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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97581481
· 쪽수 : 284쪽
· 출판일 : 2014-06-16
책 소개
목차
머리글
니는 지는 | 정환
세 별 이야기 | 구자명
빨간 모자 | 최서윤
나라에서 | 박혜지
금우 | 배명희
어떤 우화에 대한 몇 가지 우울한 추측 2 | 박명호
‘씨발’된 세상 | 한상준
정신 차려야지 | 송언
미스 돈 다이어리 | 김혁
저자소개
책속에서
세상이 미쳐 돌아갈수록 정신을 바싹 차려야 한다며, 우리 동인들은 이 뒤틀린 세상을 멋지게 풍자해 보고 싶은 마음을 공유하였다. 문학이란 본디 어떤 틀에 얽매이는 걸 거부하는 속성이 있으므로, 세상을 사실적으로 그릴 수도 있고 풍자적으로 비틀어 보여 줄 수도 있는 것이다. 어쩌면 작가의 본업이 세상을 풍자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번 동인 5집은 처음엔 정치, 사회 풍자 소설을 써 보자고 뜻을 모았으나, 정치?사회적 동물이 곧 사람인 까닭에, 어떤 인물이 등장하고 어떤 이야기가 펼쳐지든 크게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문제는 우리가 정치, 사회 풍자 소설을 세상에 내놓는다고 해서 뒤틀린 세상이 바뀌느냐 하는 것이다. 하지만 세상이야 안 바뀌면 어떤가. 세상이 바뀌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간절하면 그것으로 족한 게 아닐까. 그러면서도 우리는 간절히 바라마지 않는다. 미친 세상이 멀쩡한 모습을 조금씩 되찾아 가기를…….
하늘과 땅 사이에
바람 한 점 없고 답답하여라
숨이 막히고 가슴이 미어지던 날
친구와 나 제방을 걸으며
돌멩이 하나 되자고 했다
강물 위에 파문 하나 자그맣게 내고
이내 가라앉고 말
그런 돌멩이 하나
- 김남주, <돌멩이 하나> 부분
- 머리말 ‘미친 시대를 풍자하다’ 중에서
“화장만 했지, 수업 방해는 하지 않았잖아요?”
수정이도 거든다. 말이 빨라 대드는 거 같다. 아, 저 바보들!
“수업 시간에 수업 안 듣고 화장만 하는 게 수업 방해 아니면, 그럼 뭐니? 다른 친구들 수업 집중 못하게 하고, 선생님이 니들한테 신경 쓰여서 수업이 자꾸 끊어지잖아?”
“그냥 우리 신경 쓰지 마시고 하면 되잖아요?”
“선생이 어떻게 학생을 포기하니? 니들은 이 학교 학생 아냐? 그러려면 뭐 하러 학교 와서 여러 사람 힘들게 해? 집에서 종일 하고 싶은 화장만 하고 살지?”
나는 교무실 창밖 언덕, 잎이 다 떨어진 나무들을 본다. 나무들이 많이 추울 거 같다.
“고깝다 이거지? 계속하겠다는 거네? 좋아! 내 손에서 처리하려고 했는데 안 되겠다. 사안 담당 선생님한테 넘겨야지.”
- 본문(‘니는 지는’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