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30822662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25-05-27
책 소개
『애니메이션만 봐도 공부가 된다』는 초등 고학년부터 중고등학생들의 인문학적 사고를 키워주는 데 유용한 애니메이션 스물두 편을 선정하여, 감상을 위한 가이드와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질문을 제공한다. 중고등학교 교과과정에서 다루는 인문학 콘셉트와 교육목표에 맞추어 구성되어 있어 학교 현장에서 활용하기에도 적합하다.
일반적으로 학생들이 많이 감상하는 애니메이션은 대부분 일본이나 미국의 흥행작들, 주로 극장에서 개봉되는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인문학적 관점에서 애니메이션을 감상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다양한 국가의 애니메이션 작품들을 소개했다. 특히 작품성과 메시지의 중요성에 비해 대중에게 알려져 있지는 않은 한국 애니메이션들도 많이 다루었다.
1부에서는 ‘자아정체성’, ‘도덕적 성찰’, ‘사회화’ 개념에 초점을 맞추어 <스즈메의 문단속> <내 이름은 아닌아> <구름 조금> <코인 오퍼레이티드> <검은 악어> 등의 작품을 통해 상충하는 가치관과 마주치면서도 도덕적 관점에서 자신의 삶을 성찰하며 사회의 구성원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2부에서 다룰 주요 개념은 ‘공동체’. ‘인간 소외’. ‘개인의 자유’ 등으로서, <미첼 가족과 기계 전쟁> <다녀오겠습니다> <토요일 다세대주택> <사이좋게> <벤딩머신> <보편적인 삶> <그림자 도둑> 같은 작품들이 공동체를 이루려는 본능과 개인적 자유를 누리려는 본능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그것을 풀어가는 지혜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3부의 카워드는 ‘문화’, ‘역사’, ‘민족’. ‘인권’ 등이다. <페르세폴리스> <바다의 노래> <태일이> 같은 작품을 통해 우리는 민족의 정체성과 다양성, 보편적 인권에 대해 배울 수 있다. 4부에서는 ‘차별과 소외’ ‘환경오염’, ‘세계시민윤리’ 같은 개념을 가지고 <The Present> <잘못된 바위> <돼룩돼룩> <사슴꽃> <The Turning Point> <Migrants> <HYBRIDS>를 감상하며 지구공동체의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고민하는 시간을 갖는다.
목차
■ 책머리에
01 왜 도덕적 주체가 되어야 하는가?
스즈메의 문단속
내 이름은 아닌아
구름 조금 / 코인 오퍼레이티드 / 검은 악어
02 변화하는 사회에서 무엇을 지켜야 하는가?
미첼 가족과 기계 전쟁
다녀오겠습니다 / 토요일 다세대주택 / 사이좋게
벤딩머신 / 보편적인 삶 / 그림자 도둑
03 문화는 개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페르세폴리스
바다의 노래: 벤과 셀키 요정의 비밀
태일이
04 세계시민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The Present / 잘못된 바위
돼룩돼룩 / 사슴꽃
The Turning Point / Migrants / HYBRIDS
책속에서
‘책머리에’ 중에서
애니메이션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시대적 기술을 첨예하게 반영한 매체이다. 살아 움직이는 가상세계의 모습은 현실세계와 비교하여 결코 생동감이 떨어지지 않으며, 실사영화 못지않은 미학적 기능을 간직하고 있다. 그래서 애니메이션은 현대 사회상과 시대정신을 표현하는 효과적이고 중요한 메신저로 작동한다.
이러한 애니메이션의 매체적 특징은 인문학 교육 자료로서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이러한 이유로 교육 현장에서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수업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왔다. 그러나 기존의 애니메이션 수업 현장에서 다루는 애니메이션은 흥행에 성공했거나, 일본·미국 등 일부 국가에 치중된 장편 애니메이션 위주라는 점에서, 극문학이라는 장르를 이해하기 위한 도구에 그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었다.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교육은 문학 교육의 본질적인 부분을 포함하여 인간을 이해하고 성찰하면서 삶의 방향을 찾는 실존적 인문학적 사고를 기를 수 있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애니메이션만 봐도 공부가 된다』는 초등 고학년과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인문학적 관점에서 애니메이션을 감상할 수 있도록 감상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사고 확장을 위한 질문을 던진다. 인문학적 사고를 바탕으로 깊이 있는 사고를 할 수 있도록 학생들의 길잡이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여 기획되었다.
작품을 선정할 때 최대한 다양한 국가의 애니메이션을 다루고자 하였고, 특히 작품의 높은 완성도에 비해 빛을 보지 못한 한국 단편 애니메이션 역시 비중 있게 다루었다. 짧은 시간 동안 전하고자 하는 주제를 생생한 영상미로 표현하는 단편 애니메이션은 학생들의 인문학 사고를 길러주는 데 훌륭한 교재가 될 수 있다. 더불어 주제에 맞는 장편 애니메이션도 함께 선정해, 지루하지 않고 즐겁게 인문학을 배울 수 있도록 목차를 구성했다.
애니메이션의 주제를 생각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교과서의 중요 개념을 배우고 인문학적 사고로 통찰하고, 이러한 생각들을 글로 정리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도덕적 딜레마는 현대사회의 다양한 문제와도 연결돼 있으며 이는 어떤 관점을 따라도 반드시 문제를 낳는 어려운 상황들입니다. 떠올릴 수 있는 한 가지 사례로 ‘안락사’ 같은 문제가 있습니다. 이 상황 속에서는 어떤 관점과 사회적 배경을 가져오더라도 다른 하나가 또 문제됩니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이 상황을 ‘이타심’을 놓고 봐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다소 동화적인 해결 방식도 사실 개인의 이타심으로 일어난 하나의 기적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앞서 설명했던 ‘달리는 전차를 향해 사람을 밀어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는 사고 실험에 대한 답도, 누군가를 밀거나 말거나 하는 두 가지 답변만 두지 말고 ‘스스로 남을 구하기 위해 뛰어내릴 수 없는가?’란 세 번째 답을 제시합니다. 이때 선택을 한 당사자는 스스로 옳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자신을 수단으로 삼는 것이 아니며, 남을 수단으로 삼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스즈메가 내린 답변과 이타심은 칸트가 주장한 ‘의무’에 가장 부합하는 자세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문제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스즈메의 결론은 과연 완전히 희생이 아니라고 단정 지을 수 있을지 비판할 수 있습니다. 또한 스즈메 같은 사람들 몇 명이 이타심을 발휘한다고 모든 사람이 재난에서 안전하게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재난은 인간이 완전히 예측하고 피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사이좋게>에서처럼, 사적 이익의 추구를 위한 이기적인 행동의 결과는 결국 나 자신에게 돌아옵니다. 우리는 개인과 개인의 관계를 넘어 개인과 사회로, 국가와 세계로 연결되어 관계 맺고 있기 때문입니다.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는 우리는 다른 구성원들과 함께 책임을 나눠 가져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타인의 배려 속에서 자라난 어린이였음을, 언제가 누군가의 양보를 받으며 살아갈 노인이 될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지금 당장 나의 배려와 양보가 손해라고 생각하지 말고, 타인의 배려와 양보를 기대하기 전에 내가 먼저 조금만 양보하고 배려하는 자세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공동체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과거와 미래의 나를 위해서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