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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에세이
· ISBN : 9791155311028
· 쪽수 : 455쪽
· 출판일 : 2019-02-20
책 소개
목차
편집자가 독자에게
고맙습니다
프롤로그
1부
1. 거리 풍경
2. 영광을 향해
3. 하숙집
4. 영원히 끝나지 않는 전당대회
5. 도금 시대의 스승들
6. 호텔
7. 선량한 시민
2부
8. 일자리 찾기
9. 배우
10. 방관자에서 행동가로
11. 대령의 찬사
12. 아이다
13. 기상나팔
14. 행운 1
3부
15. 꿈꾸는 미국인
16. 지금 또는 예전에 ……인 적이 있습니까?
17. 블랙리스트
18. 행운 2
19. 편안한 대화
20. 필링 톤
4부
21. 권력에게 진실을
22. 예전에 이름이 데이브 개러웨이인 적이 있나요?
23. 지라드라 불리는 두 도시
24. 평범성이라는 악
25. ……그리고 아무도 웃지 않았다
26. 우파 노신사
27. 아인슈타인과 나머지 우리들
에필로그
옮긴이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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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대중 속 얼굴에게 목소리를 빌려주는 일을 한 나는 유명하지 않은 사람들의 삶을 기리다가 약간 유명한 사람이 됐다. 내 생각에 그런 행운은 구술사가 지닌 커다란 힘이다. 구술사는 구텐베르크와 인쇄기는 물론 깃털로 만든 펜과 잉크가 등장하기 훨씬 전부터 우리하고 함께 있었다. 사람들이 모여든 모닥불가에서 영혼을 불러내 부족 이야기를 들려주던 주술사가 처음 등장한 뒤로 계속 존재해왔다.
내가 받은 그 어떤 명예로운 상보다도 내게 더 의미 있는 상은 내가 ‘레즈비언과 게이 명예의 전당(Lesbian and Gay Hall of Fame)’에 헌액된 작가라는 사실이다. 아마 나 말고 이성애자는 거의 없을 듯하다. 어쩌면 나 하나뿐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또 나는 ‘흑인 작가 명예의 전당(Hall of Fame of Black Writers)’에 헌액된 유일한 백인 작가일지도 모른다. 그때 열린 흑인 작가 모임에서 하키 마두부티가 내 이름을 말하자 다들 고개를 들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스터즈? 그 사람은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아니죠. 백인이잖아요.” 그 말에 하키는 이렇게 대답했다. “유전적으로야 백인이죠. 그렇지만 영적으로는 우리하고 같은 부류예요.” 이 두 명예의 전당에 들어간 사실이 나는 적잖이 자랑스럽다.
나는 가진 게 거의 없는 사람들의 몸에 배어 있는 너그러움을 기억한다. 가난한 사람들은 전차에 오르기 전에 자기 담배를 다른 사람한테 건네기도 했고, 정거장을 떠나면서 다른 사람 손에 자기가 쓸 환승 승차권을 쥐여주기도 했다. 그 시절에는 그런 소소한 일들이 늘 있었다. 인간의 타고난 덕성 이 그랬다. 그러나 생계 유지가 힘들어지면, 누구나 ‘나 그리고 타인을 함께’ 생각하는 대신 ‘나 또는 타인 둘 중 하나’를 생각하게 되는 법이다.