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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과학 > 생명과학 > 진화론
· ISBN : 9791141168421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25-07-31
책 소개
_이상희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대학교 인류학과 교수, 《인류의 기원》 저자
인류사를 뒤흔든 신인류, 호모 날레디의 흔적을 찾아 동굴로 들어간 고인류학자들
인류 기원에 관한 근원적 질문에 답하기 위한 위대하고 담대한 지적 탐사기!
★★인간다움의 기원을 배우고 저자를 통해 삶을 살아가는 정열을 생각하게 하는 책★★
_이상희(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대학교 인류학과 교수, 《인류의 기원》 저자)
★★마치 한 편의 웰메이드 고고학 영화를 보는 것 같다. 콘텐츠라면 이래야 한다!★★
_과학드림(과학 크리에이터, 유튜브 ‘과학드림’ 채널 운영)
★ 아마존 에디터 선정 최고의 책! ★
★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시리즈 〈언노운: 뼈 동굴〉 원작 ★
인간을 앞선 또 하나의 인간, 호모 날레디의 발견!
인류 기원과 진화에 관한 고정관념을 뒤엎은 패러다임
인류 기원과 진화라는 주제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떠올릴까? 교과서나 여러 책에 참고 자료로 쓰이며 널리 알려진 그림의 제목이기도 한 ‘진보의 행진’과 인류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를 떠올리지 않을까? 우리는 오랫동안 인류 진화가 유인원에서 현생인류로 진보의 행진을 하며 일직선으로 일어났다고 설명하고 이해하며, 그 끝에 인류 조상이라고 일컫는 호모 사피엔스가 자리한다고 알고 있었다. 하지만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우리는 결코 진보의 행진처럼 일직선으로 진화하지 않았고, 우리 친척들은 한 줄로 늘어선 계보가 아닌 여러 가지로 갈라지는 계통수를 그리며 진화해왔다. 특히 인류 진화사의 후반부, 후기 300만 년 동안에는 호모속(사람속)에 속하는 수많은 등장인물이 무대에 등장했다가 사라졌다.
그런데 지난 2013년, 그간 깊은 동굴 속에 파묻혀 존재가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인류종, 호모 날레디가 ‘현생인류’라 부르는 호모 사피엔스가 부상한 것으로 알려진 아프리카에서 화석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호모 사피엔스만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행위들이 결코 사피엔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여러 근거도 발견되었다. 《케이브 오브 본즈》는 이런 호모 날레디의 발견이라는 중대한 사건이 왜 그리고 어떻게 인류 진화사에 엄청난 충격과 논란을 불러일으키게 된 것인지 다루며 호모 날레디라는 신인류의 존재를 정의하고 살피고자 한다.
무엇보다 이 책이 다른 인류학 도서와 다른 점은 바로 날레디를 발견하고 그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한 고인류학자들의 동굴 발굴 과정과 고군분투를 생생하게 담아냈다는 데 있다. 한 편의 고고학 모험기를 읽는 듯한 재미를 선사하는 이 책을 따라가다 보면 나이와 성별에 관계없이 마치 〈인디아나 존스〉의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어둡고 좁고 깊숙한 동굴 속으로 함께 빨려 들어가는 듯한 기분을 만끽하다 보면 평소 지루하다고만 느꼈던 인류 진화사와 인류 기원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다가오는 새로운 경험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인류사를 뒤흔든 신인류의 흔적을 찾고자 동굴로 들어간 고인류학자들
이 시대 최고 고인류학자 리 버거가 밝힌 호모 날레디에 관한 놀라운 이야기
2013년부터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류의 요람’에서 호미닌을 연구하고 있는 고인류학자이자 내셔널지오그래픽 상주 탐험가로서 ‘라이징 스타(Rising Star)’라는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리 버거와 프로젝트 핵심 팀원 중 한 명인 존 호크스. 이들은 탐사단과 함께 인류의 요람에 자리한 여러 고대 호미닌 발굴지 중 하나인 라이징 스타 동굴계에서 인류의 기원을 찾는 연구에 큰 변혁을 일으킨 디날레디 굴과 호모 날레디를 발견하고 놀라운 단서들을 연이어 발굴하며 새로운 인류종의 흔적을 찾는 과정을 진두지휘해왔다. 하지만 발굴을 시작한 지 겨우 3주 만에 1,000개가 넘는 뼈 화석을 수집할 정도로 인류의 가계도를 다시 쓰게 한 이 디날레디 굴에 정작 리 버거는 한 번도 들어가 본 적이 없었다. 동굴 깊숙한 곳까지 가기에는 지나야 할 길이 너무 좁고 구불구불하고 위험했으며, 무엇보다 리의 큰 키와 커다란 덩치는 동굴 탐사에 적합하지 않았다.
8년 넘게 연구를 이끌어오며 지휘 본부에 앉아 컴퓨터 화면으로만 발굴 과정을 지켜보고, 세상을 향해 절대 디날레디 굴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공언해왔던 리 버거. 모든 공개 강연마다 복잡한 굴을 통과하기에는 몸은 고사하고 자아만으로도 이미 너무 크지 않냐는 농담을 던졌던 그는 자신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결국엔 자신이 스스로에게 느낀 실망감을 달래는 방법이었음을 깨달았다. 그렇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동굴 깊숙한 곳에 자리한 호모 날레디의 흔적들을 두 눈으로 직접 보고자 했던 그는 어떤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탐사단과 함께 어둠 속으로 내려가고 말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보이게 된다. 컴퓨터 화면과 사진을 통해서만 디날레디 동굴을 만나왔던 그가 25킬로그램을 감량하는 혹독한 다이어트 끝에 마침내 일생일대의 도전으로 디날레디 동굴로 향한다. 그리고 이 탐사에 호모 날레디 이야기를 다큐멘터리로 만들고 싶었던 제작사가 함께하며, 뼈 화석 발굴 작업을 생생하게 담아낸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시리즈 〈언노운: 뼈 동굴〉도 세상에 공개될 수 있었다.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가?”
우리는 호모 날레디를 통해 인간다움의 기원을 배우고
호모 날레디를 정의함으로써 인간을 정의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호모 날레디의 발견과 그들의 특성에 주목해야 할까? 발굴을 통해 호모 날레디는 뇌가 침팬지보다 약간 큰 수준이지만, 나머지 외형은 인간과 흡사하고 특히 인간과 같은 작은 치아가 있어 식생활이 인간과 비슷했다고 유추하고 있다. 또한 날레디 어린이 유골의 손 근처에서 도구(돌맹이)가 발견되었고, 유구 역시 여러 근거를 기준으로 봤을 때 시신이 단순히 던져졌거나 흙이나 다른 퇴적물에 휩쓸려 동굴 깊숙한 곳까지 자리했다기보다 죽은 사람을 일관되게 다루는 의미 있는 방식인 망자 안치식, 즉 ‘매장’을 의심하게 했다.
뿐만 아니라 디날레디 동굴 입구 돌에 새겨진 표지, 벽과 천장의 그을음, 불을 피운 흔적인 재, 숯 조각, 난로, 불에 탄 작은 동물의 뼈 등 날레디를 또 다른 인류의 기원으로 볼 만한 다양한 증거들이 발견되었다. 이런 발견은 호모와 호미닌 진화에서 상식으로 통하던 ‘뇌가 커야 복잡한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이론’, 즉 뇌의 크기가 곧 인류의 기원을 의미한다는 인류사의 고정 관념을 뒤흔들기에 충분했다. 이 시기 호모 사피엔스는 아프리카에 호모 날레디와 함께 존재했지만, 훨씬 뒤에야 도구, 불 등을 사용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렇듯 뇌가 작은 호모 날레디가 복잡한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은 학계에 충격을 안겼고, 호모 날레디를 분명히 정의한다면, 결국 인간을 새롭게 정의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기에도 충분했다.
고인류학과 고고학, 역사학이 존재하는 이유는 우리가 어떻게 자연과 갈라져 고유한 존재가 되었는지 확인하고 알려주기 위해서가 아니다. 자연계의 경이로운 작동 방식을 이해하고, 우리 기원을 찾아내고, 우리를 조상들과 연결하기 위해 존재한다. 따라서 호모 날레디라는 새롭게 발견된 인류의 조상은 우리의 진보를 제한하는 존재가 아닐뿐더러 무엇이 우리를 인간답게 하는지 이해하고, 호모 사피엔스로서 존재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본질적인 면모를 파악하고 간직하고 유지하도록 도울 것이다.
우리는 호모 날레디를 정의함으로써 인간을 정의하게 된다. 《케이브 오브 본즈》와 함께 호모 날레디의 발자취를 따라 걷다 보면 인간다움이란 과연 무엇인지, 인간다움이란 단어가 내포한 뜻은 무엇인지 재정의해보는 뜻깊고 소중한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목차
추천의 말
프롤로그
제1부. 날레디를 찾기까지
제1장. 인류의 요람
제2장. 인류의 가계도
제3장. 호모 날레디를 찾아서
제4장. 세상, 날레디를 만나다
제5장. 별이 많은 굴
제2부. 아주 많은 뼈
제6장. 레세디 굴 안으로
제7장. 동굴인
제8장. 또 다른 시신
제9장. 매장의 실마리
제10장. 전환점
제3부. 어둠 속으로
제11장. 훈련
제12장. 슈트에 접근하기
제13장. 슈트 속으로
제14장. 슈트 내려가기
제15장. 힐 곁굴 탐사
제16장. 표지
제17장. 더 많은 표지
제18장. 고난의 탈출
제4부. 의미
제19장. 표지와 의미
제20장. 그을린 뼈
제21장. 문화의 흔적을 찾아
제22장. 의미를 찾아
에필로그
감사의 말
부록 1. 디날레디 굴에 들어간 사람들
부록 2. 호모 날레디 발견 연표
참고문헌
그림 출처
색인
책속에서
이번에는 내가 직접 디날레디 굴로 들어가려는 참이었다. 최근 몇 달 사이 우리 탐사단이 인류의 기원을 찾는 연구에 큰 변혁을 일으킬 놀라운 단서로 보이는 흔적을 찾아냈기 때문이다. 드디어 우리가 먼 친척인 고생인류를 이해하고 오늘날을 사는 우리 인간이 누구인지를 새롭게 이해할 문턱에 서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직접 위험을 무릅쓰고 지휘 본부를 벗어나 용감하게 슈트를 통과해 놀라운 지하 공간에 발을 들이기로 했다. (…) 라이징 스타 동굴계는 수천 개의 뼈 화석으로 인류의 가계도를 다시 썼다. 그리고 내 삶의 경로도 바꿨다.
_ ‘프롤로그’ 중에서
‘진보의 행진’은 인류 진화의 상징이다.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상징이다. 그리고 틀린 상징이다. 우리는 일직선으로 진화하지 않았다. 화석으로 발견된 우리 친척은 한 줄로 늘어선 계보가 아니라 여러 가지로 갈라지는 계통수를 그린다. 《선사인》이 출간된 1960년대에도 이미 고인류학자들은 우리 조상과 친척이 계통수 안에서 다양하게 갈라진다는 것을 알았다. 물론 과학자들이 여러 화석인류가 정확히 서로 어떤 관계인지 알아내는 데는 무수한 난관이 있었고, 지금도 많은 부분이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하지만 모든 화석인류를 조상부터 후손까지 한 줄로 세울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_ ‘제2장. 인류의 가계도’ 중에서
그런데 이 종은 다른 조상에 견주어 상대적으로 키가 크고 말랐으면서도, 근육 흔적과 관절 크기로 볼 때 힘이 센 이상한 존재였다. 다리가 긴 이 꺽다리의 몸 위에 뇌가 현생 침팬지보다 살짝 큰 자그마한 머리가 있었다. 체형이 조금은 못을 닮은 이 존재를 호모속으로 분류함으로써, 우리는 과학자 대다수가 호모속에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한 뇌 크기의 하한을 무너뜨렸다. (…) 라이징 스타 호미닌의 신체가 환경에 적응한 방식은 전반적으로 다른 호모속 종과 같은 방향을 가리켰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종이 호모속에 속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_ ‘제3장. 호모 날레디를 찾아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