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91136234452
· 쪽수 : 324쪽
· 출판일 : 2020-05-25
책 소개
목차
서장 네게 들은 이야기
제1장 섬을 나온 소년
제2장 어른들
제3장 재회·옥상·빛나는 거리
제4장 100% 맑음 소녀
제5장 날씨와 사람과 행복
제6장 하늘의 피안
제7장 발각
제8장 마지막 밤
제9장 쾌청
제10장 사랑이 할 수 있는 것은 아직
제11장 푸른 하늘보다도
종장 괜찮아
작가 후기
해설
리뷰
책속에서

“고양이야, 이리 와.”
조그맣게 속삭이자 야옹 하고 살짝 쉰 목소리로 대답했다.
어쩐지 오랜만에 누군가와 제대로 대화를 나눈 것 같아 그것만으로 코끝이 찡했다. 나는 주머니에서 마지막 칼로리메이트를 꺼내 반으로 잘라 새끼고양이에게 내밀었다. 새끼고양이는 코끝으로 킁킁 냄새를 확인했다. 바닥에 놓자 마치 감사 인사라도 하듯 나를 짧게 바라보고는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밤에서 꺼내온 듯한 새까만 고양이였다. 코 주위와 발끝만 마스크를 하고 양말을 신은 것처럼 하얬다. 새끼고양이를 바라보면서 나도 남은 칼로리메이트를 입에 넣고 천천히 씹었다.
“……도쿄, 정말 무섭네.”
식사에 열중한 새끼고양이는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말이야, 돌아가고 싶지 않아…… 절대로.”
나는 케이 짱이 그 아이를 받아들인 이유를 그냥 알 것만 같다. 나도 케이 짱도 아마, 그때 계기 같은 걸 찾고 있었던 듯하다. 자신이 가야 할 바를 바꿔줄, 아주 가냘픈 바람 같은 것을.
신호기의 색깔이 바뀌는, 아주 짧은 타이밍 같은 것을.
저기요, 나츠미 씨도 일어나세요? 내 어깨를 흔드는 그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틀림없이 곧? 이 여름이 끝날 무렵에는 오래 이어져 왔던 내 모라토리엄도 끝나리라는 예감을, 어렴풋하게나마 느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