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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도서] 시간의 계곡](/img_thumb2/9791130663678.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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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큰글자도서] 시간의 계곡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30663678
· 쪽수 : 468쪽
· 출판일 : 2025-02-24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30663678
· 쪽수 : 468쪽
· 출판일 : 2025-02-24
책 소개
동쪽으로는 20년 후의 미래, 서쪽으로는 20년 전의 과거의 시간이 흐르는 동일한 마을이 있다. 마을과 마을 사이는 철책으로 단절되어 있어 마음대로 이동할 수 없다. 오직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의 슬픔을 달래기 위해서만, 고위 공무원인 자문관의 허가를 받아서 비밀리에 과거나 미래의 마을을 방문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다.
목차
1부
2부
감사의 말
책속에서
아버지에 관한 기억이 별로 남아 있진 않지만, 아버지를 생각하면 꼭 여름날의 과수원이 떠오른다. 햇볕은 뜨거웠지만 나무 아래 공기는 서늘하고 나긋했다. 아버지와 나는 손을 잡고 맨발로 과수원을 걸어 다녔다. 높게 자란 풀 사이로 성큼성큼 발걸음을 옮기노라면 농익어 떨어진 버찌 열매가 발바닥 아래에서 터졌고, 그럴 때마다 어쩐지 느리고 푸르른 땅의 거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과수원 끄트머리에 다다르면 아버지가 나를 번쩍 안아 과수원의 경계인 돌담 위로 올려주었다. 그러면 눈앞에 황량한 풍경이 펼쳐졌다. 둥그스름한 산기슭을 향해 들갓 밭이 한없이 뻗어나갔고, 태양은 구름 뒤에서 희게 빛났다.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으면 왠지 짜릿한 슬픔과 엇비슷한 감정이 들었다. 이후로도 탁 트인 공간이나 쓸쓸한 경계 지역을 바라보고 있으면 그때와 같은 감정이 느껴졌다. 익숙한 세상의 고독한 끝자락에 존재하는 그런 느낌.
에드메의 부모님이 이곳에 왔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나는 알고 있었다. 에세이 주제가 아닌 현실에서, 다른 밸리의 방문을 승인받을 수 있는 사유는 사별뿐이었다. 산 너머 20년 이후의 삶을 사는 동부 밸리의 세상에는 에드메가 죽고 없는 게 틀림없었다. 피라 부부를 알아봤던 그 순간, 나는 그들이 나를 찾아온 사람들이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마음을 쓸어내렸다. 그러나 이제는 죄책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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