빈곤
설명되는 삶
벌거벗은 삶
세계의 탈신비화
충격에서 ‘좋아요’로
이야기로서의 이론
치유의 스토리텔링
이야기 공동체
스토리셀링
주
책속에서
스토리는 서사가 아니다. 스토리, 즉 정보는 끊임없이 등장하는 다음 스토리로 대체되어 사라진다. 반면 서사는 나만의 맥락과 이야기, 삶 그 자체다. 나의 저 먼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결하기에 방향성을 띤다. 곧 사라져 버릴 정보에 휩쓸려 자신만의 이야기를 잃은 사회, 내 생각과 느낌과 감정을 말하지 못하고 입력한 정보를 앵무새처럼 내뱉는 사회의 끝은 서사 없는 ‘텅 빈 삶’이다.
_역자 서문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를 창간한 이폴리트 드 빌메상(Hippolyte de Villemessant)은 정보의 본질을 다음의 한 문장으로 정리했다. “우리 독자들은 마드리드에서 일어난 혁명보다 파리 라틴 숙소에서 일어난 지붕 화재에 더 큰 관심을 보인다.”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은 이를 더욱 구체화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더 이상 멀리서 오는 지식이 아닌, 바로 다음에 일어날 일의 단서를 제공하는 정보만이 공감을 얻는다.” 신문 독자들의 관심은 코앞에 놓인 것 이상을 벗어나지 않는다. 그들의 관심은 호기심거리로 축소된다. 근대의 신문 독자들은 시선을 멀리 두고 머무르는 대신, 하나의 뉴스거리에서 다른 뉴스거리로 관심을 이동시킬 뿐이다.
_「이야기에서 정보로」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같은 디지털 플랫폼의 ‘스토리’도 진정한 의미에서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들은 어떠한 서사적 길이도 보이지 않는다. 일련의 순간 포착일 뿐이며 아무것도 이야기하지 않는다. 사실상 이들은 빠르게 사라지는 시각적 정보에 불과하다.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인스타그램의 광고 슬로건은 이렇다. “일상의 소중한 순간을 스토리로 올려보세요. 스토리는 보통 재미있고 가벼운 내용을 담고 있으며 24시간 동안만 지속됩니다.” 시간제한은 특별한 심리적 효과를 일으킨다. 수시로 변하는 듯한 느낌을 들게 해 더 많은 소통을 향한 미묘한 강박을 만든다.
_「설명되는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