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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정원

엄마의 정원

배명희 (지은이)
푸른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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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정원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엄마의 정원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30820132
· 쪽수 : 224쪽
· 출판일 : 2023-02-10

책 소개

배명희 작가의 소설집 <엄마의 정원>이 '푸른사상 소설선 44'로 출간되었다. 자본주의의 모순으로 가득한 현실에서 고통과 결핍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작가는 예리하게 포착하고 있다.

목차

▪작가의 말

광장
페트병
노란 가로등
어둠 그 너머
엄마의 정원
재건축
롤러코스터

작품 해설:출구 없는 삶에서 찾은 빛 - 박덕규

저자소개

배명희 (지은이)    정보 더보기
2006년 중앙 신인문학상 수상. 소설집 《와인의 눈물》, 《엄마의 정원》. 공저로 《소설로 읽는 한국환경생태사 2》, 미니픽션집 《혼자 괜찮아?》, 《내 이야기 어떻게 쓸까》, 《나를 안다고 하지 마세요》, 《휴가》, 《선녀와 회사원》, 《술집》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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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언젠가 박씨는 김씨와 변가에게 이 석연찮은 감정에 관해 말을 꺼냈다. 박씨의 말에 변가는
“공장이나 도로, 작은 나사못 하나까지 당신이나 나 같은 사람이 만들었지. 이 두 손으로 말이야.”
하며 거친 손을 눈앞에 활짝 펴 보였다. 박씨는 변가의 그런 터무니없는 자신감을 좋아했다.
“대통령이나 잘난 몇 명이 아니라 우리가 열심히 일해서 세상을 이만큼 만든 거라고. 어깨를 쫙 펴고 다녀. 자, 어깨 좀 펴란 말이야.”
술이 얼큰해진 변가는 박씨의 어깨에 양손을 얹고 안마하듯 주물렀다. 술 취하면 변가는 김씨에게 아이처럼 아양을 떨었다.
“형, 한 병만 더. 응, 딱, 한 병만…….”
평소에 조용한 박씨도 술이 들어가면 말이 많아졌다.
“누구도 우리의 수고를 알아주지 않아. 평생 일을 한 이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거든. 자식 새끼까지 말이야. 그게 세상이라고.” (「광장」)


4층 계단에서 남자가 빈 페트병을 발로 차며 내려왔다. 수십 개의 빈 생수병이 남자의 발길질에 벽으로 날아가거나 계단에 튕겨 텅텅 소리를 냈다. 계단 중간쯤에서 남자는 허리를 굽혀 빈 물병을 집어 들더니 우수이에게 달려들면서 그의 머리를 내리쳤다. 우수이는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며 어눌하게 외쳤다.
“때리지 마요. 아파요.”
“처먹었으면 버려야지 빈 병을 왜 집구석에 모아두냐고. 돼지 새끼야.”
빈 생수병으로 때리는 게 성에 차지 않은지 남자는 생수병을 내던지고 주먹을 휘둘렀다. 몸을 움직이기도 힘든 좁은 곳에 남자와 여자가 동시에 우수이에게 달려들었다. (「페트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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