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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한국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41607289
· 쪽수 : 312쪽
· 출판일 : 2024-09-30
책 소개
목차
누군가 죽는 이유
까마귀 장례식
이렇게 자상한 복수
해설 | ‘죽이는 여자들’과 미스터리의 파르마콘_박인성(문학평론가)
수록 작품 발표 지면
저자소개
책속에서
“저기 가운데 죽은 까마귀 보이지??저놈 때문에 다들 모여있는 거야.?장례식을 하는 거지.”
왠지 가슴 한쪽이 찌르르 아파왔다.?흐엉 생각이 나 리엔도 가만히 까마귀들을 쳐다보며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까마귀도 장례식을 해?”
“까마귀들이 얼마나 머리가 좋은지 알아??저렇게 친구가 죽으면 그 근처에 모여.?그리고 주위를 돌면서 어떻게 죽었는지,?왜 죽었는지 살피는 거야.?주변에 위험이 남아 있는지도 확인하고.”
리엔은 신기한 생각이 들었다.?까마귀도 친구의 죽음을 밝히려고 한다니,?조금 전 식당에 모였던 친구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지금은 조용하지??처음에는 대장쯤 되는 까마귀가 울어서 동료를 불러모으고,?모이면 차츰 조용해져.?사체 주변을 돌면서 조용히 살피고 의논을 하는 거지.?이럴 때는 가까이 안 가는 게 최고야.”
“왜요?”
“죽은 새 옆에 있으면 내가 죽인 걸로 오해하거든.?그러면 나를 볼 때마다 다가와서 울어대고 위협을 할 거야.”
「까마귀 장례식」 중에서
“침착혀, 침착. 아직 뭔 일인지도 모르잖여.”
경찰차가 도착하기 직전 우리 셋은 마치 엄청난 음모라도 꾸미다 들킨 사람들처럼 서로 시선을 주고받았다. 마누라 때린 날 장모 온다고, 하필이면 노루를 지고 내려온 뒤라 지레 겁을 집어먹은 것이다.
“야, 근디 회관에 있는 어른들게 알려야 하는 거 아녀?”
정구의 말에 그제야 노루를 들고 회관 뒤로 사라진 노인들이 생각났다. 날이 퍼렇게 선 칼을 가지고 갔으니 지금쯤 껍질을 벗기고 있을 터였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경찰차는 어느새 우리 앞에 멈춰 섰다. 운전석에서 최 순경이 내렸다. 평소에도 엄살 많기로 유명한 최 순경은 내리자마자 잔뜩 어깨를 움츠리며 몸을 떨었다.
“날씨 한번 겁나게 춥구마? 근디 뭔 일이랴, 이렇게 모여갖고?”
-『까마귀 장례식』, 「누군가 죽는 이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