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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불가능이 기르는 한때

봄, 불가능이 기르는 한때

남덕현 (지은이)
푸른사상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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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불가능이 기르는 한때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봄, 불가능이 기르는 한때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30815602
· 쪽수 : 216쪽
· 출판일 : 2020-02-05

책 소개

푸른사상 산문선 30권. 남덕현 수필가 겸 시인의 네 번째 산문집. 일상과 자연과 주변 사물들을 예민한 감각과 허무주의적이면서도 심오한 사유를 토대로 담백하고도 섬세한 문체로 그려냈다.

목차

프롤로그

제1부 두 개의 문
친구, 전화하다 / 집들이 손님 / 장례식장에서 / 어머니, 전화하시다 / 수녀님께 / 얼근한 전화 / 새벽에 아들에게 쓰다 / 멀쩡하시네요? / 두 개의 노점 / 두 개의 문

제2부 한여름 밤의 백일몽
오후 / 낮잠 / 공연한 아침 / 변두리 동네, 오후 / 한여름 밤의 백일몽 / 개가 나에게 / 며칠 앓고 난 후, 마당에서 / 아홉 개의 가을 / 공원에서

제3부 불가촉천민
편의점에서 / 텃밭에서 / 성당 앞에서 / 염불 / 산책에 대하여 / 스님께 / 겨울밤, 산속에서 / 불가능의 봄 / 불가촉천민 / 화병(花病), 화병(火病), 생병(生病)

제4부 모르고, 모르며, 또 모른다
후배, 전화하다 / 폐가에서 / 지루한 봄 / 암자에서 / 유랑 / 애인에게 / 굿바이 크리스마스 / 유언 / 모르고, 모르며, 또 모른다 / 겨울

저자소개

남덕현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66년 대전에서 태어나 줄곧 19년을 살았다. 1985년 대학에 입학하면서 서울로 상경, 24년 동안 그 언저리를 벗어나지 못했다. 마흔을 넘기서부터 시골살이를 꿈꿔 왔다. 도시의 삶에 염증을 느껴서도 아니고, 귀농이니 생태니 하는 깊은 뜻이 있어서도 아니었다. 그저 자신의 노동과 사유가 시골이라는 공간에 자리 잡기를 원했기 때문이었다. 5년 전, 충청남도 무창포 인근의 달밭골(보령시 월전리)에 가족형 가내 수공업 ‘자이랑식품’을 세우고, 추우나 더우나 가마솥에 불 넣는 머슴이 되었다. 급기야 작년에(2012),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백 년을 이어 온 처가의 터전, 달밭골에 집을 짓고 정착하였다. 우려는 현실이 되어 혹독한 처가살이에 수시로 야반도주를 꿈꿨으나 그때마다 달빛이 너무도 밝아 번번이 발각되었다. 할 수 없이 꽃과 나무와 곤충에 의지하여 처가살이 설움을 달래기 시작하다가, 급기야 ‘자이랑 숲연구소’를 세우고 아내를 소장님으로 모시며 꾸려 가고 있다. 낮에는 서툴게 일하고, 밤에는 익숙하게 공상하며, 새벽에는 습관처럼 글 쓰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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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투명 문에는 배후가 없다.
안과 밖이 훤히 보이는 문에는 배후가 없다.
배후가 없으면 상상이 없고, 상상이 없으면 환상이 없으며, 환상이 없으면 이야기도 없다.
문에 가려진 얼굴과 얼굴의 배후에 자리 잡은 적대와 환대에 대한 상상이 투명 문에는 없다.
문에 가려진 타자에 대한 상상과 환상, 타자에 대한 철학과 이야기가 투명 문에는 없다.
투명 문은 죽은 문이다.
상상이 죽고, 환상이 죽고, 철학이 죽고, 이야기가 죽은 문이다.
신비가 죽은 문이다.
종일 죽은 문을 드나드는 우리의 정신은 산 것인가, 죽은 것인가
「두 개의 문」


피기는 하였으나 아직 향이 어린데, 그래도 꽃이라고 바람 따라 진다.
꽃잎은 어찌나 얇은지 통째로 바람에 질망정 둘로 갈라지지 않고, 거미줄은 어찌나 가는지 허공에 날려도 토막 나지 않는다.
갈라지고 끊어질 면적과 두께가 없는 불가능한 것들이 지천인 봄, 봄은 불가능의 세계가 기르는 한때다.
나는 봄이 기르는 불가능의 꿈에 젖어 골목을 걷는다.
골목 끝에서 끈 풀린 조막만 한 강아지 한 마리가 전력으로 달려오고, 나는 엉겁결에 주저앉아 맞을 채비를 하며 생각한다.
아, 저놈이 코뿔소였으면!
전력으로 달려와 무릎 꿇고 기다리는 내 가슴에 뿔을 박아주면 어찌 좋으랴 생각한다.
뿔을 박고 한참이나 씩씩거리면서, 내 갈빗대를 부수고 심장까지 깊숙이 뿔을 박아주면 어찌 아니 좋으랴 생각한다.
겨우내 얼어버린 심장이 뚫리고 내 가슴이 다시 온통 더운 피에 젖어 상념이 아지랑이처럼 모락모락 피어오르면 얼마나 좋으랴 생각한다.
봄이 코뿔소처럼 달려와 내 심장에 뿔을 받으면 더할 나위 없겠노라 생각한다.
아이는 어디를 만져도 그곳이 아이의 전부이듯, 내 어디를 만져도 그곳이 봄의 전부였으면 좋겠노라 생각한다.
아직은 봄바람이 겨울바람 위에 기름 막처럼 흐느적거리며 굳다가 녹고, 녹다가 다시 굳는다. 어릴 적 외할아버지가 아침에 짜 주시던 염소젖, 딱 그 기름막이다.
바람에서 염소젖 냄새가 난다.
그 고소하고 비릿한 냄새가 봄의 말초신경을 건드려, 봄의 따뜻한 혀가 난폭하게 내 혀를 휘감아 뽑아내 버렸으면 좋으리라 생각한다.
봄이 기르는 불가능의 세계 앞에서 나의 언어가 모든 가능성을 상실했으면 오죽 좋으랴 생각한다.
「불가능의 봄」


보고 싶다고 말씀하신 책 몇 권을 보냅니다.
책장을 넘길 때 내 손가락 지문을 긁고 지나가던 종이의 감촉과, 솟았다 가라앉던 손등 근육과 실핏줄의 미세한 움직임도 책과 함께 보냅니다.
사실 내가 읽은 것은 책이 아니라 그것들, 내 몸의 언어입니다.
내 몸의 언어를 읽으며 참고 기다리면 끝내 책이 나를 읽어줍니다.
말씀하신 나의 독후감 대신 내 몸을 읽은 책의 독후감을 동봉합니다.
일생의 책이라 할 만한 것이 제게도 상, 하 두 권 있습니다.
상권은 끝까지 다 읽지 않았으나 이미 다 읽은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내용이 지루해서 매일 그만두고 싶으나 어쩔 수 없이 계속 읽습니다. 별거 없는 책을 할 수 없이 매일매일 고통스럽게 읽고 있습니다. 상권을 생략하고 하권을 집어 들고픈 충동에 늘 휩싸입니다. 그러나 하권은 상권을 생략하고는 읽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 지루한 상권을 죽을힘을 다해 버텨가며 읽고 있습니다.
상권의 제목은 삶, 하권의 제목은 죽음입니다. 삶은 지루하나, 지루한 삶을 통과하지 않고서는 죽음의 한 페이지도 넘길 수가 없습니다. 참 막막한 노릇이 아닐 수 없습니다.
「모르고, 모르며, 또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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